82에 육아 문제로 두세번 글 올린 적 있어요. 예민한 기질의 초저 여자아이 키우는데 넘 힘들어서 머리가 아파요. 제가 무딘 건지, 아이가 예민한 건지. 저도 노력중이고 아이는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데 어느날 보면 또 제자리에 돌아와 있는 느낌.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에피소드 써볼게요. 댓글 좀 부탁드려요.
아이가 이틀 전에 무당벌레 한마리를 잡아다 플라스틱 통에 넣어뒀는데 죽었어요. 계속 울면서 속상해 하길래 안아주고 달래줬어요. 기분 나쁘다며 밥을 안 먹겠다고 하길래 나중에 배고프면 먹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보드게임을 들고 와서는 게임을 하며 밥을 먹자는 거에요. 그건 안된다고 했더니 그러면 책을 읽어달래요. 워낙 아이가 말라서 어쩔 수 없이 책 읽어주면서 떠먹여 주고 살살 달래서 억지로 한 그릇 먹었어요.
밥 다 먹고는 학원 숙제를 하겠대요. 그런데 컴퓨터가 자꾸 오류가 났고 제가 고쳐주는데 짜증이 나는지 소리를 지르며 제 손등을 탁 쳤어요. 제가 강하게 몇번 야단을 쳤고 안 그러겠다고 했어요.
근데 또 본인이 영어 녹음하는 와중에 제가 말을 시켜서 녹음이 엉망으로 됐다며 저한테 생트집을 잡고 울고 불고. 평소에도 항상 엄마 때문이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날 밤에 좋게 좋게 얘기하고 사랑한다 잘 풀고 자는데, 밤새 자면서 징징거리는 잠꼬대를 해요. 이건 평소에도 그런 편인데 아침에 일어나서 왜 그랬냐고 물으면 본인은 기억 안 난다고 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요. 어젯밤에는 좀 강하게 잠꼬대를 해서 제가 한숨도 못 잤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만들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풀이 없다고 풀 내놓으라고 울고 불고 생때를 쓰고. 조근조근 야단 쳤더니 또 5분도 안 돼 저한테 와서는 엄마 밥먹자..이래요...화내는 속도도 빠르고 사과하는 속도도 빨라요. 학교 갈 때는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 힘차게 외치고 나가네요. 학교 생활도 그럭저럭 잘 하는 편이고요.
이 아이를 어떡해야할지 머리가 아파서 누워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