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강아지 3년… 사람의 언어를 얼마나 가르칠까요?

.. 조회수 : 3,069
작성일 : 2024-05-28 22:13:35

우리 강아지에게

1살되기 전엔

앉아 먹어 먹지마 이리와 예쁘다 정도

가르쳐 줬어요

금방 잘 배우더라고요

 

1살이 지나서부터는

유튜브 흉내 내면서

사물 이름을 가르쳤어요

가령

새로 산 장난감 이름을 알려주고

옥수수 (장난감) 가져와!

공 가져와!

이렇게 하면 구분해서 찾아오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욕심이 나서

더 가르치고 싶었는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강아지가 혹시 스트레스 받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 더 가르치지 않았구요

그냥 저 정도 ... 

배워서 뭐하나.. 그냥 행복하게 건강하게만

키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3살 되고

인간계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진 요즘..

부쩍 인간의 언어를 더 알아듣고 싶어해요

뭔가 말을 하면 알아듣고 싶어 애쓰기도하고

못 알아 듣는 자신을 답답해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최근에 와인을 한잔 따라 마시면서

"이번에 와인 너무 맛없어 잘못 샀어!

안주 없인 못 먹겠어!

@@아! 안주 어딨니? 안주 가져와!" 하며

나도 모르게 우리 강아지를 소환했어요.

 

우리 강아지... 그 때부터

두리번 거리며 막 찾아다녀요

평소에 

"공 어딨니? 공 가져와!" 의 변주니까

찾아야 한다고 느꼈나 봐요

 

여기저기 다 뒤지고

대체 안주가 뭔데 가져오란 건지

표정이 완전 낙담과 불안에 휩싸였어요

공은 어디에 있건 반드시 찾아왔으니까요

우리 강아지가 너무 불안한 얼굴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냅다 의자에 앉아 있는 나에게 뛰어올라

품에 들어오는 거에요 (불안할 때 이런데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데 말이죠.

 

햐아 ...

쓰다듬어 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ㅎㅎ;;;;

애미는 이제 안주 따위 필요없다

 

그런데 오늘 ...

주방 창으로 바깥을 보는데

치즈냥 길냥이가 풀숲에 걸어가는 게 보여요

"나비야~ 나비야~" 하고 불러댔죠

전 고양이를 좋아해요

 

그랬더니

어디선가 우리 강아지 급 등판!

"멍멍 ~" 하면 저를 제지하네요 ㅎㅎ;;

나비 부르지 말래요..;,

(따로 가르친 적은 없고 평소 산책 때 냥이 오면

나비 온다!며 대피시키곤 했어요)

 

얘는 고양이를 싫어하거든요..;;

설마... 그래??? 싶어서

 

"철수야~ 철수야~" 했더니

잠잠해요

 

다시 

"나비야~ 나비야~"

하니 "멍멍" ( 하지마 부르지마!)

 

혹시 잊었나 싶어서

몇시간 후 "나비야~ 나비야~" 해봤는데

" 멍멍~"(나비 부르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마!)

 

그래서 결국

안아주며

"너만 사랑할 거고

나비는 잊을께" 하고 또 사과...ㅎㅎ;;

 

3살 넘어가니까

자길 사람으로 여기고

사람 세계의 언어에 부쩍 관심이 많고

더 배우려 애쓰는데

이 상태면 내가 안 가르쳐도

혼자서 눈치로

때려 배우겠다 싶어요

 

조상님들의 말씀처럼

서당개 3년 풍월을 읊는 거

가능하겠어요.

 

더 가르쳐 말어!?

이게 고민이네요

나는 그냥 천진난만한 강아지로 살기 바라는데

우리 강아지는 인텔리가  되고 싶나봐요 ㅎㅎ

 

 

IP : 121.163.xxx.1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
    '24.5.28 10:21 PM (1.236.xxx.93)

    ‘대체 안주가 뭔데 가져오란 건지~’
    ㅋㅋㅋㅋ
    강쥐 마음을 잘 알아주는 주인님 덕분에
    천재 강쥐로 기네스북에 오를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 2.
    '24.5.28 10:24 PM (121.163.xxx.14)

    천재까지 바라지 않습니다 ㅋㅋ;;;
    전 그저 천진난만하게
    근심 걱정 불안 우울 없는 강아지로
    살게 지켜주려고 데려왔는데
    이 녀석이 … 박사과정 하고 싶어하는
    자식같이 느껴져서 … 걱정이 태산이에요 (심각) ..;;;

  • 3. ㅎㅎ
    '24.5.28 10:26 PM (182.221.xxx.177)

    원글님 글 재밌게 쓰시네요
    저는 왠만하면 가르쳐요
    소통이 잘되면 애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을거라 믿으며

  • 4. 글이
    '24.5.28 10:28 PM (118.235.xxx.201)

    동화 같아요. 고민되시겠어요.

  • 5.
    '24.5.28 10:29 PM (121.163.xxx.14)

    알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까요?
    요즘 부쩍 알고 싶어하고 답답해 해서
    고민 중이에요

  • 6. 버튼
    '24.5.28 10:36 PM (106.101.xxx.100)

    버튼 누르는거 있자나요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울강쥐도 갸웃가웃해요 무슨소리지? 하는것 같아요

  • 7.
    '24.5.28 11:21 PM (74.75.xxx.126)

    고양이 통역앱 선물받았는데요.
    예쁘게 똘망똘망 뭔가 저한테 할 말이 많아서 야옹야옹 할 때 잽싸게 앱 돌려보면 언제나 같은 대답. "자고 싶다. 피곤해."

  • 8. ...
    '24.5.28 11:24 PM (142.118.xxx.95)

    강아지가 안스러워요. 한마리 더 키우시는건 어떤가요?
    주인 눈치만 보는 견생보다 자기 종족과 교류하며 살게 히는게 행복할거 깉아요.

  • 9.
    '24.5.28 11:29 PM (121.163.xxx.14)

    …님
    우리 강아지가 주인 눈치만 보진 않아요…..
    독립적인 애라 혼자 잘 놀고 잘 쉬고
    자기 생활 있는 강아지고
    개들을 썩 좋아하진 않아요
    지금 많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 10. 서울대
    '24.5.28 11:31 PM (211.205.xxx.145)

    보내셔야 겠어요.

  • 11. ㅇㅇ
    '24.5.28 11:35 PM (211.234.xxx.8)

    사랑해 예뻐 네가 최고야 이런 말만 가르치세요ㅎㅎ
    강아지 한 마리 있었으면 좋겠네요

  • 12. ㅎㅎㅎ
    '24.5.28 11:46 PM (182.212.xxx.75)

    귀엽다. 멋지다. 사랑해 가르치니 산책하다가 누가 보고 귀엽다. 멋지다하면 귀쫑긋히며 웃더라고요.
    사랑해하면 제 가슴에 얼굴을 대며 파묻고요~^^

  • 13. 응ㅇ
    '24.5.29 12:03 AM (211.58.xxx.161)

    공부하겠다고하면 충분히 밀어주셔요
    나중에 원망듣지마시고

  • 14. ...
    '24.5.29 1:41 AM (175.116.xxx.96)

    음 조금만 더 뒷바라지 하심 서울대도 충분할듯 싶습니다
    울 개는 오직 유일하게 '산책가자'한 마디만 알아들어 대학은 포기했습니다만 ㅎㅎ

  • 15. ㅋㅋ
    '24.5.29 10:30 AM (58.127.xxx.56)

    나중에 원망듣지 말고 충분히 밀어주래,,,,, ㅋㅋㅋ
    공부에 큰 뜻이 없어 중등교육까지만 시켰던 우리 강쥐.
    딱 적당했다요,ㅋ

  • 16. ..
    '24.5.29 6:01 PM (110.70.xxx.191)

    이런애들은 더 가르치고 배우는데서 희열을 느낄거 같은데요 티비에서 사물이름.백개쯤 아는 말티즈도 봤어요 얘도 충분히.할수있을듯? 배우는재미도 있잖아요 바보처럼 먹고자기만 하는 생활이 아니라~^^

  • 17. ...
    '24.5.30 2:58 AM (221.138.xxx.139) - 삭제된댓글

    학군지 스타일이네요
    대치동, 제주도, 싱가폴 추천드립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2215 탕수육 소스 만들때 전분가루 없으면 ㅠㅠ 1 탕수육 소스.. 2024/05/28 729
1592214 언제까지 이런 광경을 마주하고 있어야 합니까? 4 특검부결막은.. 2024/05/28 1,244
1592213 훈련병 기사 읽고 군인엄마 오열하고 있습니다. 14 군화맘 2024/05/28 5,043
1592212 대학만 가면 니맘대로 다 해라 싶었는데... 6 간사한마음 2024/05/28 2,921
1592211 대구분들 식당 추천해주세요. 5 추천 2024/05/28 1,246
1592210 민들레신문)임성근 사단장, 작년 대통령 여름휴양지 방문 12 ㅇㅇ 2024/05/28 4,019
1592209 반찬가게 매일 2만원 내외 지출해요 21 무얼하러 2024/05/28 7,067
1592208 저는 세포가 죽은줄 알았어요 선업튀보기전에 32 푸른당 2024/05/28 4,352
1592207 82 어떤 분이 변우석 웃을때 21 ㅇㅇ 2024/05/28 5,102
1592206 초5부터는 지 실력 나옵디다 12 . 2024/05/28 3,874
1592205 퉁명스러운 말 하는직원과 가르치는 말투의 직원들 3 왜들 2024/05/28 1,316
1592204 볼뉴머 해보신분? 1 ㅇㅇ 2024/05/28 644
1592203 스카이 캐슬을 뒤늦게 보고 있어요 2 ㅇㅇ 2024/05/28 1,802
1592202 퍼옴)대만 팬이 변우석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 걸었네요 14 와우 2024/05/28 8,454
1592201 집강아지 3년… 사람의 언어를 얼마나 가르칠까요? 16 .. 2024/05/28 3,069
1592200 선업튀 해피엔딩 11 0011 2024/05/28 4,267
1592199 린넨셔츠와 원피스 세탁소에 맡긴게 희끗희끗해졌어요ㅜㅜ 2 세탁 2024/05/28 1,016
1592198 저탄수 메뉴 두부면 좋아요 3 두부두부 2024/05/28 1,910
1592197 어렸을때 잘했던 아이 결과가 어떤가요 38 2024/05/28 5,739
1592196 오늘 아들 훈련소 입대했어요 16 훈련병 2024/05/28 3,223
1592195 성시경 극찬한 속* 식당 방문 18 띠리리 2024/05/28 10,254
1592194 1년 계약했는데 그 전에 해고되는 기간제교사 17 .. 2024/05/28 3,209
1592193 요즘 보면 아이브에서 가을이라는 멤버도 이뻐요. 5 ㅇㅇ육모 2024/05/28 1,388
1592192 와..카톡 프로필에 자식 정오표까지 올리는군요ㅋㅋ 67 ... 2024/05/28 18,900
1592191 카톨릭신자분들..박철씨 신내림 12 ㄱㄴ 2024/05/28 7,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