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수국은
작년에 아파트 화단에 피어났던 수국 가지를
꽃이 마르는 9월 이후에 꺾어다가
한마디씩 잘라 그냥 화분에 옮겨 꽂아놓은 거예요.
어차피 10월이 지나면 모두 가지치기를 하거든요.
월동을 거치고 봄까지 그냥 말라 죽었나 싶을 정도로
방치해 두다가 3월부터 잎이 나길래 물만 열심히 주었죠. 4월 말 쯤부터 꽃순이라고 해야하나? 무성한 깻잎들 속에 꽃이 될것같은 줄기들이 보이더니 5월초에 보니 무려 일곱개의 연두색 꽃송이들이 자라고 있더라고요. 얼른 다이소에 가서 흙에 꽂아두는 영양제 사서 두세개 꽂고 매일 물을 주었죠.
지금은 그 화분에 꽃이 만발입니다.
두송이는 엄청 크게 피어나서 가지를 잘라 식탁위 화병에 꽂아두고 감상 중이고요.
서서히 한두송이씩 커지고 색깔이 들기 시작해서
거의 다섯송이가 피었어요. 두어개는 아직 애기입니다만. ㅎㅎ
반전은, 지금 그 가지를 꺾어온 원조 화단의 수국 덤불은 전혀 꽃이 안보입니다. 애기 꽃송이들은 올라왔는데 저희집 화분처럼 피어나려면 한달은 더 기다려야 할것 같네요. 아무래도 따로 물주고 영양제주고
챙기지 않아서겠죠.
그냥 어렵다는 수국 꺾꽂이 성공한 자랑글입니다.
예상밖으로 넘 쉬워서요.
(왜 화단에 핀 꽃 꺾었냐 핀잔주지 마시길요.
관리인에게 물어보고 가지치기 전에 가져온 것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