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과 남편의 식당 메뉴에 관한 설명^^

힘들어 조회수 : 3,337
작성일 : 2024-05-23 08:44:04

아침에 남편 도시락을 싸고 있는데 남편이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속이 넘넘 시원하고 배가 넘 고프다는 말에 어제 저녁으로 뭘 먹었냐고 물어봤어요 (집이 멀어서 저녁을 회사 식당에서 먹고 옵니다)

소화가 매우 잘되는 메뉴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무국을 먹었다길래 소고기 무국? 그랬더니 무국이 아니라 '묵'국이라고.. 묵을 썰어서 만든..

그래서 묵밥이 아니고 묵국? 하고 물으니 밥은 따로 줘서 묵국이라고 ㅎㅎ

그런데 처음 식판에 받았을 때 비주얼이 오이도 둥둥 떠있고 깨소금 뿌리고 해서 냉국이 시원하게 생겼네~하면서 한숟갈 떴는데 넘 뜨거워서 깜놀했다고 ㅋㅋ

 

반찬으론 뭘 먹었냐니 고기.. 떡? 하길래 묵국에 떡이 반찬으로 나왔나고? 넘 이상한 조합이라고 했더니 아니 고긴데 떡같은 어쩌고 하길래 아~ 떡갈비? 했더니 바로 그거라며 활짝 웃음 ㅎㅎ

아아.. 떡갈비라는 말이 안 떠오르는 자의 안타까움이라니... ㅠㅠ

 

그 다음 반찬은 자기가 좋아하는 오뎅볶음인데 '이~따만큼' 먹었다길래 아무리 좋아해도 짭짤한 반찬인데 이따만큼 먹었다고? 하면서 돌아봤더니 (저는 도시락 싸는데 열중하고 있었던 터라 남편의 소리만 듣고 있었음) 말로는 이따만큼이라면서 손으로는 손가락 세개를 모으로 끝 두마디 정도를 가리키는 거예요 ㅎㅎ

그래서 그건 '요만큼'이지 '이따만큼'을 말할 때 쓰이는 제스쳐는 아니지 않냐고...

남편이 말하길 보통은 몇가락 나오는데 그거에 비하면 이따만큼 아니냐고 ㅎㅎ

 

마지막으로 반찬이 하나 더 있었는데 길다란걸 잘라놓은 것 같대요 

집이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거라고 

저는 우엉? 고구마줄기?했더니 아니라고.. 원통형 길쭉한거 있잖아 하길래 아스파라거스? 했더니 그것도 아니라고.. 빨대 잘라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늘쫑? 했더니 아~ 맞아! 그거! 하더라고요 

무슨 스무고개도 아니고.. 아유 힘들어 ㅠㅠ

 

그 옛날 신혼시절에 파 사오라고 했더니 부추를 사와서 넘 웃었었는데 60인 지금도 크게 달라진건 없네요 

아! 달라진건 예전엔 남자가 부추를 사왔는데 지금은 초등아들이 엄마에게 오늘 나 뭐 먹었져~ 쫑알쫑알 ~하는 느낌? ㅎㅎ

 

 

IP : 220.117.xxx.100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5.23 8:46 AM (59.187.xxx.45)

    행복한 일상이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2. ...
    '24.5.23 8:51 AM (211.251.xxx.199)

    아침 밥상과 함께하는 스무고개
    타임인가요?
    미쿡영화나 미드보면 낱말맞추기 게임 자주하던데
    원글님 남편분 설명 맞추는 게임하면
    재밌겠어요 ㅋㅋㅋ

  • 3. 그래서인지는
    '24.5.23 8:52 AM (112.153.xxx.46)

    이과라서 그런지는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지만
    이과생 우리 딸.
    열무김치 반찬 보더니
    이거 먹고 싶었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해달라고 못했다고.ㅋ

  • 4. ...
    '24.5.23 8:53 AM (108.20.xxx.186)

    저보다 연배 높은 분들께 이런 단어 쓰기 죄송하지만


    정말 귀여우셔요!

    이렇게 귀여운 일들이 세상에 잔뜩 있었으면 좋겠어요.

  • 5. zz
    '24.5.23 9:16 AM (211.243.xxx.169)

    남편분이 극 이과쪽이신듯요

    제 아들 보는 줄....
    자꾸 캐물으면 저희 아들은 마지막에는 화내요

  • 6. ㅇㅇ
    '24.5.23 9:20 AM (180.230.xxx.96)

    마늘쫑 설명이 젤 웃겼어요 ㅎㅎ

  • 7. 이게
    '24.5.23 9:29 AM (222.111.xxx.222)

    이과 특성이에요????? 쩝.

  • 8. 좋은사람
    '24.5.23 9:33 AM (223.62.xxx.63) - 삭제된댓글

    같은 상황에서 남편 답답하다고 욕하는 글들 보다가
    서로의 눈높이에서 조곤조곤 대화하시는 글 읽으니 덩달아 마음이 푸근해지네요.
    지금처럼 항상 행복하세요.

  • 9. ㅋㅋㅋ
    '24.5.23 9:44 AM (118.235.xxx.31)

    귀엽네요.

  • 10. 포르투
    '24.5.23 9:47 AM (14.32.xxx.34)

    ㅎ 그래도 뭘 먹었는지
    세세히 다 기억하고 있네요
    맛난 거 많이 드시고
    건강하시길요

  • 11. ..
    '24.5.23 9:47 AM (211.208.xxx.199)

    이과 특성이라고 하기엔 무리데쓰 ㅎㅎ

  • 12. 극이과 여자
    '24.5.23 10:07 AM (121.162.xxx.234)

    이과 성향 아닌데요
    첫째 묵국 맞죠, 낯설지만 묵 국
    둘째 떡갈비 는 떡은 없는 모양을 말한 거니 재료상 고기 넓적하게 더 이과성향
    세번째는 이과성향이라면 손가락 두마디 정도 라 하고
    파와 부추는 어떻게 다르게 생겼냐 할 겁니다
    제가 극이과거든요

    낭만적이고 순함 남편과 다정하고 상냥한 아내시네요 ㅎㅎ

  • 13. ^^
    '24.5.23 10:18 AM (220.117.xxx.100)

    사실 저런 모습이 이과성향이라기 보다는 저와 남편 ‘둘만’ 놓고 볼 때, 문과출신인 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본인이 원하는만큼 표현이 안된다는거죠
    일반론이 아니라…
    그래도 예전에 응, 좋아, 싫어 등 단답형 수준에서 요즘은 꽤나 장족의 발전을 했어요^^
    저랑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책과 영화는 저보다 훨씬 많이 보는데 한줄 이상 글쓰는걸 너무 괴로워할 정도로 힘들어해요
    그나마 요즘 많이 표현해보려고 노력해서 이정도 된거랍니다 ㅎㅎ

  • 14. 이과...
    '24.5.23 10:31 AM (172.226.xxx.44)

    저도 이과긴한데 저렇게 물어본적이 없어요 ㅋㅋㅋ
    남편분 대답 잘 하네요 ㅎㅎㅎㅎ

  • 15.
    '24.5.23 10:54 AM (73.109.xxx.43)

    빨대는 속이 비어서 마늘쫑과 비슷하지 않아요 ㅎㅎ

  • 16. 원글님 착하심
    '24.5.23 11:07 AM (1.238.xxx.39)

    저같음 도시락 만들게 조용히 하라고 안 받아줬을거예요.
    60에 반찬과 채소 이름?을 저렇게 모를수도 있을까 싶은데
    먹는데 관심이 없는 분도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우리가 스쳐 지나는 사소한 것들과 사물 이름을 잘 아는것도
    대단한 것은 아니나 지식의 일부고 그런걸 잘 아는 사람들이
    결국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도 있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답답한 남편이 귀엽게 느껴지진 않을것 같아요.
    수십년 먹었음 이름 알지 않나요??

  • 17. ....
    '24.5.23 11:10 AM (106.101.xxx.24)

    자상한 막내아들과의 대화같아요.
    오늘 급식 뭐 나왔어?
    부럽다구요

  • 18. 어휘력과
    '24.5.23 11:49 AM (39.117.xxx.106) - 삭제된댓글

    상식이 부족해 답답할거같은데
    다들 귀여우시다니..흠

  • 19. 세상에 넘치는
    '24.5.23 11:55 AM (220.117.xxx.100)

    정보를 다 알 필요가 있나요?
    자기 분야에서 공부할만큼 하고 일에서도 갈만큼 갔는데 그거면 되는거죠
    저도 모르는거 많고, 본인이 몰라도 주변에 알려주는 사람 있음 되고, 그걸로도 안되면 구글님 부르면 되잖아요ㅎㅎ
    주방관련한 일에서는 제가 전문가지만 그 외 분야에선 또 초보자가 되기도 하고.. 사는게 그렇죠 뭐 ^^

  • 20. 천생연분
    '24.5.23 12:36 PM (1.238.xxx.39)

    남편분 결혼 잘하셨네요.
    세상에 넘치는 정보를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수십년 자기 입에 들어가는 음식 이름 정도는
    알아야 일상이 불편하지 않을듯 싶어요.
    좋은 부인 만나서 안 불편하시니 다행이네요.

  • 21.
    '24.5.23 4:41 PM (218.155.xxx.188) - 삭제된댓글

    이과 특성은 아닌 걸로..
    이과 애들이 요리 잘 하고 음식 잘 아는 사람 얼마나 많은데요..

    음식에 관심이 없으신지.. 글 읽고 처음에는 어린 남편인가 했. .
    약간 유치원생 급식 말하는 느낌이 나서요..

    60 이라는 말에.... 그렇게 일상 반찬을 모를 수가 있나요ㅡ.ㅡ

    그래도 주거니 받거니 재밌네요..

  • 22. ...
    '24.5.24 4:30 AM (118.235.xxx.250)

    마늘쫑 설명이 젤 웃겼어요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6953 미국 LA 지역 한인교회 추천 부탁드려요 4 어디 2024/08/15 824
1616952 바지에 껌이 붙었어요 ㅠ 11 으악 2024/08/15 922
1616951 휘센에어컨 1 .. 2024/08/15 799
1616950 안세영 선수가 협회에서 어떤 지원을 받았나요? 18 미친관행 2024/08/15 3,532
1616949 이렇게 되기를...열받네진짜 4 대한민국만세.. 2024/08/15 2,663
1616948 레몬수는 꼭 공복에 먹어야하나요?? 1 ㄱㄴ 2024/08/15 2,521
1616947 핸폰약정 기간이 끝나가는데... 2 언제 2024/08/15 998
1616946 광복절 0시 땡하자마자 기미가요·기모노 미쳤냐? 10 ㅇㅁ 2024/08/15 2,054
1616945 전세 뺄때 주인이 계약금 10% 미리 주는 거 관행인가요? 13 푸른잎새 2024/08/15 2,627
1616944 고양이 돌봄 몇시에 갈까요 3 ㅇㅇ 2024/08/15 1,050
1616943 일대사관앞 소녀상지킴이 간식응원하고 왔어요 16 친일파아웃 2024/08/15 1,173
1616942 복숭아 너무 맛있어요 18 제철과일조아.. 2024/08/15 4,063
1616941 대한민국 만세 4 광복절 2024/08/15 1,018
1616940 애 원룸에 밥솥 수명이 다했다고하는데 뭐를 사주면 7 ㅇㅇ 2024/08/15 1,249
1616939 집 빨리 파는 팁 있을까요? 8 .... 2024/08/15 2,548
1616938 김명민, 유어 아너… 10 …. 2024/08/15 5,505
1616937 아침에 태극기 다는데 3 0011 2024/08/15 901
1616936 광복절에 다시보는 지난 대선 대국민 사기극 8 어이상실 2024/08/15 1,433
1616935 작고 이쁜 무선 커피 포트 추천부탁드립니다 3 예쁘고 작은.. 2024/08/15 926
1616934 미니 단호박 껍질 먹어요 버려요? 6 보우짱 2024/08/15 2,571
1616933 열불이 나서 KBS 홈페이지 회원가입 했어요! 9 수신료거부합.. 2024/08/15 1,537
1616932 울나라분들만 듣기. 왜구짱깨입장불가! 4 광복절 2024/08/15 724
1616931 복숭아를 받았어요 3 @@ 2024/08/15 2,558
1616930 코로나 걸린 시모 14 걱정 2024/08/15 4,775
1616929 KBS, 광복절에 일본국가 연주되는 '나비부인' 방영했다가 사과.. 8 놀고있네 2024/08/15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