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편 도시락을 싸고 있는데 남편이 화장실을 다녀와서는 속이 넘넘 시원하고 배가 넘 고프다는 말에 어제 저녁으로 뭘 먹었냐고 물어봤어요 (집이 멀어서 저녁을 회사 식당에서 먹고 옵니다)
소화가 매우 잘되는 메뉴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무국을 먹었다길래 소고기 무국? 그랬더니 무국이 아니라 '묵'국이라고.. 묵을 썰어서 만든..
그래서 묵밥이 아니고 묵국? 하고 물으니 밥은 따로 줘서 묵국이라고 ㅎㅎ
그런데 처음 식판에 받았을 때 비주얼이 오이도 둥둥 떠있고 깨소금 뿌리고 해서 냉국이 시원하게 생겼네~하면서 한숟갈 떴는데 넘 뜨거워서 깜놀했다고 ㅋㅋ
반찬으론 뭘 먹었냐니 고기.. 떡? 하길래 묵국에 떡이 반찬으로 나왔나고? 넘 이상한 조합이라고 했더니 아니 고긴데 떡같은 어쩌고 하길래 아~ 떡갈비? 했더니 바로 그거라며 활짝 웃음 ㅎㅎ
아아.. 떡갈비라는 말이 안 떠오르는 자의 안타까움이라니... ㅠㅠ
그 다음 반찬은 자기가 좋아하는 오뎅볶음인데 '이~따만큼' 먹었다길래 아무리 좋아해도 짭짤한 반찬인데 이따만큼 먹었다고? 하면서 돌아봤더니 (저는 도시락 싸는데 열중하고 있었던 터라 남편의 소리만 듣고 있었음) 말로는 이따만큼이라면서 손으로는 손가락 세개를 모으로 끝 두마디 정도를 가리키는 거예요 ㅎㅎ
그래서 그건 '요만큼'이지 '이따만큼'을 말할 때 쓰이는 제스쳐는 아니지 않냐고...
남편이 말하길 보통은 몇가락 나오는데 그거에 비하면 이따만큼 아니냐고 ㅎㅎ
마지막으로 반찬이 하나 더 있었는데 길다란걸 잘라놓은 것 같대요
집이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거라고
저는 우엉? 고구마줄기?했더니 아니라고.. 원통형 길쭉한거 있잖아 하길래 아스파라거스? 했더니 그것도 아니라고.. 빨대 잘라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늘쫑? 했더니 아~ 맞아! 그거! 하더라고요
무슨 스무고개도 아니고.. 아유 힘들어 ㅠㅠ
그 옛날 신혼시절에 파 사오라고 했더니 부추를 사와서 넘 웃었었는데 60인 지금도 크게 달라진건 없네요
아! 달라진건 예전엔 남자가 부추를 사왔는데 지금은 초등아들이 엄마에게 오늘 나 뭐 먹었져~ 쫑알쫑알 ~하는 느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