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쯤 올라온 것 같은데 티빙 가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최근에 봤어요. 수위가 꽤 있는 동성애 관련 미드라는 것만 알고 봤는데 며칠 동안 그 드라마 생각 밖에 안 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 남네요.
브리저튼 시즌2의 남자 주인공인 조나단 베일리의 연기에 우선 빠져 들었어요. 브리저튼의 남자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너무 너무 순수하고 아기 같고 착하며 신실한 팀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해 내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극 초반에는 뿔테 안경을 끼고 너드미가 가미된 소년미 넘치는 스타일링을 하고 나오는데 어떤 각도에서는 너무 너무 잘생겨 보여요. 저 완전 팬 된 듯해요. 지금 위키드 찍고 있다는데 개봉하면 꼭 보려갈려구요.
호크라는 역할의 또 다른 남주인 맷 보머는 저는 처음 봤는데 자신감 넘치고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하며 인간 관계를 리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어요. 77년생인데 굉장히 젊어보이네요. 서양 사람들 노화 빨리 온다던데 그것도 사람 나름인가봐요.
두 배우 다 커밍아웃한 게이라네요. 그래서 케미가 더 좋았다나 어쨌다나..(그냥 관객들의 망상)
드라마는 매카시즘이 활개치던 50년대 초반 미국을 배경으로 시작해서 에이즈가 만연하기 시작한 80년대까지 40년이 넘는 세월을 왔다갔다 하며 이 커플의 사랑과 인생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 시대의 역사나 정치적 배경을 잘 알았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역사적 실존 인물과 사건들이 나오기 때문에 조금은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대 배경이나 인물들에 대해 몰라도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아요. 그래도 가볍게 후루룩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고 그들의 사랑이 가슴 아파요.. 특히 팀의 사랑이 너무 너무 가엽고 슬퍼요. 존경스럽기도 하고요.
스킨쉽 장면이 굉장히 적나라하고 어떤 부분은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아무리 연기라지만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지 싶은 부분도 있고요. 그래도 징그럽거나 혐오스럽기 보다는 대부분의 장면은 로맨틱하고 아름답게 연출되었어요. 두 배우의 얼굴과 몸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한 듯.
그 시대에서 엄격하게 금지된 사랑이었기 때문에 일상적인 연애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 육체적 사랑이 게이 커플에게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하고요.. 또 다양한 형태의 스킨쉽을 통해 (자세하게는 스포일러라 말 못함)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권력 관계를 변화를 보여주려고도 했다고 합니다..
맥카시 밑에서 일하는 로이 콘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요... (악당 역할) 실존 인물이라는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개인사가 매우 흥미로워요.. 별명이 악마의 변호사라고... 마피아들과 트럼프가 주요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대사들이 너무 너무 괜찮아요...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많고요.. 영어 자막 틀어놓고 다시 한번 달리고 싶었는데 티빙이라 영어 자막은 안 나오네요...미국에서는 대박났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화제가 되지 못한 듯 하네요.. 소재도 호불호 많이 갈리고 좀 어렵기도 하고...
82에 검색해보니 글이 하나도 없어서 제가 먼저 소개를 한번 써보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