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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홀려서(?) 면바지 5천원주고 산 이야기~~

중국산 조회수 : 4,109
작성일 : 2024-05-17 18:54:05

길거리 매대에서

난해한 알록달록 색상의 면  고무줄바지가

5천원이더라고요

 

나와는 관계없어 지나가려는데

어떤 여자들이 지나가다 멈춰서는

우와 넘넘 예쁘다고 예술적이라고

완전 득템이라고 비명을 지르고 난리 난리..

손에 수북히 여러벌을 고르더라고요

 

저도 갑자기 이상한 기운(?)에 휩싸여

꼭 고르고 말겠다는 희한한 목표로

그나마 덜 난해한 바지를 열심히 3개나 골랐어요

 

그랬더니 그 언냐들이 저보고

이쁘다고 난리 난리..

주변 할머니들도 고르시다말고 저를 보시곤

아가씨꺼 넘 이쁘다고

저거랑 똑같은거 골라야겠다고 난리 난리..

저 안할꺼면 그거 달라고 슬쩍 빼가시려 하고

저는 본능적으로 꼭 쥐고 놓치지 않았어요

 

그래 이런건 텃밭 가꿀때나

대청소할때나 걸레질할때

아님 그림 그릴때(배우려고 계획 중)  입으면 딱이겠다

때도 안타고 흙 묻어도 아무 표도 안나고..

이거 독특하고 나름 매력있다 뭐~

 

정신차려보니 계산하고 봉다리가 들려있더라고요

이제 나와서 재래시장 장도 보고서 

집에 가려는 버스정류장 앞에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제 눈에 띄었어요

봉다리 사이로 삐져나온 알록달록이들..

 

그제사 정신차려지면서

아니 내가 무슨 청소용 옷이 필요하다고 산거지?

아니 왜 3개나 골랐지?

알록달록 할머니 몸빼같은데 이거 어찌 입지?

 

이거 순면인데 겨우 5천원. 게다가 중국산.

헉~! 이거 물에 빨면 쫙 알록달록 그대로 물감 푼듯

색이 다 빠져버리는게 아닐까..

 

아놔 5천원짜리 바지를 너무나 열심히 골라서

챙피해서 다시 그 집에 갈수도 없고..

그냥 한아름 안고 갑니다;;;

 

아놔 제발 물만은  빠지지 말기를..

 

도대체 저는 무슨 요상한 기운에 휩싸인 거였을까요?

 

IP : 175.223.xxx.21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5.17 6:56 PM (118.235.xxx.253)

    그럴때가 있어요. 저도 잠실 지하철역사안 상가에서 지나가다 하나 천원인가? 하는 유명 상품 짝퉁 스카프들을 세개나 집어온적 있네요 서로들 고르느라 손에 쥐고 안놓는것도 똑같고 ㅋㅋ 그 스카프 다 어디에 쑤셔박았는지 제눈에 보이지도 않아요.다신 그라지 말아야지 .ㅠ

  • 2. 물안빠져요
    '24.5.17 7:02 PM (112.162.xxx.38)

    저희 엄마가 준 몸빼 바지 집에서 잘입고 있어요 ㅎㅎㅎ

  • 3. Bb
    '24.5.17 7:04 PM (121.143.xxx.5)

    저는 제주도 시장에서
    후들후들한 일바지 하나에 오천원 주고 사왔는데
    몇년째 집에서 그것만 입어요.
    무릎도 안나오고 좋아요.

  • 4. ....
    '24.5.17 7:06 PM (114.204.xxx.203)

    물에 꼭 담가보고 세탁하세요
    가끔 물 빠지는거 있어요

  • 5.
    '24.5.17 7:16 PM (113.211.xxx.19)

    작년에 동네에 싸구려 옷 떴다방이 일주일 정도 있었어요.
    강아지랑 산책하다 홀리듯 와이드핏이랑 보이핏 면바지를 9천원씩 주고 두개 샀습니다.
    저한테 홀려서 다른 아줌마도 샀구요.
    와 인생바지잖아요.
    깔 별로 더 사고 싶은데 구 할 방법이 없습니다.
    둘 다 핏 좋아서 어디서 샀냐고 다들 물으면 도깨비한테 샀다고 해요.

  • 6. 오마나
    '24.5.17 7:18 PM (175.223.xxx.215)

    오 댓글이 의외로 우호적이네요

    언능 집가서 거울앞에서 입어보고 싶어졌어요
    물에 헹궈보고 싶기도 하고
    갑자기 쬐끔 설레이네요 ㅋ

  • 7. ...
    '24.5.17 7:26 PM (106.101.xxx.63)

    제 인생바지도 5천원 주고 산 고무줄 바지예요.
    부산에 놀러갔을때 원단시장 쪽 입구에 고무줄 바지를 파는데 천이 장난아니었어요. 제가 산건 남자 양복바지 원단같은 그런거였어요. (시어머님이랑 같이갔는데 어머님이 원단 요상하게 남으면 절케 맨들어서 판다고...)
    그 바지 재단을 어찌나 잘했는지 허리 고무줄 라인을 안보이게 하면 바지 자체가 완전 정장바지 스퇄이예요. 5천원 주고 2개 사왔는데 그뒤로 계속 가는데 그바지가 없어요. ㅠ ㅠ

  • 8. 저도
    '24.5.17 7:48 PM (209.141.xxx.28)

    5000원짜리 인생바지 두종류나 있어요.
    그냥 장보거나 집근처 다닐때 입자고 산 여름바지가 늘씬해보이고 멋스럽고 얼마나 시원한지.
    게다가 막 빨아도 틀어지거나 물빠지지도 않고 금방 말라요.
    그래서 다시 가서 한벌씩 더 샀어요.
    친구들이 입고 나가면 다들 물어봐요, 어디서 샀는지.
    보기만해도 뿌듯해요.

  • 9. ㅋㅋ
    '24.5.17 7:54 PM (114.203.xxx.84)

    원글님 넘 귀여우신듯~ㅎㅎ
    꼭 잘 어울리고 맘에 드셨음 좋겠어요

  • 10. 아우껴
    '24.5.17 8:21 PM (180.70.xxx.154) - 삭제된댓글

    시트콤 한장면같아 넘 우껴요.
    사람심리가 참 묘하죠. 별 필요 없는거 같아도 누가 탐낸다 싶으면 더 꽉쥐고 놓기 싫고요..ㅎㅎㅎ

  • 11. 집에 왔어요
    '24.5.17 8:55 PM (175.223.xxx.215)

    오자마자 옷부터 다시 살펴봤어요
    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밤이라 색이 잘 안보여 그런건지
    심혈을 기울여 골라 그런건지
    급 예뻐보이기까지..
    걔중 하나는 또 가서 사오고 싶을 정도.

    낮에 색깔을 제대로 다시 봐야겠다 하고선
    하나를 물에 푹 담갔어요

    그랬더니
    아놔 물이 서서히 어둔색으로 번져가는데..
    네 물이 좀 빠지더라고요ㅠ

    그래도 스무번쯤 힘차게 헹궜더니
    맑은 물이 되긴 했어요

    너무 열심히 헹궜더니 조금 힘드네요 ;;;
    나머지 두개는 낼 헹굴래요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망한게 아니라 좋아요
    특이하지만 나름 예쁘니까요 히히

  • 12. ㅇㅇ
    '24.5.17 9:21 PM (118.235.xxx.113) - 삭제된댓글

    너무 귀여우시다.
    첨에만 물빠지지 괜찮아요.
    해외나가서 그게 입으면
    다들 예쁘다고 침을 흘립니다. 최고예요-

  • 13.
    '24.5.18 8:35 AM (220.71.xxx.109)

    원글님이나 댓글과 같이 우연히 5000원짜리
    인생바지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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