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매대에서
난해한 알록달록 색상의 면 고무줄바지가
5천원이더라고요
나와는 관계없어 지나가려는데
어떤 여자들이 지나가다 멈춰서는
우와 넘넘 예쁘다고 예술적이라고
완전 득템이라고 비명을 지르고 난리 난리..
손에 수북히 여러벌을 고르더라고요
저도 갑자기 이상한 기운(?)에 휩싸여
꼭 고르고 말겠다는 희한한 목표로
그나마 덜 난해한 바지를 열심히 3개나 골랐어요
그랬더니 그 언냐들이 저보고
이쁘다고 난리 난리..
주변 할머니들도 고르시다말고 저를 보시곤
아가씨꺼 넘 이쁘다고
저거랑 똑같은거 골라야겠다고 난리 난리..
저 안할꺼면 그거 달라고 슬쩍 빼가시려 하고
저는 본능적으로 꼭 쥐고 놓치지 않았어요
그래 이런건 텃밭 가꿀때나
대청소할때나 걸레질할때
아님 그림 그릴때(배우려고 계획 중) 입으면 딱이겠다
때도 안타고 흙 묻어도 아무 표도 안나고..
이거 독특하고 나름 매력있다 뭐~
정신차려보니 계산하고 봉다리가 들려있더라고요
이제 나와서 재래시장 장도 보고서
집에 가려는 버스정류장 앞에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제 눈에 띄었어요
봉다리 사이로 삐져나온 알록달록이들..
그제사 정신차려지면서
아니 내가 무슨 청소용 옷이 필요하다고 산거지?
아니 왜 3개나 골랐지?
알록달록 할머니 몸빼같은데 이거 어찌 입지?
이거 순면인데 겨우 5천원. 게다가 중국산.
헉~! 이거 물에 빨면 쫙 알록달록 그대로 물감 푼듯
색이 다 빠져버리는게 아닐까..
아놔 5천원짜리 바지를 너무나 열심히 골라서
챙피해서 다시 그 집에 갈수도 없고..
그냥 한아름 안고 갑니다;;;
아놔 제발 물만은 빠지지 말기를..
도대체 저는 무슨 요상한 기운에 휩싸인 거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