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강아지의 사랑은 천천히…

조회수 : 2,023
작성일 : 2024-05-15 22:04:21

우리 강아지를 2년간 키우면서 느낀 게

강아지는 아주 천천히 신뢰와 사랑을 준다는 겁니다

 

공원길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호기심과 관심에

고개를 쳐들고 흠흠 하며 냄새도 맡고

급기야는 수줍게 머리를 조아리기도 하는 녀석이지만

그게 그냥 순간이고

쿨하게 얼른 자기 산책길 가거나

집으로 고고~
이 정도의 관종끼도 있고

사람도 좋아하긴 한데

그냥 잠깐의 플러팅 정도?

 

이런 성향의 녀석을

1살 때 데려와서

처음 집에 들이니

혼자 저기 떨어져 소파에서 자더라구요.

내가 뭘 못하게 막거나 잔소리를 하면

"니가 뭔데??" 하듯 대들거나

내 손을 왕! 물거나 할퀴고요

한 1년은 손에 손톱자국과 물린상처 없는 날이

없었어요

 

데려와 중성화시키고

나도 아파서 보름동안 입원하고

돌아왔더니

다른 가족이 돌봐줬지만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지

그날 밤 처음으로 내 다리 사이에 들어와 

편히 자더라고요

(내가 그리웠을까요?)

이게 제일 처음 느낀 변화였어요

 

그리고도 또 오랫동안

물고 대들고 화내고....

그렇지만 아주 천천히 변하더라고요

 

자기가 짜증나는데 만지거나

길고양이를 만났을 때 얼른 안아올리면

급발진하여

내 손을 물려고 할 때가 있는데 그때

" 엄마 아야 할꺼야?" 이러면

멈추었어요 

한번은 자는 애가 너무 귀여워

살살 만졌는데

깊이 자다 깨서 제 손을 살짝 물었어요

그래서 화를 내고 혼내니

이불밖에서 오래 서성이길래 오라하니

다가와 한참을 핧고 용서를 비는 제스츄어를 취하고요

 

2년을 키운 요즘은

이제 제 베개를 같이 배고 자요

겨드랑이에 끼어서 자기도 하고요

몇 일 간 일 때문에 긴 외출을 할 때는

돌아와 밤에 자려고 누우면 

얼른 다가와서 내 품으로 와서

가슴을 끌어안고 한참을 

안심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어요

정말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을 주지요

 

그밖에 모든 다른 규칙을 잘 지키고

나의 요구도 훨씬 잘 듣고요

 

우리 강아지가

이젠 나를 많이 사랑하는 느낌이 들어요

 

2년간 힘든 상황 속에서

정성을 다해 큰 사랑을 주며

키웠는데

 

천천히

조금씩

어느새

 

우리 강아지의 사랑도

나만큼 충만해 졌어요

 

강아지의 사랑은

천천히 와요

조바심내지 말아요

강아지도 사랑받는 거

다 알아요

그리고 다 되돌려 줍니다

 

 

 

 

 

 

IP : 121.163.xxx.1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5.15 10:08 PM (212.102.xxx.177)

    1살이면 아기는 아니고 거의 큰 강아지인데
    성향이 마음을 쉽게 주는 성향이 아니었나봐요
    우리 강아지는 아기때 두달반때 데려왔고 아주 순한 애인데
    낯을 엄청 가려요 아마 아기때부터 안 키웠으면 사람에게 마음주는 게 쉽지 않은 아이였을 거예요
    지금도 집에서도 아기때부터 자기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지 않은 가족은
    자기를 만지기만 해도 화들짝 놀라서
    못 만지고 못 안아주죠
    저는 아기때부터 얘를 끼고 살아서 저한테는 안기고 쓰다듬어도 가만 있고요

  • 2. ..
    '24.5.15 10:11 PM (121.163.xxx.14)

    우리 강아지가
    사람을 좋아하는 거처럼 보여도
    그리 만만한 녀석은 또 아니더군요
    사랑 준만큼 믿고 사랑을 주더군요
    예민하고 겁쟁이라서… 더 그랬을 수 있어요

  • 3. ...
    '24.5.15 10:25 PM (58.29.xxx.108)

    흐믓해 지는 글이네요.

  • 4. 사랑
    '24.5.15 10:35 PM (175.197.xxx.229)

    많이 사랑해주세요
    후회없도록 할수있는 모든걸 해주세요
    전 지금 말기암으로 시한부받은 강아지와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고있는데
    못해준것들때문에 많이 괴롭습니다
    1년에 한번은 건강검진을 싹 해주세요

  • 5. 우리 강아지도
    '24.5.16 3:52 PM (220.83.xxx.177)

    3살때 파양되어 우리집에 왔어요. 처음에는 머리 쓰다듬으로 하면 피했어요. 사람 손이 자기 머리에 닿는걸 싫어했어요. 한달정도 지나니 머리를 허용해 주었어요. 안고 싶은데 안기지도 않더니 정말 한참 만에 안기고요. 지금은 거리없이 가깝게 지내고 있지만 거리낌없이 지낼수 있게 된 지금 정말 다행이에요.

  • 6.
    '24.5.16 8:21 PM (118.131.xxx.251)

    우리 둘째 고양이 10년되니 제옆구리에파고드는 찐 내 고양이 되었어요
    한달되니 내고양이 되었구나
    1년되니 내고양이 되었구나
    3년되니 내고양이 되었구나
    5년되니 내고양이 되었구나

    결국 10년되니 찐 내고양이 되었어요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듯
    아주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3112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많음 15 ㅇㅇ 2024/06/17 2,660
1603111 창문형에어컨 고민하시는분들께 10 에어컨 2024/06/17 2,461
1603110 경찰서에서 이렇게 연락이 왔어요 47 ?? 2024/06/17 25,048
1603109 피부가 좋아진 이유 7 cv 2024/06/17 5,968
1603108 우리,집 스포있어요 6 우리,집 2024/06/17 2,580
1603107 기자 쓰레기들 이제 더 가열차게 윤비어천가 쓰겠네요 4 이제 2024/06/17 888
1603106 톡해놓고 하루동안 답장이 없으면어떤생각이 드나요? 13 연락 2024/06/17 2,425
1603105 실리콘 지퍼백 왜 이렇게 비싼가요 실리콘 2024/06/17 702
1603104 마음의 선함은 어떻게 기르나요? 3 ㅡㅡ 2024/06/17 1,503
1603103 간병인 함부로 업 삼지 마세요. 5 ㅇㅇ 2024/06/17 9,276
1603102 6/17(월) 마감시황 나미옹 2024/06/17 441
1603101 주식을 팔면 양도소득세율이 얼마나 되나요?! 2 세금이 궁금.. 2024/06/17 1,003
1603100 아직 유선청소기에 손걸레질합니다 8 2024/06/17 1,855
1603099 하루 4시간 주6일로 일할 때 약사 월급? 11 ... 2024/06/17 2,899
1603098 연애남매 정주행 할만한가요? 10 22 2024/06/17 1,542
1603097 서울 지역인데 어디가 제일 상급지인가요? 5 궁금 2024/06/17 2,123
1603096 멀어지고 싶은 친구.. 어떻게 밀어내죠? ㅠㅠ 22 고민.. 2024/06/17 7,284
1603095 발에 가시가 박힌거 같은데 피부과에서 못찾았어요 10 .. 2024/06/17 1,429
1603094 최태원 기자회견 후 판결문 정정되었대요. 8 ㅁㄹㅇ 2024/06/17 6,316
1603093 최씨 판결문 오류있다고 기자회견하더니 판결문 수정했다네요 2 일제불매 2024/06/17 2,549
1603092 6,7월에 가기 좋은 동남아 휴가지 6 ... 2024/06/17 1,641
1603091 엑셀파일에서 pdf파일로 전환해서 저장하면 2장이 나와요 2 나는야 2024/06/17 543
1603090 김웅, 이재명 성남 국제마피아파 연루설 언급 29 조폭변호사 2024/06/17 2,612
1603089 일본의 이길녀 2 내라내가 2024/06/17 2,007
1603088 김병민..서울시 정무부시장 내정 /펌 jpg 4 2024/06/17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