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불쌍한 우리 할매.

... 조회수 : 1,926
작성일 : 2024-05-15 11:21:11

제 나이 올해 마흔 넷.

맞벌이로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하여 

외조모님이 저를 키워주셨죠. 

 

제 나이 서른 여덟에 울 할매 돌아가셨는데 어찌나 울었나 몰라요. 

입관 할 때 들어가서 할매 옷 갈아 입히는거 봤는데 그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네요.

지금도 울 할매가 너~무 보고 싶은데 

며칠 전 이모한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죠.

 

외조부한테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를 통해서 혼외자를 만드셨다구요. 

당시 전문직인 울 할아버지셨는데 직장에서 만난 20대 여자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때가 울 할아버지가 40대 후반. 

 

집안끼리 혼사로 울 할머니 스무살 꽃띠에 시집와서 

홀 시어머니의 매서운 시집살이하면서 

육남매 키우며 집안 살림하고 

술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울 할아버지 덕분에 

월급날엔 항상 얇은 월급 봉투만 받아보셨데요.

 

참 힘들게 사셨어요 우리 할머니.

그런데 지금의 제 나이 쯤에 그 험한 꼴을 당한거더라구요. 

세상에. ㅠㅠ

 

할머니를 화장해서 납골함에 모실 때 

우리 할머니 몸에서 나온 무릎 연골 두 개를 봤을 때 

너~무 울 할머니가 가여웠는데 

이런 기막힌 일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 

더 기가 막힙니다. 

 

살아 생전에 저와 사촌동생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작고하신 이후,

저희가 모두 알게 되었어요.

울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끝까지 비밀로 하시고 싶으셨나 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우리 할머니.. 참 불쌍해요 전. 

지금 살아 계시다면 그냥 아무 말없이 

그냥 꼬옥 안아주고 고맙다.. 사랑한다.. 수고하셨다란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IP : 218.237.xxx.18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15 11:24 AM (114.200.xxx.129)

    바쁜 부모님 대신 키워주셔서 원글님 감정은 진짜 남다를것 같아요..ㅠㅠㅠ
    그래도 이렇게 손주가 외할머니 생각하는 경우 잘없을것 같은데 그래도 손주 복은 있었네요

  • 2. 꽃피고새울면
    '24.5.15 1:39 PM (116.33.xxx.153)

    외할머님 천국에서 이렇게 착한 손녀 내려다 보면서
    흐뭇해 하실 거예요

  • 3.
    '24.5.15 6:53 PM (1.245.xxx.221)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친정엄마한테 이야기해 봤자 속상해 하실거 같아서
    익명의 힘을 빌어 82에 글을 올려보았어요.
    할머니께서 모쪼록 편안하게 쉬시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2898 다이어트 정체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7 다이어트 2024/06/17 667
1602897 ~대요 와 ~데요 제가 외우는 방법 - ~다고해요를 넣어보기 6 대 데 2024/06/17 2,282
1602896 완두콩 찜기에 쪄도 될까요?? 1 초록콩 2024/06/17 406
1602895 '휴진 불참' 신경과 교수 "10년 후 의사 수 때문에.. 28 00 2024/06/17 5,590
1602894 인사이드아웃2 봤어요 8 …… 2024/06/17 2,298
1602893 6/17(월) 오늘의 종목 나미옹 2024/06/17 318
1602892 병원에서 링겔 맞는거 효과보셨나요? 25 피로 2024/06/17 2,428
1602891 젠틀한 판다 루이 11 .. 2024/06/17 1,626
1602890 잘사는 딸을 질투하는 친정엄마 23 ... 2024/06/17 6,797
1602889 계단오르기 하면 뭐가 좋아지나요? 8 2024/06/17 2,210
1602888 실내자전거도 근력운동 되나요 5 ... 2024/06/17 2,168
1602887 입원환자 1 블루커피 2024/06/17 656
1602886 서문시장 잘 아시는분 ~~도와주세요^^ 10 우하하 2024/06/17 980
1602885 여의도 사시는 분들 아침 약속 장소 도와주세요 7 약속 2024/06/17 929
1602884 늙으면 여성스럽게 보이는 것만 해도 성공한거에요 50 ... 2024/06/17 7,715
1602883 인바디 체중계 추천좀 3 ... 2024/06/17 494
1602882 하슬라아트월드후기 2 강릉 2024/06/17 680
1602881 도벽. 폭력 금쪽이 변화 될수 있을까요? 4 2024/06/17 1,677
1602880 (다큐)노인이 집에서 살다 집에서 죽기 19 .. 2024/06/17 6,226
1602879 드럼세탁기 15kg 대 19kg 29 도와주세요 2024/06/17 1,311
1602878 교정기하고 왔는데 넘 아파해요 12 ... 2024/06/17 1,494
1602877 유두가 아픈데.. 2 ㄱㅈ 2024/06/17 1,140
1602876 만두 재료 다 꺼내 놓았는데 7 .. 2024/06/17 1,194
1602875 학교안가는 고1 아들 새벽수영시작 27 해바라기 2024/06/17 5,309
1602874 종교를 갖는 이유 2 2024/06/17 1,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