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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매사 두려워하며 살았어요

50대 조회수 : 3,741
작성일 : 2024-05-06 10:26:36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늘 미루거나 피해다녔고

항상 두려워했어요

충치치료같은 것도 치료가 무서워서 미루고 미뤄서

이가 다 썩어서야 치료를 받았고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는 대면하지 않고

늘 덮어두고 살았어요 기껏 한다는 생각이

닥쳐서 잘 안되면 죽어버려야지 하는 식이었어요

 

굳이 따지자면 아버지를 닮은 것 같기는 해요

아버지가 남자치고 마음이 약해서

자라면서 중요한 일은 다 엄마 차지이고

엄마가 결정하고 엄마가 해결해야 하는 걸

보고 자랐어요 엄마가 우리집에서 가장 앞에 서는

사람이었고 작은 몸에 무거운 짐을 많이 지고 사셨어요

 

 

특히 저는 어릴때부터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고

어두움 귀신같은 걸 무서워해서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20대 30대가 되어도 불끈 방에 혼자 있지 못하고

하여튼 어른임에도 귀신을 너무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했더니 남편이 아버지와 정반대의 사람이었고 저와도 정말 다른 사람이었어요 자기 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엄마를 보내 해결시키던 아버지와 달리

저를 빼고 자기가 해결하는거고 어려운 일 힘든 일

복잡한 일 무서운 일 번거로운 일 이런건 모두 자기가

알아서 했어요 한마디로 남자다웠어요

남자라는게 저런 거구나 했구요

(사실 남편 외모가 곱상하지 않아서 갈등 많이 하다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남편의 성격을 알게 되었어요)

 

 

저처럼 문제가 생기면 덮어두는 스타일이 아니고

대면하는 스타일 바로바로 해결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남편을 보면서 저는 제가 얼마나 인생을

낭비하며 살았나 알게 되었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가 또 그런거예요

어릴때부터 두려워하는게 없고 역시 문제를

대면하는 성격이었어요 남자아이인데 집에

혼자 있는데 괜찮겠어 하면 그게 뭐가 문제냐라고

하더라구요 교정을 해야해서 중1때 치아 4개를

뽑아야 하는데 제가 어떻게 하루에 생니를 4개를

뽑겠니(너무 두려워하며)  오늘 2개 뽑고 이후에

2개 뽑자고 하니 어차피 뽑아야 되니 오늘 다

하겠다 하더라구요 그날 별일없이 4개를 다 뽑았어요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고 미루거나 피하지 않더라구요

그냥 받아들이고 하나씩 해결해가요

 

 

 

 

그래서 제가 참 인생을 피하기만 하고

도망다니기만 하며 살았구나 하고 남편과 아들을

보면서 지금도 배웁니다 자세히 보면 친언니가 저처럼

그래요 작은 일도 두려워 하고 무서워하고 일단

있는데까지 미루려고 하는데 우리는 어쨌든

조상 중에 그런 분이 계셨던 것 같아요

 

 

 

좀 더 힘내서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하나씩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 보아요

 

 

 

저는 많이 좋아졌어요 지나간 날들이 후회돼요

IP : 220.119.xxx.2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6 10:32 AM (222.117.xxx.65)

    공감합니다.
    저도 친정아버지가 심한 회피 스타일ㅜ

    지금은 아버지를 좀 이해해요.
    아버지가 저럴수 밖에 없었던 그 시절과 가정환경을...

  • 2. ...
    '24.5.6 10:33 AM (149.167.xxx.79)

    저도 님 같은 성격이에요. 가정환경도 비슷했고요. 다만, 남편은 님과 다르네요. 저랑 비슷한 회피형....저같은 성격은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일단 다 저지르고 보나요?

  • 3.
    '24.5.6 10:39 AM (175.121.xxx.11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남편이라도 잘 만나셨네요
    저는 남편도 회피형…나보다 더 심각한데다가 사고도 곧잘 치는 회피형이라 너무너무 괴롭습니다

  • 4. 나들목
    '24.5.6 10:44 AM (58.29.xxx.31)

    저도 요근래 늘 생각하고 있던 거에요.
    사는 게 두렵다는…

  • 5. ..
    '24.5.6 10:47 AM (58.228.xxx.67)

    참 인생이란게 뽑기(복불복)이죠?
    뭐 인연따라 만나는 거지만..
    남편성격이 어쩐지 모르고했지만
    괜찮은 남편인데다
    자식도 그런성격..
    든든한 내편이 양쪽에 있어서..
    결혼안했음 어쩔뻔이네요

  • 6. 저도
    '24.5.6 10:48 AM (118.46.xxx.100)

    그래요.
    지금도ㅠ

  • 7. 자책no
    '24.5.6 10:51 AM (58.29.xxx.163)

    성향이 그런거예요. 제남편도 그래요. 전 바로바로해결하고요. 딸은 아빠, 아들은 엄마.
    아주 극명하게 갈려요. 딸과남편은 뭘 살때도 엄청 고민하다 결국 못사요. 제가 이번엔 이거 사고 다음번엔 저거사믄되지 라고 결정을 해줘야 편안해하는 스타일이죠. 결정해주면 아주 잘 따르긴 합니다. 신중해서 좋은 점도 있어요. 기본 바탕은 안바뀌겠지만 남편분과 아들 보고 깨닫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요^^

  • 8. 간이큰
    '24.5.6 11:02 A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어릴적 간이큰사람들이 그렇다고들 종종들었어요
    겁이없고간크다고
    시집식구들이그래요 어찌나 저랑다른지 시집갈때마다 무서웠어요.
    저도회피성에 무지 겁도많고 미리걱장하고ㅜ.
    시는게피곤한데 남편은 일단 걱정을미리안하고.
    문제가생기면 겁이없고 부딪혀보고
    남편에게서 안정을 느껴요

  • 9. 치과는
    '24.5.6 12:51 PM (116.41.xxx.141)

    마루면 무조건 손해지만
    어깨 허리 아플때 미루다가 미루다가 저절로 나은적 많아 ㅎㅎ
    회피만땅 제자신 칭찬한적도 많다는 ㅎ
    재테크도 타이밍땜에 다 일장일단 있더라구요
    지나고보니 ~~

  • 10. 성격
    '24.5.6 1:17 PM (223.39.xxx.133)

    저는 극F인데
    딸이 극T예요

    저도 딸의 성격이 부럽더라구요
    저처럼 화도 없고 오두방정도 없고..
    근데 그런 딸이 저를 넘 좋아해주고 이해해주더라고요
    엄마는 따뜻하고 밝다고.

    원글님의 여림이 남편과 아들에겐
    여성스럽고 보호해주고픈 사람, 해줄수있어 기쁨인 대상일거예요
    그들에겐 없는 섬세함 공감력 상상력이 있을 수 있고요

    나의 장점 남에겐 없는 나만의 매력도 찾아보세요

  • 11. 인ㅎㅎ
    '24.5.6 1:18 PM (61.254.xxx.88)

    미루지않은게 다조은건아니에요
    치과야 그렇지만
    관계나 정서적인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것도 있는데
    그런 류의 사람들은 모든 일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 하는게 꼭 언제나 답이 아닐수 있거든요. 오히려 일을 피곤하게 만들기도하고.... 님에게도 장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는 거에요^^

  • 12. ...
    '24.5.6 1:57 PM (61.253.xxx.240)

    저도 원글님 같아서 반대편을 부러워해요
    직면하는 성격

  • 13. 기질
    '24.5.6 2:29 PM (114.200.xxx.104)

    기질이나 성격도 유전이죠
    그걸 환경으로 희석하는 거구요
    저도 아버지는 직면형
    어머니는 회피형인데 자식들 반반이 무려받았어요
    아버지 닮은 자식들은 씩씩하게 부딪히며 용감하게 문제해결과 성장을 추구하며 살고 있고 어머니 닮은 자식들은 회피하다 문제를 더 크게 만들며 힘들게 살고 있어요
    작은 문제일 때 해결방법 알려줘도 소용 없더라구요
    이제는 최소한의 왕래만 하며 삽니다

  • 14. 저도
    '24.5.6 8:02 PM (115.92.xxx.24)

    깜짝깜짝 잘 놀라긴 하는데
    전 회피형은 아니예요
    그래도 남편분 잘 만나고 아들도 잘 크니 다행이네요
    앞으로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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