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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울 할매 이야기 .... 반전편

손녀딸 조회수 : 5,291
작성일 : 2024-05-04 22:21:33

울 할매 이야기를 3편으로 끝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댓글에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이 있어서

성실하게 답변을 해드려야 궁금증이 풀리실 것 같아

다시 또 반전 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친정엄마 돌아가시고

외삼촌이랑 제 형제들이랑 이야기 하다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제가 어릴 때 외삼촌이 집에 놀러 와서 보면 어린데도 집안일이며 동생들도 잘 돌보고

너무 잘하는데 누나인 제 엄마가 칭찬 한 번을 안 하시더래요

그래서 왜 저렇게 잘하는데 칭찬을 안 해 주냐고 물어 보셨대요

 

그랬더니 엄마가 그러시기를

잘하는 것은 맞는데 칭찬을 하면 기고만장 해질 것이고

그러면 다른 형제들 기죽을까 봐 칭찬을 안 하시는 거라고 .....

 

그래서 저는 칭찬이 너무 고프고 사랑이 너무 고파서

무엇이든 다 잘 할려고 일을 찾아서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국민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이른 봄에는 소쿠리들고 나물뜯고

한 겨울에 얼음깨고 빨래하고

9살 때 밥을 한 것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어요

무슨 일로 엄마가 늦게 오셨는데 단지 칭찬이 듣고 싶어서

 

이러한 상황들은 어릴 때부터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날까지

바뀌지 않더라구요

반에서 일등을 해도 칭찬은 커녕 전교등수 따지면 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성적이 내려가면 탓은 몇 배 ....

니가 사다 준 생일케이크 너무 달아서 못 먹겠다

니가 사다 준 젓갈 너무 진해서 못 먹겠다

교사라면서 옷도 백화점가서 좋은 거 사 입어라

(이때는 막내 동생 학비도 제가 일부 부담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

맨날 청바지에 띠 쪼가리만 걸치고 다니지 마라

신랑도 없으면서 친정에 돈을 너무 안 쓴다

( 생신, 어머이날, 명절 다 챙겨가며 살아도 ㅠ ㅜ)

니 아들한테 돈 너무 쓰지마라 남의 자식아니냐

기타 등등

 

늘 만나면 이거 잘못했다 저거 잘못했다

정말 의지하고픈 친정엄마한테 평생을 지적질만 당하다 보니

그냥 할매가 자주 하시던 울강세이(우리 강아지)가 그랬나 하시며 엉덩이 두드려주시던

그런 일들이 너무 좋고 소중했었던가 봐요

유일하게 우리 집에서 저에게 칭찬을 해주셨으니까요

 

 

할머니 대소변 수발도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저 대학 다닐 때 집안 형편이 안 좋아져서

여차하면 제가 휴학하거나 그만 두어야 될 상황이다보니

1학년 여름방학을 제외하고는

방학만 시작하면 알바 할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공장, 백화점, 개인의원, 대학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

그래서 3학년때 대학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간병인 할 수 있겠느냐고

수간호사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중풍환자 대소변 수발을 들며 등록금을 벌어야 했습니다.

그때는 워낙 앞 뒤 돌아볼 겨를이 없을 만큼 절박한 시기여서 힘든 줄도 몰랐어요

그러니 할머니 수발쯤은 그냥 .......

 

알바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렇게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일 한 덕분에

제 첫 등록금만 부모님이 주셨고

나머지는 전부 다 제 손으로 마련하고 장학금도 받고 졸업했기에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대견해서 수고 많이 했다고 스스로를 다독다독 해봅니다.

 

또 궁금증을 가지실 것 같아요

우리 엄마가 왜 저한테 저러셨는지

저는 엄마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가 있어서 심리상담도 받고

아직도 해결 못한 부분이 있어 썰을 풀자면 이야기가 좀 길어질 것 같아요

혹시나 또 기다려 주신다면 다음편에 ...

 

IP : 121.182.xxx.20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5.4 10:25 PM (39.115.xxx.236)

    아휴.. 올리비아 핫세 닮으신 미인 어머니께서 왜 따님에겐 자상한 엄마가 안되셨을까요.
    친척들, 동생들까지 그렇게 챙기셨던 분이…

  • 2. 34vitnara78
    '24.5.4 10:30 PM (125.129.xxx.3)

    윗분님 원글자가 그분이 아닌 것 같아요 그분은 어머니도 계시고 부잣집

  • 3. 마나님
    '24.5.4 10:38 PM (175.119.xxx.159)

    계속 글 올려주세요
    다음편이 또 기다려집니다~^.^
    덕분에 가슴따뜻한 할매와 손녀의 사랑 얘기 잘 읽었습니다

  • 4. 첫댓글님
    '24.5.4 10:48 PM (211.206.xxx.191)

    그분은 잠옷님이세요.^^

    원글님 참 잘 살아 오셨어요.
    할머니가 계서서 그래도 의지가 되었죠.

  • 5. 이상하네
    '24.5.4 10:50 PM (175.213.xxx.18)

    윗분님 원글자가 그분이 아닌 것 같아요 그분은 어머니도 계시고 부잣집 222222222

  • 6.
    '24.5.4 10:59 PM (218.38.xxx.252)

    맞아요. 이분은 할매시리즈 하는 다른분임. 딱 문체가 달라서 저는 쉽게 구분하겠어요...

  • 7. 모모
    '24.5.4 11:08 PM (219.251.xxx.104)

    어린날의 원글님이
    안타깝고 애처로워
    글을 안남길수가 없네요
    어머니를 용서하시고
    이제 행복해지세요
    그어머니도 어리석고
    지혜롭지못해서 보석같은 딸을
    몰라봤네요

  • 8. 원글
    '24.5.4 11:08 PM (121.182.xxx.203)

    같은 시기에 비슷한 주제로 한 이야기라서 그러신 것 같아요
    제가 좀 천천히 와야겠습니다

  • 9. ...
    '24.5.4 11:15 PM (39.115.xxx.236)

    앗 아닙니다 원글님
    제가 게시판 들락날락하다 옛날이야기 올려주시는 분이 같은 분인줄 착각을 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잘 읽고있으니 자주 올려주시와요~~ (착각한 주제에 잘 읽고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당)

  • 10. 윗님
    '24.5.4 11:16 PM (121.182.xxx.203)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죄송합니다.
    전혀 신경쓰시지 마셔요

  • 11. 쓸개코
    '24.5.4 11:26 PM (118.33.xxx.220)

    원글님 정말 젖먹던 힘까지 모두 태워 열심히 젊은 날을 사셨네요.
    그렇게 원글님 존재를 알아주신 할머니시니.. 원글님께 특별할 수 밖에요.
    제 철없던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대견함 그 이상이에요. 자신에게 칭찬 아끼지 말고 해주세요.

  • 12. .......
    '24.5.4 11:37 PM (211.49.xxx.97)

    그래도 좋은 할머니 계셨네요.저도 부모님누구도 칭찬한마디 안해주었고 외할머니는 정이없기가 말도 못할정도로 냉랭한양반이라 우릴 손주취급도 안해주었죠.명절에 용돈 한번 받아본적도 없고..바로옆 아파트 살아도 궁금하지도 찾아가지도 않습니다.6살에 엄마한테 혼나 울고 있었는데 마침 집에오신 할머니가 보시더니 저를 더 혼내는거에요.애가 뭘 얼마나 잘못했겠어요 그럴수도 있겠지하고 이해해주지 울엄마도 할머니도 진짜 싫어요.집안에 그런 어른하나없으니 참...

  • 13. 원글
    '24.5.4 11:40 PM (121.182.xxx.203)

    윗님
    제가 다 속상하네요
    6살 꼬맹이가 잘못을 했다고 한들 뭐 그리 큰일이라고 다들 혼내기 바쁜지 참

  • 14. 앞 글이 궁금해서
    '24.5.5 12:07 AM (211.234.xxx.186)

    찾아봐야겠네요

    저도 칭찬에 인색한 내편 아닌 엄마가 있죠

    어릴 때 외할머니는 말로는 감싸주시는 척,
    매 앞에 나를 밀고,
    강새이라고 부르던 친할머니는 더 때려라 그러면서 슬그머니 본인 뒤로 숨기셨는데~
    엄마들은 왜 그럴까요

  • 15. 정뗀다고
    '24.5.5 12:09 AM (121.166.xxx.230)

    엄마가 일찍돌아가실거 예견하셨나보네요
    정떼시려고 그러셨을거예요
    엄마한테 너무미련갖지말고
    그리워하지말고
    너인생잘살아라고

  • 16. 정말
    '24.5.5 1:48 AM (125.178.xxx.170)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대단하십니다.
    엄마가 그리 칭찬을 안 하고 타박만 하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서운했을지.
    그 가운데 할머님이 그리 칭찬하시고
    사랑스러워 해주셨으니
    얼마나 좋았을지 가늠이 됩니다.

    글 또 써주세요. ㅎ

  • 17. ㅇㅇ
    '24.5.5 8:22 AM (211.207.xxx.223)

    와..원글님 칭찬드리고 싶어요..
    정말 한 인간으로써 대단하시고 대견하시고 존경스럽네요..
    중환자실 간병인까지 젊은 나이에 하시다니..

    저희 엄마도 늘 누구랑 비교하고 절 깍아내리며 사셨는데 그게 본인의 열등감때문이더군요
    엄마보고 하라면 못 할 일을 딸은 척척 잘 해내니까.. 칭찬은 커면 자꾸 채찍질로 못나게 구셨던거죠

    그래도 원글님은 할머니가 예뻐하셨네요. 저도 좋은 말 좋은 이야기 아이들에게 자주 해줘야겠습니다.

  • 18. ㆍㆍ
    '24.5.5 8:51 AM (211.200.xxx.116)

    애를 낳을 인간성이 안되는 여자들이 애를 낳았을때 자식의 불행이죠
    댓글에도 그런여자가 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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