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지랖은 집에 두고 외출했으면...

ㅡㄷ 조회수 : 994
작성일 : 2024-05-02 21:31:13

그냥 딴 말로 표현하기도 그래서

오지랖 정도로 할께요.

 

오늘 너무 피곤하고 마침 직장 쉬는 날이었는데

눈은 출근시간에 떠져 늦잠은 못자고

눈부신 햇살에 기분 좋게 누워서 간접 일광욕

하며 하루를 시작했네요.

 

밥 챙겨 먹고 누웠다 한숨 자고

오후 서너시쯤이라 곧 해가 지겠구나

더 누워있지 말고 간단히 집안 정리하고

집앞에 일광욕 하며 커피라도 한잔할까

마음만 먹고 뒹굴다 또 한시간도 넘게

깜박 잠들고 깨서는 아...아직 해가 있을 때

나가자 분명 해 지면 후회할거야

후닥닥 챙겨 입고 선크림 듬뿍 바르고

집을 나섰어요.

 

근처 큰 공원은 지금쯤 사람도 붐비겠고

걸어서 20분 거리라 그 시간 아껴서

남은 햇살 여유로이 즐기자 싶어서

집앞 5분 거리 작은 교회 벤취에

앉았다 오려고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에서 급 땡겨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들고 갔죠.

 

주말 빼고는 사람 자체가 없고

작은 벤취 세개가 다인 교회 마당이지만

화단도 이쁘고 새들도 지저귀고

호젓하니 앉아 혼자 생각하다 오기 좋은

곳이거든요.

뭐 교인도 아니면서 왜 가냐 하실 분들

계실까 미리 쓰자면 동네 공원처럼 항상

동네분들 누구라도 환영하는 곳이예요.

 

근데 오늘은 왠 아주머니가 앉아 있던데

그런가보다 마침 다른 벤치에 햇살이

비추어서 너무 좋길래 앉아서

눈감고 따스하고 환한 그 느낌을

막 만끽하려는 순간

'아니 거기 햇빛 비추는데 왜 거길 앉느냐~'

블라블라 옆 벤치 아주머니가 말을 거는 거예요.

 

정확히는 내 일광욕 그것도 눈까지 감고

흐뭇하게 즐기려는데 굳이 왜 말을 거는지...

대답을 안할수도 없고 그냥 좋게

해석해서 자기 기준으론 저리 푹 눌러쓴

본인 모자만큼이나 햇빛은 피해야 하는 존재인데

왜 그걸 일부러 맞고 앉았나 이해도 안가고

뭐 선심 베풀어 자기 옆자리 그늘에 앉으란 건지...

 

일부러 햇살 쬐려고 앉은 자리예요~

그냥 웃으며 답하고 눈 감고 말았네요.

흐음...근데 이미 옆사람이 그것도 타인이

내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침범한 기분이랄까

눈 감고 햇살 쬐는 날 누군가 의식하는 것 자체가

무념무상 좀 즐기고 오려던 내겐 부담

 

많이 바란 것도 아니고 햇살 쬐며

아이스크림 하나 먹을 시간만큼만 

누리고 오고 싶었지만 이미 그러기엔...

할 수 없이 20분 거리 큰 공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네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가기도 그래서

들고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공원 도착

 

거긴 사방에 햇살 쏟아지는 대로

받으며 사람들이 많이들 벤치에 앉아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각자의 방식대로 오후의 여유를 누리더군요.

 

거기선 왜 햇살 비추는 자리에 앉느냐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각자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나도 편하게 스며들었네요.

 

들고 온 아이스크림은 다 녹아 흐물 ㅠㅠ

그래도 몇입 먹을 만큼은 돼서

따스한 햇살 아래 시원달콤한 망중한 맛보고

해질 무렵 집에 와서 집안일 하고

다시 시작될 내일을 위해 일찍 자려고요.

 

굳이 오지랖은 상대가 원치 않을 때는

발휘 않는 게 더 좋을 거란 얘길 하고 싶었나봐요 ㅎ

눈까지 감고 있는 사람에게 왜...

 

IP : 39.7.xxx.1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7112 가끔은 바닥에서 뒹굴뒹굴 쉬는거 좋아요 1 00 2024/06/08 1,171
    1597111 한소희 응원합니다 16 ….. 2024/06/08 7,515
    1597110 낼 결홈식 가야하는데 ㅜㅜ 6 .,? 2024/06/08 2,930
    1597109 사주쟁이의 장래희망 3 김밥이 2024/06/08 2,020
    1597108 옛날에는 혈액형 유행하더니 이제 mbti 유행인 거 같아요 6 ... 2024/06/08 1,384
    1597107 푸바오는 12일에 공개라는 소리가 있군요 2 ㅁㅁ 2024/06/08 1,345
    1597106 청소년 마약 많이 퍼졌어요 10대 부모님 예의주시 8 2024/06/08 5,164
    1597105 묵시적 갱신상태인데요.선택 좀 봐주세요. 3 . . 2024/06/08 1,226
    1597104 영화원더랜드 봤어요 4 joy 2024/06/08 3,137
    1597103 자동차 틴팅(선팅) 반사필름 하신분들 어떠세요? ... 2024/06/08 323
    1597102 하몽, 로꼴라,식빵있어요~ 13 샌뒤치 2024/06/08 2,116
    1597101 얼굴 좌우 처짐 정도가 비슷하신가요? 4 님들은 2024/06/08 1,476
    1597100 Mbti 같은 사람끼리 친해지는 거 같아요 9 ㅇㅇ 2024/06/08 2,056
    1597099 드라마 졸업은 썸탈때까지만 좋았네요 12 졸업 2024/06/08 4,595
    1597098 저녁에 김치찜을 해먹었어요(feat.비@고 묵은지) 7 설거지 2024/06/08 2,039
    1597097 S24 자급제폰 얼마정도 하나요? 6 라라 2024/06/08 2,469
    1597096 벌써 며칠째 소음 1 시끄러 2024/06/08 838
    1597095 초당옥수수 vs 찰옥수수 8 . . 2024/06/08 2,618
    1597094 지금 대문글에 있던 4 .... 2024/06/08 1,554
    1597093 책임을 묻다 - 세월호 참사 10년 2 ../.. 2024/06/08 549
    1597092 내일아침 메뉴 ㅡㅡ 4 ㅇㅇ 2024/06/08 2,536
    1597091 쌀 보관 어떻게 하세요? 25 ㆍㆍ 2024/06/08 3,564
    1597090 내일부터 도배해요 7 ㅡㅡ 2024/06/08 1,723
    1597089 남성 중절모는 오프라인 어디서 살 수 있나요? 해피엔딩1 2024/06/08 299
    1597088 제습기 추천 부탁드려요. 8 ㅁㅁ 2024/06/08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