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지랖은 집에 두고 외출했으면...

ㅡㄷ 조회수 : 1,039
작성일 : 2024-05-02 21:31:13

그냥 딴 말로 표현하기도 그래서

오지랖 정도로 할께요.

 

오늘 너무 피곤하고 마침 직장 쉬는 날이었는데

눈은 출근시간에 떠져 늦잠은 못자고

눈부신 햇살에 기분 좋게 누워서 간접 일광욕

하며 하루를 시작했네요.

 

밥 챙겨 먹고 누웠다 한숨 자고

오후 서너시쯤이라 곧 해가 지겠구나

더 누워있지 말고 간단히 집안 정리하고

집앞에 일광욕 하며 커피라도 한잔할까

마음만 먹고 뒹굴다 또 한시간도 넘게

깜박 잠들고 깨서는 아...아직 해가 있을 때

나가자 분명 해 지면 후회할거야

후닥닥 챙겨 입고 선크림 듬뿍 바르고

집을 나섰어요.

 

근처 큰 공원은 지금쯤 사람도 붐비겠고

걸어서 20분 거리라 그 시간 아껴서

남은 햇살 여유로이 즐기자 싶어서

집앞 5분 거리 작은 교회 벤취에

앉았다 오려고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에서 급 땡겨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들고 갔죠.

 

주말 빼고는 사람 자체가 없고

작은 벤취 세개가 다인 교회 마당이지만

화단도 이쁘고 새들도 지저귀고

호젓하니 앉아 혼자 생각하다 오기 좋은

곳이거든요.

뭐 교인도 아니면서 왜 가냐 하실 분들

계실까 미리 쓰자면 동네 공원처럼 항상

동네분들 누구라도 환영하는 곳이예요.

 

근데 오늘은 왠 아주머니가 앉아 있던데

그런가보다 마침 다른 벤치에 햇살이

비추어서 너무 좋길래 앉아서

눈감고 따스하고 환한 그 느낌을

막 만끽하려는 순간

'아니 거기 햇빛 비추는데 왜 거길 앉느냐~'

블라블라 옆 벤치 아주머니가 말을 거는 거예요.

 

정확히는 내 일광욕 그것도 눈까지 감고

흐뭇하게 즐기려는데 굳이 왜 말을 거는지...

대답을 안할수도 없고 그냥 좋게

해석해서 자기 기준으론 저리 푹 눌러쓴

본인 모자만큼이나 햇빛은 피해야 하는 존재인데

왜 그걸 일부러 맞고 앉았나 이해도 안가고

뭐 선심 베풀어 자기 옆자리 그늘에 앉으란 건지...

 

일부러 햇살 쬐려고 앉은 자리예요~

그냥 웃으며 답하고 눈 감고 말았네요.

흐음...근데 이미 옆사람이 그것도 타인이

내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침범한 기분이랄까

눈 감고 햇살 쬐는 날 누군가 의식하는 것 자체가

무념무상 좀 즐기고 오려던 내겐 부담

 

많이 바란 것도 아니고 햇살 쬐며

아이스크림 하나 먹을 시간만큼만 

누리고 오고 싶었지만 이미 그러기엔...

할 수 없이 20분 거리 큰 공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네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가기도 그래서

들고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공원 도착

 

거긴 사방에 햇살 쏟아지는 대로

받으며 사람들이 많이들 벤치에 앉아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각자의 방식대로 오후의 여유를 누리더군요.

 

거기선 왜 햇살 비추는 자리에 앉느냐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각자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나도 편하게 스며들었네요.

 

들고 온 아이스크림은 다 녹아 흐물 ㅠㅠ

그래도 몇입 먹을 만큼은 돼서

따스한 햇살 아래 시원달콤한 망중한 맛보고

해질 무렵 집에 와서 집안일 하고

다시 시작될 내일을 위해 일찍 자려고요.

 

굳이 오지랖은 상대가 원치 않을 때는

발휘 않는 게 더 좋을 거란 얘길 하고 싶었나봐요 ㅎ

눈까지 감고 있는 사람에게 왜...

 

IP : 39.7.xxx.1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9591 피식쇼 나오는 연옌들이요 교포 말고 다들 영어를 왤케 잘하죠? 14 ..... 2024/05/05 5,561
    1579590 선재 6회 미방 떴어요. 6 선재 2024/05/05 1,939
    1579589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 1 어이상실 2024/05/05 733
    1579588 82 아이디 옆 레벨이랑 포인트는 뭐에요? 2 123 2024/05/05 567
    1579587 댓글감사 23 ㅇㅇ 2024/05/05 4,117
    1579586 날개없는 선풍기 어떤가요? 7 . . 2024/05/05 2,505
    1579585 정규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11 .. 2024/05/05 2,400
    1579584 냉동치킨 어디것이 맛있어요? 4 2024/05/05 1,295
    1579583 기타리스트 김도균씨 젊을적 참 이쁘고 귀여웠네요 10 .. 2024/05/05 2,863
    1579582 필리핀 세부 다녀온 후기 씁니다. 22 .. 2024/05/05 7,677
    1579581 어제 친구네 농막 간다는 사람이에요. 20 요거트 2024/05/05 8,903
    1579580 부추랑 미나리 같이넣고 전 하면 이상할까요? 9 ㅇㅇ 2024/05/05 2,112
    1579579 만 46살 싱글이가 이렇게 먹는거 한심하나요? 25 ㅇㅇ 2024/05/05 8,197
    1579578 그알 보고 공황발작이 왔어요. 23 .. 2024/05/05 24,686
    1579577 남편과 외출이 싫은... 8 2024/05/05 4,064
    1579576 모이사나이트 사프롱vs 육프롱 10 포뇨 2024/05/05 1,781
    1579575 요 몇년간 남편몰래 16 2024/05/05 7,262
    1579574 부추전에 계란 넣나요~~? 액젓도요? 25 궁금 2024/05/05 2,930
    1579573 보험설계사가 다른보험회사거까지 조회가능한가요? 6 2024/05/05 2,224
    1579572 배달치킨 중에 뭐가 젤 맛있나요? 20 치킨 2024/05/05 3,791
    1579571 생일때 4 익명 2024/05/05 704
    1579570 방금 빗속에서 지갑을 잃었는데 10 2024/05/05 4,541
    1579569 커뮤니티 훌륭한 신축 아파트로 이사온 후기(feat. 전세) 61 .. 2024/05/05 26,334
    1579568 타투펜 지속력 좋은펜 있나요? 눈썹 2024/05/05 471
    1579567 로봇청소기...살까요??? 25 흠흠 2024/05/05 3,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