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강아지 목줄 트라우마 극복했나봐요

.. 조회수 : 1,083
작성일 : 2024-05-01 23:42:08

우리 강아지가

생후 4개월쯤부터 목줄에 묶여

실외에서 8개월을 살았어요

 

헬리콥터 꼬리를 팔랑팔랑 돌리며

발글방글 웃는 명랑한 아기 강아지를

이 동네에서 흔한

목줄과 쇠사슬 줄에 묶어

집지키는 강아지를 만들었어요

 

이 녀석 견주가 당시 지어준 이름이

똘이...

이름처럼 똘똘하고 참 귀여운 아기 강아지는

목줄에 묶여 무럭무럭 자랐는데

크면서 얼굴에서 그 예쁜 웃음이 사라졌어요

시무룩하고 굳은 얼굴에 화를 내고

동네 아줌마인 내 손도 할퀴고

목줄이 아프니 뒷걸음치며

목줄을 쭉쭉 땡기며 반항도 하고

말을 잘 듣고 놀다가도 가버리고

 

전주인에게서 강아지를 사서 데려와

제일 처음 한 게

펫샵에 데려가

빨간색 목줄 한 개와 하네스.

그리고 낭창한 개줄을 샀어요.

하네스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목이 해방되고 무척 편하고 자유롭고 행복해 하더군요

 

처음 실내생활 적응기간에

잠깐씩 목줄에 묶어두었는데

정말 극렬하게 반항했어요

빨리 목줄 풀라고 울고불고

개줄을 잘근잘근 씹을 지경이었죠

 

하네스를 하면서부터

목줄을 절대 안 하려 하고요

 

문제는 한창 활발한 1살짜리 강아지라

산책 때 보면 .... 천방지축 망나니가 따로 없었어요

그렇게 2살 ... 또 3살이 되었네요

 

긴다리가 껑충하지만 몸집이 작은

우리 강아지 키를 넘긴 4월의 풀숲 ㅠㅠ

이 녀석 이맘 때 그 풀숲을 

고라니처럼 뛰어 들어가 펄펄 날아다니는 걸

아주 미치게 좋아해요

문제는 지금 뱀이 많은 시기고요 

물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얘는 뱀을 무서워 하지도 않고

개구리도 좋아해서

키큰 풀숲에서 뱀이랑 개구리를 찾아다녀요

 

그래서 최근에 궁여지책으로

하네스 몸통 쪽을 좀 조였어요

도무지 통제가 안되서요

풀숲에 뛰어들어가면

얼른 힘으로 땡겨 꺼내야 하거든요

몇일을 그리 했더니

지난 주 일요일 

하네스 조였던 몸통 양쪽이 아프다 하더군요

첨엔 큰병인가 걱정했는데 (글도 올려 묻고)

아침 산책하고 응가하고 밥 한대접 뚝딱하고..자길래

전 알바 땜에 일단 나가고

저녁에 왔더니 멀쩡히 마중 나오고 아파하지 않고

야밤 산책 신나게 하시고 응가하고

고봉밥 드시고 자더라고요...

 

한 이틀 생각해보고

강아지에게 목줄을 내밀었어요

 

평소처럼

산책 가기전 채비할 때

"머리~" 하면

무척 망설이다가 다가와

머리를 하네스에 쏙 넣는데

목줄을 들고 "머리~" 했더니

망설임없이 얼른 오네요

 

하네스 대신 목줄로 산책한 지 이틀 째

 

하아~
산책을 차분하게 잘 하네요 ㅎㅎ

목줄을 땡기면 아프지만

자기가 조절을 잘 하면 아프지않은 걸 아니까

통제도 잘 되고 ... 개줄을 씹으면서 하던

극렬한 반항도 없고

순응하고 있어요

 

물론 이러다 호시탐탐 풀숲에 휙 날아서 들어가는데

한 두어번은 봐줍니다. 꺼내기도 쉬워졌으니까요.

오늘도 풀숲에서 날아다니며 무척 행복해 해요

대신 방역과 빚질과 씻기는 철저히 ㅠㅠ

 

이렇게

우리 강아지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어요

2년간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더니 마음도 많이  자랐네요 ㅎㅎ

 

내눈엔 아직 4개월 아기 강아지로 보이는

우리 강아지야!

 

고맙다~

사랑해!

 

 

IP : 121.163.xxx.1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1 11:48 PM (175.124.xxx.116) - 삭제된댓글

    아~~너무 행복하고 예쁜 글이에요.
    오래오래 강아지랑 행복하시길~~

  • 2. 무플방지
    '24.5.1 11:55 PM (119.64.xxx.101)

    글도 넘 잘쓰시고 마음도 천사같은 분

  • 3.
    '24.5.2 12:10 AM (121.163.xxx.14)

    무플방지님

    너무 과한 칭찬 댓글인데요 ㅎㅎ
    힘들겠지만 암튼 … 앞으로 그렇게 되야겠네요 ㅎㅎ

  • 4. 짝짝짝
    '24.5.2 12:20 AM (123.214.xxx.132)

    늘 행복하세요^^

  • 5. ...
    '24.5.2 12:58 AM (108.20.xxx.186)

    원글님, 정말 고맙습니다. 작은 생명에게 즐거운 삶을 만들어 주셨어요.

  • 6.
    '24.5.2 12:59 AM (221.138.xxx.139)

    귀여운 고놈
    복받았네요.
    목줄에 묶여 찬바닥 못면하던 곳에 천사같은 엄마가
    나타나 구해주고 이리 살뜰히 보살피고 예뻐해주니 참.

  • 7. ^^
    '24.5.2 1:52 AM (113.61.xxx.52)

    눈물이 핑 돌아요! 애기 똑똑하고 기특하고ㅜㅜ 이제 평생엄마 만났으니 사랑만 받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요!
    (줌인줌아웃 방에는 사진 올릴 수 있대요, 집사님ㅎㅎ)

  • 8. 고봉밥
    '24.5.2 7:06 AM (121.128.xxx.105)

    먹는 강아지 보고싶어요. 글이 몽글해서 행복합니다. 감사드려요.

  • 9. ...
    '24.5.2 9:50 AM (211.217.xxx.169)

    아가 행복하셔요오.

  • 10. ..
    '24.5.2 3:46 PM (61.254.xxx.115)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복받으세요 똘이야 건강해라~~^^

  • 11. ..
    '24.5.2 3:47 PM (61.254.xxx.115)

    줌인줌아웃에 사진도 부탁드릴수 있을까요?똘이얼굴 궁금하네요

  • 12.
    '24.5.2 9:56 PM (121.163.xxx.14)

    똘이는 저에게 와서
    민이가 되었어요 ㅋㅋ
    전에 옷사주면 화내는 강아지 그 애…
    이미 줌 게시판에 있어서요..;;

  • 13. ..
    '24.5.3 6:23 PM (61.254.xxx.115)

    아 그 옷입히면 화내는 그아이요? 저 알아요 사진도 봤구요
    민이 얘기 또 올려주세요 사랑받고사니 저도 읽으면서 행복해지는 느낌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5576 민주당 말인데요. 10 정치 10:58:36 641
1595575 원주 치과 추천부탁드립니다, 군대간 아들 사랑니쪽 통증 5 원주치과 10:57:27 259
1595574 부의 양극화보다 연애 양극화가 더 심해요. 15 audi 10:54:52 1,997
1595573 40대인데 결혼하고 애 안낳았다고하면 어떤 생각드세요? 19 .... 10:54:44 1,925
1595572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하면?? 24 .. 10:44:14 1,166
1595571 보험 보상 지급이 안된다네요.. 13 보험 10:43:12 2,066
1595570 국간장 구입한거에 골마지가 생기는거. 12 유윤 10:42:07 504
1595569 "태어나는 아이 중 절반은 고소득층 자녀" 25 ... 10:39:46 2,672
1595568 코디좀 봐주세요!! 8 ㄹㅎㅎ 10:39:28 740
1595567 오늘의 버리기 4 10:39:10 821
1595566 아무도 안만나고 사는게 제일 편하고 좋은분있나요? 24 Aa 10:38:45 2,973
1595565 라인 결국 뺏겼나요? 7 .. 10:33:00 1,621
1595564 땡겨요 파리바게뜨 반값입니다 9 ㅇㅇ 10:32:31 2,341
1595563 의대 증원 한다니 기껏 한단 소리가 8 의대 10:31:18 1,258
1595562 이제 반팔 입으시나요? 5 옷을 10:25:05 1,227
1595561 살면서 욕조 없애는 공사 해보신분? 7 참나 10:25:01 960
1595560 살이 왜 안빠질까요.. 나잇살이 무시못하나요. 22 ........ 10:22:45 2,528
1595559 딸아이와 강릉 여행 5 강릉 10:22:18 982
1595558 나혼산 썬크림 배우 따라서 부침개 해먹을라구요 8 기대 10:21:27 1,809
1595557 강형욱 어디서 떠서 독보적인 개통령자리까지 온거죠? 37 수요일 10:20:19 3,870
1595556 나무진액 묻은거 세탁 어떻게 해야하나요??ㅜㅜ 1234 10:14:50 137
1595555 음식에 거의 간 안하는 사람이 자꾸 반찬주고 음식 싸와서 미치겠.. 37 ... 10:14:15 3,486
1595554 개밥그릇 깨끗히 안닦았다고, 핥아닦으라고 8 10:13:22 1,750
1595553 성형외과갈때도 신분증 가지고 가야하나요? 3 ㅇㅇ 10:10:54 679
1595552 손원평 아몬드 읽어보신 분 3 ㅇㅇ 10:10:10 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