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가나 헬쓰(다른 세련된 단어가 있을 것 같긴 한데)보다 단월드가 더 좋았어요.
그래서 드디어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던 게 어느 방에서 절을 하라는 거예요. 절운동이 좋은데 (절이라고 그랬던가, 절운동이라고 그랬던가) 이걸 집에서 자꾸 하면 귀신을 부른대나 나쁜 기가 집에 고인댔나.
그러면서 여기는 괜찮으니까 운동 끝난 후에 절을 하면서 나쁜 기를 다 쏟아놓고 가래요.
그래서 제가 여기가 종교단체냐고 물었더니 절대 아니래요. 기가 어쩌고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리고도 그 운동이 좋아서 단식원 같은 데에 들어가는 것도 예약했어요.
그런데 저에게 결정적인 일이 있었는데요.
저는 남들 앞에서 지나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우는 게 싫습니다.
그런데 그날 운동을 마치고 불을 어둡게 하고 음악을 틀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래요.
그러면서 진행자가 마이크를 들고 계속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 제가 눈물을 흘렸어요.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저는 울거나 감정해소를 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 운동, 특히 기와 관련된 그런 운동을 하러 온 거였거든요.
그때 진행자가 저를 보았는지
"눈물이 흐릅니다. 마음껏 우셔도 됩니다. 남편에게 속상했던 것, 시어머니에게 속상했던 것, 자식에게 속상했던 것 다 쏟아버리세요."
이런 식으로요.
그날 운동 끝나고 저는 바로 환불 신청하고 그만 뒀어요. 당신들에게 내 감정을 맡긴 적이 없는데 운동 후에 조명과 음악과 멘트로 감정 자극하는 건 프로그램에 없는 거다. 이건 불쾌하다. 환불해달라고 했어요.
나오면서 여기 사이비종교인가 뭔가 잠시 생각하고 잊어버렸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서 생각이 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