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의 싸움이 시작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문제가 있었습니다 . 아빠의 사기성을 결혼 후에 알게된건데요 , 학력 과 직업이 거짓 이었습니다 . 이미 저를 갖게된 엄마는 외할머니의 도움으로 아빠에게 공장을 차려 주었지만 그럼에도 사기를 쳐서 할머니가 큰 돈을 물어줘야 했었고 , 외삼촌의 도움으로 회사에도 입사 시켜줬지만 회사차량으로 사고를 내고 도망갔습니다 . 그 일도 외삼촌이 해결해야 했고, 겨우 찾아냈더니 운전면허도 없었고 군미필자였습니다 . 엄마는 결국 도망치다시피 이혼은 하지 않은채로 저를 낳자마자 데리고 나와 살며 혼자 저를 키우셨습니다 .
아빠는 몇년 뒤 다른여자를 만나 아들을 낳았습니다 .
엄마는 구멍가게를 열어두고 학원운영에 서점에 최근에는 요양보호사까지 여러가지 일을 하시며 엄마 가족과 지인들에게 아빠가 진 빚들을 제가 중학생이 될때까지 모두 갚으시고, 엄마 혼자 힘으로 아파트도 마련했고 저를 키우고 유학도 보내주셨습니다.
아빠는 저희를 단 한번도 찾은적이 없고 , 저는 엄마가 혼자 일이 많아 너무 힘든 것 같아서 엄마와 제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아빠의 도움이라고 생각해, 엄마몰래 아빠의 주소지를 들고 초등학교때 지방으로 아빠를 찾아간적이 있습니다 . 그때 다른여자와 살고 있는것을 보았고 , 고 3 때 한번 더 찾았지만 , 거절 당했습니다 . 할만큼 다 해봤고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 성인이 된 후에는 아빠를 잊고 원망도 버리고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
엄마도 잊고 지내고 있었죠 . 다만 , 엄마 입장에서는 오래전에 그 상대여성이 반협박을 해오기도 해서 얄밉기도 했고, 저를 생각해 이혼은 하지 못 했 다고 합니다 . 결과적으로 후회가 있더라도 그 마음은 모두 이해 합니다.
그리고 몇년전 새아파트를 분양받으셨고 , 이혼상태가 아니었기에 아빠의 서류가 필요해 몇십년만에 아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 새아파트 분양이라는 말에 아빠는 또 악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 그의 아들또한 엄마가 똑똑하고 성실한 분이라고 들었다며 본인도 엄마의 자식으로 되어있으니 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현기증이 났습니다...
엄마는 아빠에게 이제라도 서로 자유롭도록 합의 이혼을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 결국 이혼소송을 진행 했습니다 . 소송 중 아빠는 엄마의 재산과 아파트를 요구했고 당연히 받아 들여지지 않아 아빠는 패소했고 , 그 와중에 엄마는 큰병이 발병 하셔서 수술과 항암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그렇게 이혼은 마무리 되나 싶었는데 , 아빠는 항소를 하였습니다 . 당연히 기각되었고 , 아빠에게 위자료와 소송비용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 판결문이 나왔습니다 . 판결문이 나오고 저는 엄마에게 내용전달을 하고 위자료나 소송비용을 받을거라는 기대도 접고 이제 마음을 편안하게 갖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 엄마는 병세가 악화되어 기력도 없이 저와함께 병원에 계시고 , 아무런 사정도 모르는 아빠와 함께사는 여자는 본인이 아프다며 아무때고 문자나 전화로 법대로 해보라며 비아냥거리며 욕설을 합니다 .
저는 더는 참을수가 없어 , 채무자가 된 아빠를 상대로 강제집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전자소송으로 재산명시신청부터 압류과정으로 가기까지 절차를 진행 중 입니다 . 물론 예상대로 아무런 재산도 보이지 않고 직업 또한 없습니다 . 주소지조차 실거주지와 다릅니다 .
여전히 도망자로 그동안 얼마나 또 많은 죄로 남들에게 피해를 주며 살아 왔는지가 보여집니다 .
엄마는 그래도 저의 아빠이니 아빠에 대해선 나쁜말도 좋은말도 일절 말 한적이 없습니다. 제가 아빠를 알고 실망하여 슬퍼하고 미워하며 사는걸 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마주한 아빠의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람같지가 않습니다 . 엄마가 저를 데리고 나와 살았다는게 너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위의 오래전 이야기 또한 재판과정에서 서류로 알게된 사실입니다.)
엄마는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는 정신 차렸을거라는 기대에 단 한번만이라도 아빠가 아빠노릇을 하는걸 보고싶었다고 하셨는데 , 오히려 더욱더 악랄해졌고 너무 큰 실망과 상처를 받았습니다 .
제가 그렇게 나쁜가요 ? 아빠를 상대로 강제집행을 하고 압류를 하는것이 ? 저는 엄마처럼 그렇게 피해를 보면서도 다 참을 수가 없어요 . 가장 큰 목적은 우리도 가만히만 있지는 않는다 . 화가나면 싸울 줄 안다는것 . 이렇게라도 압박을 해서 괴로움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합니다 .
그래도 저의 아빠라는 이유로 빚쟁이 딸이 되는걸 막고자 그렇게 열심히 돈을 갚아오신분 이다보니 엄마는 제가 이런 싸움을 하는걸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지금 엄마는 소통이 어려운 컨디션입니다 . 교수님 소견에 예상되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법적인 모든 권한은 저에게 미리 넘겨두셨습니다 .
알베르카뮈가 그래요. 세상은 부조리하다고, 그러나 자살로 포기하지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반항하며 싸워가야 한다고. 엄마처럼 저도 책이 숨을 쉬게 해주는 것 같아요.
너무 울어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