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우연히 만난 강아지

.. 조회수 : 2,507
작성일 : 2024-04-23 21:23:06

오늘 ...

산에 너무 가고 싶어서 길을 나섰다

......

산 아래까지 겨우겨우 걸어갔다

발이랑 다리가 너무 아파서

길가에 주저 앉아서 우울과 슬픔을

억눌렀다

 

산엔 가지도 못 했고

산으로 가는 사람들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마트에 들러

자전거길로 천천히 걸어 돌아오는 길

저 앞에 발랄한듯 참해 보이는

커다란 흰색 강아지와 여성이 내쪽으로 걸어 온다

 

진도 믹스로 보이는 녀석은

몸이 날씬하고 다리가 쭉쭉 긴게

 

우리 집 촌놈 작은 누렁이랑 몸이 똑 닮았고

입이 길고 초롱한 눈빛마저 영락없다

 

오가는 길

잠시 스쳐지나는데

왜 기시감이 들까?

 

한참을 지나쳐 뒤돌아 보니

이 녀석이 가지 못하고

미련이 가득한 듯 자꾸 뒤돌아 보고 

걸음이 느리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로 다가 가보니

원래 낯가림을 한다는데

나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

 

옆동네 산다는 주인에게 물어보니

녀석이 이 메타세콰이어 길을 좋아한단다

보니까 공원에 다녀온 듯 하다

우리 강아지랑 집 앞 공원산책 때

한번도 못 본 뉴페 강아지다 (좀 큰 개다)

 

나도 우리 강아지 애기를 하고

사진도 보여주고

이제 가려나 했는데

이 녀석이 나에게 다가 오더니

두발로 껑충 뛰어 올라

키작은 내 얼굴 바로 아래 얼굴을 맞댄다

순둥한 얼굴과 눈망울에

부드러운 두 앞발의 터치

 

견주는 심히 당황했는데

나는

우울했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고

순간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원래 이러는 애가 아니라는데

 

내가 우리 강아지의 페로몬을

바지에 묻히고 다녀서 그런가 했는데

얘나 우리집 얘나

둘 다 숫놈이고 ...

(우리 강쥐는 암컷보다 숫놈 형들과 친한 상남자!)

 

아까 느낀 기시감은 ...

내가 어릴 때 키우던 다리짧은

몇번의 "재롱이"들의 그것??

 

아무튼 모르겠다

 

그냥 언제인지 어디선가

나를 아는 강아지를

만난 느낌이 든다

 

안녕! 잘가~

만약 또 만난다면

우리집 작은 누렁이랑 같이 놀자 ~

 

 

 

IP : 121.163.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4.23 9:25 PM (59.17.xxx.179)

    왤케 다리가 아프세요...
    얼른 나으시길...

  • 2. ㅡㅡ
    '24.4.23 9:27 PM (1.236.xxx.203) - 삭제된댓글

    강아지언니왔다~
    어째 우울하실꼬.. ㅠ
    기운내세요
    응원합니다

  • 3. Oo
    '24.4.23 9:52 PM (182.209.xxx.113)

    안녕 베일리 영화 한번 봐 보세요.
    정말 예전 그 애기가 오랫만에 님 보고 무지 반가웠을 수 있어요.

  • 4. ㅇㅇㅇ
    '24.4.23 10:56 PM (180.70.xxx.131)

    고정닉 안 쓰시려면
    오늘처럼 제목에다 강아지 꼭...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옛날에 강쥐사람 총무까지 하는 바람에
    그 냄새가 배어서인지 오다가다 강쥐들이 저만 보면
    좋아 죽을라고 해요.. 견주도 이런 애가 아닌데...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7031 배가 엉덩이보다 볼록하면 19 ㅠㅠ 2024/04/24 3,989
1577030 대기업 여성임원이 거의 없는 이유가 뭔가요? 28 ........ 2024/04/24 3,608
1577029 국민 무시 미신 연못 만들어 1 연못 2024/04/24 1,450
1577028 대기업 임원이신 분 계신가요. 12 ... 2024/04/24 3,360
1577027 비행물체 (남편이 보여준 동영상) 9 외계인 2024/04/24 2,386
1577026 디자이너백 추천부탁 11 선물하는자 2024/04/24 1,651
1577025 미국 교포들 치과치료받으러 11 ㅇㄴㄷ 2024/04/24 3,441
1577024 역시 디스패치네요. ㅁㅎㅈ사건 정리 잘함. 21 ㅇㅇ 2024/04/24 31,366
1577023 을지로시위 해요 2024/04/24 1,289
1577022 의대정원 정부가 합의를 깨서 이 사단이군요 13 의대정원 2024/04/24 2,623
1577021 주식 분할매수시 수수료 2 주린이 2024/04/24 916
1577020 금융기관에서 소득세 우편물 4 현소 2024/04/24 999
1577019 오픈한지 십여년 된 요리용 와인 버려야 할까요? 3 요리용 와인.. 2024/04/24 1,525
1577018 검사한테 제보해보신분 계신가요? 2 ㅡㅡ 2024/04/24 553
1577017 그동안 동네 양아치를 의사선생님이라 불러줬네요 106 의새 2024/04/24 18,152
1577016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거란 소리도 있더군요 2 ... 2024/04/24 2,234
1577015 카페 알바하는데 이런경우 6 궁금 2024/04/24 2,565
1577014 임신 숨기고 입사해 출산휴가 요구 7 진짜넘하네 2024/04/24 3,585
1577013 전업이라는 말 자체가 이상해요 68 .... 2024/04/24 5,401
1577012 씽크수전 추천해주세요 7 2024/04/24 825
1577011 어중간하게 착한거 안할려구요 3 갱년기 2024/04/24 1,612
1577010 경량패딩 셀프수선 1 경량패딩 2024/04/24 1,012
1577009 cu편의점 반값택배 2 엉엉 2024/04/24 1,065
1577008 맥시 와이드 팬츠 즐겨입는데요. 이 바지 입다 다른 바지 입으니.. 16 ..... 2024/04/24 4,009
1577007 왜 나이들수록 스트레스에 취약해질까요 9 ㅇㅇ 2024/04/24 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