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우연히 만난 강아지

.. 조회수 : 2,555
작성일 : 2024-04-23 21:23:06

오늘 ...

산에 너무 가고 싶어서 길을 나섰다

......

산 아래까지 겨우겨우 걸어갔다

발이랑 다리가 너무 아파서

길가에 주저 앉아서 우울과 슬픔을

억눌렀다

 

산엔 가지도 못 했고

산으로 가는 사람들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마트에 들러

자전거길로 천천히 걸어 돌아오는 길

저 앞에 발랄한듯 참해 보이는

커다란 흰색 강아지와 여성이 내쪽으로 걸어 온다

 

진도 믹스로 보이는 녀석은

몸이 날씬하고 다리가 쭉쭉 긴게

 

우리 집 촌놈 작은 누렁이랑 몸이 똑 닮았고

입이 길고 초롱한 눈빛마저 영락없다

 

오가는 길

잠시 스쳐지나는데

왜 기시감이 들까?

 

한참을 지나쳐 뒤돌아 보니

이 녀석이 가지 못하고

미련이 가득한 듯 자꾸 뒤돌아 보고 

걸음이 느리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로 다가 가보니

원래 낯가림을 한다는데

나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

 

옆동네 산다는 주인에게 물어보니

녀석이 이 메타세콰이어 길을 좋아한단다

보니까 공원에 다녀온 듯 하다

우리 강아지랑 집 앞 공원산책 때

한번도 못 본 뉴페 강아지다 (좀 큰 개다)

 

나도 우리 강아지 애기를 하고

사진도 보여주고

이제 가려나 했는데

이 녀석이 나에게 다가 오더니

두발로 껑충 뛰어 올라

키작은 내 얼굴 바로 아래 얼굴을 맞댄다

순둥한 얼굴과 눈망울에

부드러운 두 앞발의 터치

 

견주는 심히 당황했는데

나는

우울했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고

순간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원래 이러는 애가 아니라는데

 

내가 우리 강아지의 페로몬을

바지에 묻히고 다녀서 그런가 했는데

얘나 우리집 얘나

둘 다 숫놈이고 ...

(우리 강쥐는 암컷보다 숫놈 형들과 친한 상남자!)

 

아까 느낀 기시감은 ...

내가 어릴 때 키우던 다리짧은

몇번의 "재롱이"들의 그것??

 

아무튼 모르겠다

 

그냥 언제인지 어디선가

나를 아는 강아지를

만난 느낌이 든다

 

안녕! 잘가~

만약 또 만난다면

우리집 작은 누렁이랑 같이 놀자 ~

 

 

 

IP : 121.163.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4.23 9:25 PM (59.17.xxx.179)

    왤케 다리가 아프세요...
    얼른 나으시길...

  • 2. ㅡㅡ
    '24.4.23 9:27 PM (1.236.xxx.203) - 삭제된댓글

    강아지언니왔다~
    어째 우울하실꼬.. ㅠ
    기운내세요
    응원합니다

  • 3. Oo
    '24.4.23 9:52 PM (182.209.xxx.113)

    안녕 베일리 영화 한번 봐 보세요.
    정말 예전 그 애기가 오랫만에 님 보고 무지 반가웠을 수 있어요.

  • 4. ㅇㅇㅇ
    '24.4.23 10:56 PM (180.70.xxx.131)

    고정닉 안 쓰시려면
    오늘처럼 제목에다 강아지 꼭...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옛날에 강쥐사람 총무까지 하는 바람에
    그 냄새가 배어서인지 오다가다 강쥐들이 저만 보면
    좋아 죽을라고 해요.. 견주도 이런 애가 아닌데...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6287 수시접수용 사진이 거의 전신사진에 가까워요. 10 수시접수 2024/09/08 2,247
1616286 유리밀폐용기뚜껑 딜레마 12 ㅇㅇ 2024/09/08 2,183
1616285 50대... 치열이 비뚤어져 속상헌데요 18 치열 2024/09/08 3,747
1616284 세입자 전세대출 없이는 잔금도 못치르는게 정상인가요? 3 ... 2024/09/08 1,962
1616283 강스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가해자들 15 울화통 2024/09/08 4,725
1616282 스팀 다리미 1 스팀 2024/09/08 823
1616281 가볍고 작지않은 크로스백, 좋은 거 있나요? 26 크로스!! 2024/09/08 4,659
1616280 인요한 문자에 부글부글…“의사·의원 빽 있어야 응급실 가나” 16 ... 2024/09/08 3,189
1616279 할줄 아는게 없다더니 4 맞네 2024/09/08 2,115
1616278 목동에 좀 오래 사신 분들 고견 듣고 싶습니다. 19 .... 2024/09/08 3,720
1616277 여론 안좋으니 의사를 공격하는군요 54 ㅇㅇ 2024/09/08 3,686
1616276 급성장기... 라는게 딱히 없이 자라는 아이도 있나요? 7 금성장기 2024/09/08 1,493
1616275 15년간 지구 3.5바퀴 돌며 쓴 책 4 도서 2024/09/08 2,442
1616274 중국산 로봇청소기 '몰카' 돌변?…"우린 달라".. 5 ㅇㅁ 2024/09/08 3,910
1616273 남초직장의 달라진 분위기 체감 되시나요? 1 2024/09/08 2,447
1616272 인간답게 편하게 노후를 마칠수 있게 47 사랑으로 2024/09/08 15,417
1616271 고1아들이 너무 작고 말랐어요 16 궁금이 2024/09/08 3,703
1616270 김동연,윤정부에 "이제 쓸 돈 없어...지금 할 일 해.. 5 썩열아웃 2024/09/08 4,168
1616269 50대 후반 가방 골라주세요 6 정장 2024/09/08 4,020
1616268 양치질 제대로하는 방법! (영상) 19 ㅇㅇ 2024/09/08 4,263
1616267 어느 소아과 의사의 눈물 6 ㅇㅇ 2024/09/08 5,030
1616266 탄핵하고 구속하자!! 12 탄핵하자!!.. 2024/09/08 2,754
1616265 응급실 군의관 배치 강행...현장 의사들 ‘무용지물’ 평가 9 ... 2024/09/08 2,503
1616264 단톡방에서 퇴장시 (알수없음) 5 단톡방 2024/09/08 2,484
1616263 굿파트너 첫화보는데 9 ㅡㅡㅡ 2024/09/08 4,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