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가 형제자매가 여럿인데 이제 돌아가시고 맘맞는 이모들 둘이랑 간간히 국내여행하자해서 이번에 종로에서 한복을 맞추고 한복 찾아오는날 저도 따라갔어요.
이모들중에 한복 직접 미싱해서 만들수있는 이모가 있어서 주로 한복천 사고, 또 맞춤도 하는집이 몰려있는 단골집에 갔더라구요. 종로5가역에 천파는데랑 맞춤한복집이 몰려있어요.
저 결혼할때 한복도 여기서 했는데 아주 만족이라 구경삼아 따라갔어요.
종로에서 한복을 맞추면 거기 사장님이 요새 트렌드도 얘기해주고, 어울리는 색도 옷감 대가면서 배색맞춰주고 그래요. 집에서 물빨래 할건지 드라이보낼건지 요런거 다 물어봐서 추천해줘요. 결혼한복때는 자주입을 욕심에 물빨래하는걸로 고르다가 점점 눈이 높아져서 본견으로 (뭐 드라이죠) 마무리한 추억이 있죠 ㅋㅋ 몇년지났지만 드레스 사진도 예쁘지만 한복이 고급스럽게 나왔었어요.
암튼 그렇게 천을 다 고르면 그 천을 가지고 바느질하는곳에 맞겨주는데, 거기서 치수도 재고 치마길이는 얼만큼으로 해달라 등등의 세세한 요청사항을 얘기해요. 그리고 얼마후에 오라고 해서 입어보고, 맘에 안드는데는 어떻게 해달라고 수정도 말하고 그러죠.
한복 바느질은 거의 연세드신 분들이 하는데 이분들이야 말로 이태리 장인들 뺨치는분들 같애요. 그리고 생각보다 바느질 값이 너무 싸서 놀람.. 저 7년전에 결혼했을때 공임이 지금공임이랑 거의비슷하더라구요. 가격을 어찌 아냐면 한복집 사장님이 명세서를 주는데 무슨천 몇야드(몇마), 공임얼마, 등등 해서 총 얼마 이렇게 알려주니까 알아요.
암튼 이태리장인급분들이 작은 골방 같은 작업실에서 솜씨좋게 뽑아주셔서 저는 여기 가는 재미도 있었어서 따라간거였어요 ㅎㅎ
이날은 엄마가 아빠계모임땜에 못오고, 이모들 둘만 만났는데요. 이모들이 거기서 한복 입어보고 화사하게 노랑이 연보라, 감색으로 맞추고, 엄마는 청록색?에 톤다운된 인디안핑크색으로 만들어 놓은거 보니 예쁘더라구요. 세분다 나이가 있으셔서 편하게 입고싶으시다고 일반적인 한복치마스타일 말고 통치마(개화기 치마처럼 조끼원피스 모양에 가슴에 지퍼)로 해서 발목위 기장으로 편하게 했어요. 엄마는 멋낸다고 저고리를 양장스타일(암홀파서 팔을 다는 방식)로 맞춰서 공임 쪼꿈더 나왔고요. 속치마도 캉캉스타일로 따로 주문해서 입으니 치마가 퐁퐁 살아서 ㅎㅎㅎ 할머니들 아주 귀엽고 이뻐요.
만족스럽게 한복가방을 하나씩 들고 나왔는데 이날 하루종일 비가왔어요. 막내이모는 지방에서 오셔서 서울나들이 하고 싶었는데 이노무 비가와서리 나들이는 다 터버렸어요.
한복집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이 광장시장인데 외국인부터 한국인까지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뭐 유명한 꽈배게집인가는 큰길가에 줄서있고요.. 암튼 넘나 복잡.. 한복만들줄아는 이모가 평소 먹던 전집이 있다해서 거기 갔는데 뭐 거기도 앉는자리 꽉꽉찼어요.
먹고가려고 기다리는데요. 저희 일행이 이모1, 이모2, 이모부1, 저 이렇게 넷이었는데 저는 밥을 먹고온지라 세분만 드실거라 몇명이냐 묻길래 3명이고, (4명이 앉고 왜4인분 안시키냐 할까봐) 저는 밖에 서있을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거의 버럭하며 "왜 4명인데 3명이라고 하냐!"고 "3인분이나 4인분이나인데!" 너무 화를 내듯 말을 하길래 못알아들었나 해서 "3명이 먹고 저는 밖에 있을거예요" 라고 다시한번 말했어요. 얘기인즉슨 2인분4인분 그렇게 파나보더라구요. 즉3인분 안팔아였어요.
가뜩이나 복잡하고 비오고 정신사나웠는데 싸우듯이 말하는데 기분이 별로라서 안먹고 광장시장 인파를 헤치고 탈출했어요. 다시 광장시장은 가고싶지 않아요. 가격위생서비스다 엉망.
지방에서 괜히 광장시장 로망갖고 가셨다가 바가지쓰고 기분상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비만 안왔으면 동대문쪽으로 이동해서 생선구이 골목 가거나, 아님 종로쪽 올라가서 서촌쪽으로 맛있는거 먹으러 가도 좋았을텐데 비가와서 이모집으로 이동해 집에들어가기전에 닭갈비 실컷먹고 이모집으로 가서 쉬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