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달전에는 볼만한 드라마가 많아서 본방, 재방 스케줄짜고 새벽까지 보느라 빠듯하고 피곤했는데, 요즘은 드라마가 너무 볼게 없어서 그 시간에 책을 읽었습니다
어찌나 널널했나, 지난달에만 15권, 이달은 이제 절반 조금 넘었는데 9권 읽었네요
어렵고 버거워서 허걱대며 꾸역꾸역 읽은 책도 있고, 시시해서 슬렁슬렁 읽은 책도 있고,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막 마지막 장을 덮은 책은 김초엽의 최근작 '파견자들'
김초엽 작가는 요즘 젊은 작가들 가운데서도 발군이다 싶게 놀랍습니다
김초엽 작가가 단편도 많이 썼는데, 저는 단편은 딱히 끌리지 않았는데, '관내분실'을 읽고는 이 작가 좀 하네, 싶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에서도 추천도 했겠다, 여기저기 추천이 많아서 '파견자들'을 읽었는데, 그간 제가 갖고있던 한국 sf 소설가들에 대한 불만을 한방에 날려주는 소설이었습니다
400쪽 넘는 장편인데도 잘 읽히고, 읽으면서 작가가 구축한 세계도 스토리 전개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어떤 세계에서도 인간이 등장하는 소설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들이 진지하게 탄탄하게 차려져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sf와 판타지 혹은 근미래의 상상의 세계여도 결국 인간사의 결정적인 핵심을 놓치지 않았고, 과학의 발전으로 앞으로 전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철학적, 사회적 문제와 갈등에 대해서도 짚었다는 거, 마음에 듭니다
누군가는 아직 미흡하다고도 평할 수 있겠으나, 아직 너무나도 젊은 작가이니 그의 다음 작품을 충분히 기대해봐도 좋잖습니까?
단편에서 느꼈던 싹이 이젠 한그루 번듯한 나무가 된 느낌? 앞으로 멋진 숲도 이루고 거목도 되기를...
심심한 분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러나 김초엽 작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픈 책은 김원영 변호사와 함께 쓴 '사이보그가 되다'
저는 이책을 초중고 교과 커리큘럼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이책은 시간 많고 진지하고 싶은 분들께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