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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눈 보고 싶어서 부산에서 강원도로 이사간 사람 이야기

조회수 : 2,861
작성일 : 2024-04-17 13:13:46

8월 12일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빌어먹을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눈이 어서 왔으면~ 


10월 14일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칭찬을 아낄수가 없었다.. 
나에게 이곳은 천국이다. 난 이곳을 사랑한다.. 


11월 11일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물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이해 할 수가 없다..(야만인들!!) 
이제 곧 눈이 온다는데.. 빨리 왔으면..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월 2일 

야호~* 간밤에 눈이 왔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있었다.. 
마치 한폭의 풍경화 같았다.. 저렇게 아름다운 눈을 쓸어내는 사람들을 
이해할수 없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다가 우리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그 눈으로 난 눈싸움을 했다.. 
눈을 몰아준 제설차 아저씨는 정말 고마운 분이시다.. 
아~ 얼마나 낭만적인 곳인가.. 이곳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12월 12일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집앞으로 눈을 몰았다.. 
집앞의 눈을 쓸어내느라 좀 피곤하다.. 
그래도, 아름다운 곳이다.. 

12월 19일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버렸다.. 
그 놈의 제설차는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월 22일 

하얀 똥덩어리(-_- )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가 손에 물집이 생겼다.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우니까 나타났다.. 
아무래두 지들끼리 짠것같다.. 
화가난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간밤에 눈이 더 왔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개눔쉬키~!!(이런.. 욕이 아니에요~* 애교로 넘어가세요..)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좀체 머리를 쓰질 않는다.. 


12월 27일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어무이~!!)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것 빼고는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기예보는 또 그것들이 30cm가량 몰려온다고 했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하나?? 우째 이런일이~ 


12월 28일 

일기예보가 틀렸다.. 빌어먹을!!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온 것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치우다 삽을 6개나 부러뜨렸다고 얘기해 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을 패면서 부러뜨렸다!! 이제야 속이 후련타~ 


1월 4일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얼마만의 외출이던가!! 
가게에 가서 비상식량(?)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가 망가졌다.. 
수리비가 200만원이나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3월 3일 

지난 겨울에 그 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차를 이모양으로 
만들어 놓냔 말이다..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 정신이 아닌것 같다.. 


5월 10일 

드디어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IP : 125.183.xxx.16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렌지
    '24.4.17 1:26 PM (118.235.xxx.87)

    너무 재밌어서 한참 웃었어요. 글 펌해줘서 감사 감사.

  • 2.
    '24.4.17 1:31 PM (106.102.xxx.108)

    이거 그 옛날옛적 pc통신 시절에 돌던 유머글인데...;;;;;
    20년 넘어서까지 돌아 다니네요 세상에나

  • 3. ㅎㅎㅎ
    '24.4.17 1:31 PM (114.205.xxx.113)

    그럴줄 알았슴.
    글 넘 잼나요~~
    빡친게 눈에 선하네요.

  • 4. 기억나네요
    '24.4.17 1:35 PM (175.193.xxx.206)

    완전 그옛날 추억의 글이네요.

  • 5. ...
    '24.4.17 1:41 PM (210.100.xxx.228)

    ㅋㅋㅋ 저도 pc통신 시절 읽었었어요~~

  • 6. ㅋㅋㅋ
    '24.4.17 1:45 PM (14.54.xxx.15)

    아니
    강원도 심심 산골에 있는 집이
    그렇게도 쉽게 팔리는 가요?
    그런 집에 세들어 가는 것도 아니 었을테고..
    시골도 아닌 곳에 있는 집,
    오랫 동안 안 팔려서 골머리 썩고 있는데..ㅋㅋㅋ

  • 7. 진순이
    '24.4.17 1:46 PM (118.235.xxx.156)

    ㅋㅎㅎㅎㅎ
    오랜만에 크게 웃습니다
    감사합니다~

  • 8. PC통신
    '24.4.17 2:15 PM (119.203.xxx.70)

    그 옛날 PC통신시절

    LA에 살던 사람이 미북쪽으로 이사가서 쓴 글이라고 알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 9. 저도
    '24.4.17 2:25 PM (175.223.xxx.83)

    이해가 갑니다. 부산 출신인데 눈이 안오는 곳은 좋은 곳이더라고요.
    폭설은 재해입니다. 퀘백에서 북극에서 내려오는 눈바람 맞고 몇 년 살고 눈 혐오자 됨.

  • 10. ..
    '24.4.17 2:34 PM (175.119.xxx.68)

    Pc 통신시절 글체 같네요
    25년은 된 글이겠죠
    백수의 사랑 이야기 소설이 생각납니다

  • 11. 그래요?
    '24.4.17 7:37 PM (1.235.xxx.154)

    저는 처음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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