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녁에 들어와서는 당신의 목소리와 말투가 변했다는거예요
아까 낮에도 전화하면서 "오늘따라 아나운서가 말하는 것 같아. 오늘따라 당신같지 않은데 뭐지?"라고 한 말이 생각나 왜 그러냐니 평소 자기랑 말할 때의 그 말투와 목소리가 아니래요
그래서 '무슨 아나운서? 그럴리가..'라고 생각했죠
엊그제 멀리 사는 아이가 잠깐 한국에 들렸거든요
온김에 병원순례도 하고 옷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아빠는 바쁘니 저랑 둘이 다니면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도 하고, 타이랑 셔츠 고르며 이게 예쁘네 저게 멋지네 떠들고, 엄마 아빠가 언제나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아이는 무슨 운동이 좋겠다, 히트친 시리즈 다운 받아왔으니 보라고 옮겨주고, 제가 찜해둔 맛집에서 식사하며 이거 맛있네 저거 맛있네,.. 하면서 간만에 엄마로 돌아갔죠
남편이 말하기를 저랑 남편 둘이 있을 때에는 아무리 30년 넘게 산 부부지만 제가 몇년 어리고 후배로 시작한 관계라 그런지 어린 사람처럼 재롱떨고 해맑게 방방뛰며 아이같이 말하곤 하더니 아이가 와서 하루 이틀 지내니 제가 엄마로, 어른이 된 아이에게 어른노릇 하느라 품어주는 목소리, 정돈된 말투가 나온게 아니냐고.. (저는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듣고 보니 설득력 있는거예요 ㅎㅎ
저도 모르게 제가 관계에 따라 바꾸어가며 말하고 행동한다는게 당연한듯 하면서도 신기하기도 하고^^
저의 다른 모습에 대해 남편이지만 타인으로부터 들으니 기분이 묘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