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감함-

은이맘 조회수 : 2,580
작성일 : 2024-04-05 21:34:37

* 소소한 일상글인데 나누고 싶어서 올려 봅니다*

요즘 프랑스어를 배우러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사람 구경도 할겸 어학도 할 겸 해서 저렴한 학원에서 배운다. 

그저께 새로운 러시아 아가씨를 만났다. " Je viens de Corée" 라고 하니 자신의 어머니의 베프가 한국인이라고 사진도 보여 준다. 한국에 매우 우호적인,,,내가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라고 하니 그 도시를 찾아 대표 건물을 보여 준다. 

당연하지만 어학원엔 다양한 국가의 인종이 다 모여 있고 특히 전쟁을 피해서 온 우크라이나 사람도 꽤 많다. 여기 유럽이 난민 친화적이니 난민이 많다 .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 사람은 우리 클래스에는 없다.

각자 어깨에 십자가를 지고 이곳에 왔을 거 같은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선입견이지만 엄청 밝고 명랑한 우크라이나 사람은 못 본듯) 선입견이면 용서하시라~

그 러시아 아가씨 매우 아름답고 행동 또한 나긋나긋하고 매력적이고 불어 공부도 서양인 답지 않게 한국인 처럼 필기를 많이 하고 매우 열심히 한다.

어제 그 아가씨와 잠깐 나눈 대화

"제네바에 언제 왔어요?" , " 2년 전에 왔어요"

" 남편이 이탈리아사람인데 제네바에 직장을 구해서 왔어요" 라고 한다.

아. 거기서 나의 오지랍 " 러시아 대선이 있던데 푸*이 지지율이 80% 이렇던데, 러시아 사람들에게 푸*이 인기가 많은 가봐요?" 그녀의 대답 " 그거 다 조작이에요."

아,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다. 요즘 한참 러시아 감옥에서 옥사한 나발리 때문에 이곳 곳곳에 추모 공간이 있고 이곳 유럽에서 러시아 남자는 징집되어 간다. 얼마전 아이학교의 친구 아빠가 (나이으로 젊은 나이일 수 없는데:;;) 본국에 징집되어 갔다고 한다. 그리고 해외에서 알게 모르게 죽은 러시아 사람이 50명 넘는다고 ㅠㅠ

그러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눈과 귀여운 얼굴로 하는 말 "나는 전쟁이 너무 싫고 , 푸*도 hate 해요" 엄청나게 적의에 가득한 표정으로 그 아름다운 얼굴이 말을 했다. 그 적의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져 잠시 할말을 잃고 " 이해해요"라고 했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도 양국가 국민은 삶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다.

내 나라 대한민국에 원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고 대~한~민! 국! 하면서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도 나는 아니지만 문득 한 사람이 우연히 어느 나라에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실감했다.

내가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태어나지 않아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어서 전쟁의 피해를 겪지 않아 감사하다는 것 보다는 그냥 나의 나라, 내가 내어난 나라라고 하는 경계가 내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를 실제로 목도했다고나 할까?

 내가 현재 한국에 태어난 '우연'에 대해서 잠시 동안 그 '우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우연에 대한 조금의 책임감도 든 것은 사실이라. 

IP : 46.126.xxx.15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일아침
    '24.4.5 9:38 PM (183.97.xxx.102)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 2. 당연하죠
    '24.4.5 9:41 PM (70.106.xxx.95)

    중동 기름부자 나라에선 다들 람보르기니 타고다니고
    아프리카에서 태어나면 굶어죽기가 일수고

  • 3. 윗님
    '24.4.5 9:43 PM (70.106.xxx.95)

    네 얼마전에요

  • 4. ...
    '24.4.5 9:54 PM (58.234.xxx.21)

    우리나라가 살기 어려워서 애도 안 낳는다지만
    북한 인도나 아프리카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그런곳보다 낫죠 솔직히
    상대적인 박탈감때문에 힘든거지
    안전 편리함 등 내가 누리는것만해도

  • 5. 윗님
    '24.4.5 9:58 PM (46.126.xxx.152) - 삭제된댓글

    맞아요, 상대적인 박탈감, 비교, 경쟁 등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이런 것 좀 덜어지면 조금은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살지 않을까요, 이런 문화 심리적인 부분을 정책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 6. 나라?
    '24.4.5 10:02 PM (211.195.xxx.95) - 삭제된댓글

    대한민국에서 백년전에 태어났음 식민지 2등국민이죠
    어떤 나라에 태어나도 부모 조상 잘만나면
    북한이든 아프리카든 러시아든 잘사는거죠
    외국 나가서 배우고 싶은거 배우면서.
    어떤 부모한테서 태어나느냐 그 우연이 중요한거에요

  • 7. 은이맘
    '24.4.5 10:04 PM (46.126.xxx.152)

    맞아요, 상대적인 박탈감, 비교, 경쟁 등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이런 것 좀 덜어지면 조금은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살지 않을까요, 이런 문화 심리적인 부분을 정책으로 흡수해서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 실제적인 제도가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 8. 나옹
    '24.4.5 10:27 PM (112.168.xxx.69)

    우리나라가 그나마 이렇게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내버려두지 않고 끊임없이 감시하는 민주주의가 살아 있기 때문이죠. 이 민주주의 우리가 공짜로 얻은 거 아니에요. 625라는 지독한 운명을 겪은 댓가일 수도 있지만 그걸 제대로 살린 것도 우리 국민들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같은 공익을 우선하는 지도자들을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수준의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쟁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 9. 은이맘
    '24.4.5 10:39 PM (46.126.xxx.152)

    윗님, 그렇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동성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이지요, 정말 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8544 송편 가격이… 10 2024/09/15 4,006
1618543 장예모 감독 공리 주연 영화 인생 8 현소 2024/09/15 2,598
1618542 전 sns에서 부모님 자랑글이 제일 부러워요 5 ㅇㅇ 2024/09/15 2,374
1618541 카페서 자리 빼앗김 62 하하하 2024/09/15 21,587
1618540 남편 말투 좀 봐주세요. 짜증나요 40 은근 짜증 2024/09/15 5,973
1618539 차례 안 지낼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할까요? 9 차례 2024/09/15 1,935
1618538 염증문제- 작두콩차 vs. 보이차 6 레드향 2024/09/15 1,836
1618537 쿠팡배송 3시~11시 배송예정이면 11시에도 올 수 있어요? 7 ... 2024/09/15 1,057
1618536 자극적이지않으면서 살 찌는 음식 41 통통 2024/09/15 4,596
1618535 명절에 시댁에 일이 조언 2024/09/15 1,100
1618534 교회가도 돼요? 1 .. 2024/09/15 1,271
1618533 베테랑 보고 왔는데 ㅜㅜ (스포 무) 11 ooo 2024/09/15 3,923
1618532 눈치는 기르는 방법 있을까요? 17 휴우 2024/09/15 2,686
1618531 스물두살 성인인데 이건 무슨 증상인가요? 7 걱정 2024/09/15 2,330
1618530 동거인과 싸웠네요 23 .. 2024/09/15 7,982
1618529 해외 나가면 더 편한 분 계시나요 22 ........ 2024/09/15 2,615
1618528 헬스장 왔는데 전부 남자들이네요 9 이럴수가 2024/09/15 3,814
1618527 누가 쳐다보면 시선이 느껴지는게 10 ㄱㄱ 2024/09/15 2,321
1618526 명절 때 자랑인줄 모르고 자랑하는 싱글들.. 4 싱글이 2024/09/15 2,741
1618525 싱크대 탈수기 배수구 잘 쓰시는 분? 3 ... 2024/09/15 955
1618524 윤미향 전 의원, "위안부 문제 침묵은 윤석열 정부의 .. 14 light7.. 2024/09/15 1,693
1618523 내일 친정 가는데 먹거리가 애매해요. 4 2024/09/15 2,242
1618522 피를 살짝 흘리니 8 ..... 2024/09/15 2,041
1618521 발 통증, 발 질환 ㅡ정보 공유 1 ..... 2024/09/15 957
1618520 기침에 코푸시럽 한모금씩, 댓글 다신 분? 7 기침 2024/09/15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