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피아노에 대한 추억

... 조회수 : 1,741
작성일 : 2024-03-21 21:38:51

 

저 피아노 학원 다녀본적 없어요

시골 깡촌에서 학원다니는 동네 언니가 교회에서

치는거

곁눈질로 보고 외워서 몰래 따라치다가

 

학교에서 빌려주는 멜로디언 침 탈탈 털어가며

혼자 연습하니 

당시 시골서 용난 포철에 막 입사한 막내삼촌이

휴가나와서 이런 저를 보더니 피아노 치고싶어?

그러더니

담 휴가때  

그때 가격이 35만원이나 하는 신디사이저를 사가시고

왔어요

가요 악보랑 함께ㅋㅋ

삼촌이 기타를 잘쳤었는데

기본 코드만 알려줬어요

알파벳도 모르는 시골 초등학생이었는데ㅋㅋ

C는 도 d는 레 이렇게요

시골서 방과후 하는일이 딱히 없으니 하교하면

하루종일 그것만 가지고 놀았어요

제가 처음 친곡이 너 라는 곡인데 누구노랜진 

모르겠네요 

윤수일의 아파트도 막 치고 ㅋㅋ

그 신디사이저 기능이 팔순때 칠순때 밴드와서

장르별로 음악 막 나가잖아요 그런 기능도 있어서

그것도 dj처럼 놀았어요

초등학교 졸업무렵엔 가요 악보보면 왠만한건

다 치게 되더라고요

워낙 깡촌이라 유치원때부터 6학년까지 그반

그대로 올라갔는데 면소새지  중학교를 가니

신식 학원 다닌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하루는 음악수업때문에 음악실에 갔는데

면에서 10년동안 피아노 학원 다녔다는 친구가

지금 생각해보면 고양이 왈츠?같은데 그걸 치더라고요

주변 친구들은 와~~~~이러고

저도 생각없이 윤수일의 아파트를 신나게 쳤더니

그걸 들은 선생님이 앞으로 반주는 니가해라 해서

삼년동안 성경시간 음악시간 합창대회 모두 제가 쳤어요

그때 이상하게 생각한게 십년다녔는데 왜 저친구는

가요 악보를 못보지?였어요

암튼 어렸을적 삼촌덕분에 지금까지도 정말 그덕을

많이 보고 있어요

삼촌이 공부를 정말 잘했었는데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할머니가 중학교만 나오고 농사지라고 했는데

삼촌이 가난을 벗어날길은 농사가 아니라 공부다

죽으면 죽었지 공부하겠다 해서 당시 담임쌤 도움으로

포항공고를 갔거든요 그때는 그런곳 가려면 보증인이

있었어야 했답니다

졸업하고 포철에 입사해서 첫월급을 삼십만원 안되게

받았는데 무려 35만원 건반을 사줬어요ㅜㅜ

삼촌은 그 외에도 한달에 한번씩 책을 열권이상 

보내줬어요 그 영향이었는지 언니들이랑

제가 글짓기나 국어쪽으로는 참 잘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못하지만요ㅋ

아 참 저 살던곳 진짜 진짜 오지정도로 시골이었는데

중학교때 저희 학교에 피아노 천재 선배가 있었거든요

그 선배는 정말 천재였어요

면에서는 가르칠수 있는 선생이 없어서 주말마다

시로 나가서 레슨받고 그랬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역시나 조성진님 까지는 아니지만

대단히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었더라고요

인성도 좋은 선배였고 피아노가 넘사벽이라

제가 좋아했었는데 잘 풀려서 좋네요

암튼 갑자기 막 수다가 떨고 싶어서 수다좀 떨어봤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정리는 안되니 도망 

 

 

IP : 106.101.xxx.10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석대로
    '24.3.21 9:45 PM (121.165.xxx.112)

    피아노를 배워도 반주를 못하는건
    님처럼 코드로 피아노를 안뱌워서 그래요.
    그래도 약간의 음감이 있으면 화음으로 반주가 가능할탠데
    10년 배워 고양이 왈츠를 쳤다는거 보니
    그 친구는 억악적 재능은 별로 없었던 듯

  • 2. 오타가..
    '24.3.21 9:46 PM (121.165.xxx.112)

    음악적 재능..

  • 3. ...
    '24.3.21 9:47 PM (106.101.xxx.106)

    오타 많나요?
    학창시절엔 오타 거르는 귀신이었는데 지금은
    늦었으요 ㅜㅜ
    바보 다 됐어 이제

  • 4. 요즘 그런 삼촌
    '24.3.21 9:53 PM (59.6.xxx.211)

    없습니다.
    정말 좋은 삼촌이시네요.
    첫 월급 탈탈 털어서 조카 악기 사주는 삼촌!!!

  • 5. 원글님의
    '24.3.21 9:56 PM (121.165.xxx.112)

    오타가 아니고 제가 첫댓인데
    음악적이 아니고 억악적이라 쓴게 오타 였다는 뜻입니다. ㅋ

  • 6. 단비
    '24.3.21 10:01 PM (183.105.xxx.163)

    너 부른 가수는 이종용 아닌지요?

  • 7. ...
    '24.3.21 10:02 PM (106.101.xxx.106)

    그쵸 삼촌덕분에 의식이 일찍 깨였었던것 같아요
    지금도 너무나 좋은 작은아부지입니닼

  • 8. ......
    '24.3.21 10:04 PM (180.224.xxx.208)

    원글님 학원 안 다니고 그 정도로 쳤다는 건 재능이 있었던 거예요.
    조카들 위해 그렇게 애썼다니 고마운 삼촌이네요.

  • 9. ...
    '24.3.21 10:15 PM (106.101.xxx.106)

    이종용님 맞아요 오~~~~~
    그래서 저도 제 조카들에게 진심으로 잘하고요
    사촌 동생들에게도 잘 해요
    삼촌은 제 인생에 굉장히 영향을 준 사람이에요
    다른건 한없이 너그러웠는데
    꾀부리고 학교 안가면 굉장히 화를 냈어요
    지금은 왜 그랬는지 알것 같아요

  • 10. 전공자
    '24.3.21 10:28 PM (59.14.xxx.174)

    정말 좋은 삼촌이시고
    원글님도 음악적감각이 있으셨던 거 같아요..
    10년 배워 고양이춤 친 친구는 좀......
    그나저나 학교선배 누구인지 궁금하네요~~~

  • 11. ...
    '24.3.21 10:35 PM (106.101.xxx.106)

    성이 흔한 성씨가 아닌 선배였어요
    인성 참 좋았는데 지금도 그 결이 있더라고요
    독주회 할때 가서 감상하려고요

  • 12. 쓸개코
    '24.3.21 10:36 PM (118.33.xxx.220)

    참 좋은 삼촌.. 원글님 인생의 멘토나 다름없었겠어요.
    원글님 유년기에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안겨준거나 다름없는..
    신디사이저 선물 받고 얼마나 신나셨을까 ^^
    윤수일 아파트 연주하며 어깨가 들썩들썩 하셨을것만 같고요 ㅎ

  • 13. ....
    '24.3.21 10:48 PM (106.101.xxx.106)

    쓸개코님
    그래서 어른이 아이에게 얼마나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지
    전 알아요
    선생님들도 제게 선한 영향력을 주신분들도 많았거든요

  • 14. ....
    '24.3.21 10:52 PM (106.101.xxx.106)

    아니 근데 그게 진짜 엄청 좋은 기계였거든요?
    중학교때 선생님들도 해보고 싶다고 빌려달라고 막 ㅋㅋ
    그렇게 애지중지했던 애긴데 왠수같은 언니가
    대학때 동아리 축제때 잠깐 쓴다고 가져가서는
    덜컥 기부를 했지 뭐에요 아오 아오
    그렇게 저도 모르는 사이 떠났어요 지금도 그만한 기능 있는
    기계를 찾기 힘들거에요
    효과음도 말발굽 소리 총소리 새소리 냇물소리 등드
    그래서 연극때 효과음으로도 많이 썼거든요 ㅜㅜ

  • 15. 쓸개코
    '24.3.21 11:10 PM (118.33.xxx.220)

    아니아니 왜! 언니는 남의 소중한 선물을 허락도 없이 기부를 했대요!
    말발굽, 총소리..ㄷ ㄷ 당시만 해도 신기방기 완전 보물단지였겠는데요.. 나같음 울었다.ㅎ

  • 16. ....
    '24.3.21 11:27 PM (106.101.xxx.106)

    쓸개코님 그쵸그쵸?
    에휴 집안에 한명씩 애물단지는 있잖아유
    그집 조카들이 이쁘니까 봐주고 살죠 안그랬음 ㅋㅋ

  • 17. 기부라뇨???
    '24.3.21 11:45 PM (39.124.xxx.244) - 삭제된댓글

    기부가 아니라 아마 술먹고 어따 뒀는지 몰라서
    기부했다 쳐라...의 기부일걸요^^
    시간 오래 지났으니 이실직고 하라고 하세요~~

  • 18. ....
    '24.3.22 7:42 AM (222.98.xxx.31)

    아련한 추억이 뭉근하게 피어오르는 글입니다.
    그런 삼촌 없습니다.
    감사하다고 꼭 안부 전해주세요~
    님도 그 길로 갔더라면 성공했을듯요.
    덕분에 아롱다롱 색은 다르지만 저의 유년도 소환되는
    아침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2983 석회성 건염 문의합니다 10 . 2024/04/10 1,162
1572982 카키색 트렌치코트에 어울릴 색을 알려주세요 5 50대 2024/04/10 1,112
1572981 어떻게 이런 실수를? 9 Ytn 2024/04/10 3,012
1572980 정치 성향 같은 우리 집 오늘 저녁엔… 13 파란 물결 2024/04/10 3,295
1572979 유선인터넷 3년만기가 다가오는데 12 ㅇㅇ 2024/04/10 1,106
1572978 투표하고 왔어요! 2 방금전에 2024/04/10 732
1572977 고구마 구울때 최고는? 17 군고구마 냄.. 2024/04/10 2,133
1572976 남자들은 여자들이 시댁을 싫어하는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나요.. 12 시댁 2024/04/10 4,013
1572975 월드컵 결숭에 나갔는데 상대편이 일본팀인 기분입니다 5 2024/04/10 957
1572974 오래된 휘슬러냄비 5 냄비 2024/04/10 1,519
1572973 그라나다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이 힘들어요 19 초보 2024/04/10 1,493
1572972 크로아티아. 그리스.뉴욕.여행요 8 :: 2024/04/10 1,189
1572971 LG유플러스가 사은품을 제일 많이 주는데 품질 괜찮을까요? 13 // 2024/04/10 1,693
1572970 진지) 막내개딸이 아빠를 제일..ㅠ 아빠만(?) 좋아해서 엄청 .. 16 진지한개엄마.. 2024/04/10 2,426
1572969 한번 아닌 친구는 다시봐도 아니겠죠? 2 2024/04/10 1,298
1572968 익명게시판 관련하여 질문있습니다. 6 whitee.. 2024/04/10 482
1572967 투표 용지 안 잡았는데 3 이만희 2024/04/10 1,634
1572966 비례대표 어이없는 실수 해버렸어요 20 .. 2024/04/10 22,172
1572965 개표방송 sbs 보지 마세요 27 .... 2024/04/10 6,398
1572964 남의 투표 왜 이리 궁금해하는지 .... 2024/04/10 806
1572963 제니퍼룸 커피머신 써보신 분들!! 6 홈카페 2024/04/10 961
1572962 110석만 넘겨도 한동훈 잘했다는 이패널은 뭐죠?? 8 ㅇㅇㅇ 2024/04/10 2,341
1572961 펌,부산에 계신 노모도 지민비조 하셨네유 3 !!! 2024/04/10 1,175
1572960 모든 국민이 큰평수에 살 필요는 없다 15 메종 2024/04/10 4,696
1572959 인스턴트 쌀국수 추천해주세요 8 ㅇㅇ 2024/04/10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