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까 소규모 문예지 수상 물어보신 분…

에휴 조회수 : 886
작성일 : 2024-03-19 16:34:13

열심히 댓글 썼는데 등록 누르니 지워 버리셔서

댓글 쓴 게 아까워서 붙여 둡니다.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요.

 

---

 

‘아무나’가 어느 정도인지 말하는 게 참 애매한데…

우리나라의 등단 제도는 
주요 일간지, 주요 문예지의 신인상이나 문학상 수상자에 인정 범위가 한정돼 있어요.
이름없는 문예지에서 자기네들끼리 신인상을 제정하고 수상자를 뽑아서 ‘등단이야!’라고 해도
문단에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아무나 뽑는 거냐?
그래도 글솜씨 있는 사람 뽑는 거냐?
고 재차 물으셨는데...
거기 응모한 사람들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사람을 뽑는다고 할 수 있고
그게 글솜씨를 보증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는 게 맞겠죠.

왜냐하면 응모자들의 풀이 좁고 글의 수준이 높지 않으니까요.('수준'이란 단어 선택이 맘에 안 드실 수 있는데

심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가차없이 수준을 판단한다는 것이니... 이런 용어 사용을 양해 바랍니다.)

 

주요 일간지, 문예지의 문학상에는 많은 응모작이 몰려요. 수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이대로 손질 없이 출판해도 되겠다 싶은 정도의 작품에서부터 이걸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글까지, 즉 최상에서부터 최하 수준까지의 글이 다양하게 투고됩니다.
당연히 최하 수준의 글은 몇 줄 읽어보고 바로 제외되고, 그래도 글의 꼴은 갖춘 글들이 읽히고…

그렇게 거르고 걸러져 올라가죠.
그리고 심사는 상당히 공정합니다.
당선된 글을 보면, 취향에 따라 호와 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누가 봐도 못 쓴 글을 뽑아 놓은 일은 글쎄… 못 보셨을 거예요.
그건 그 대회를 주관하는 쪽의 명예와, 심사위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니까요. 마땅한 작품이 없을 때는 차라리 ‘당선작 없음’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리고 질문은
무명의 문예지도 그러느냐…


아니죠.
유명 문예지에 최상부터 최하까지 각양각색의 글들이 혼잡하게 몰려든다면,
무명지에는 최상의 글이 가지 않아요.

절대, 
라고 해도 좋습니다. 중복 응모면 대부분 당선 취소까지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의 귀한 글을 아무 데나 보내려 하지 않죠.

그러니 매체가 무명이면 무명일수록 
상금이 적을수록…
모이는 응모작들의 수준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잘 하면 중, 아니면 중하, 그리고 무수한 그 이하 작품들. 대부분은 문예창작과 저학년 수준의 글이 많죠.
그리고… 통계내 본 적은 없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런 곳은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요. 확실히. 내가 어릴 때 문학 소년/소녀였다 하면서 꿈을 못 접고 글을 투고하는 거죠. 이런저런 문학 아카데미에서 글 좀 배운 후에 내는 사람들도 많고…

 

어쨌든 그 속에서도 일등작을 뽑아야 하니까, 뽑겠죠?
수많은 하, 하하와 중하 사이에 중 정도의 글이 있으면, 뽑기 수월하겠죠. 
그나마 중 정도가 있으면 좋은데 그나마도 없을 때는 그 속에서 대략 골라서 
장점이 하나라도 더 있거나 단점이 하나라도 적은 걸 뽑을 거고요.

그러나 이 글이, 앞서 말한 주요 매체의 등단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게 알고 싶으면, 비슷한 글을 주요 매체에 투고해 보면 됩니다.
얘기하기 간편하려고 상 중 하 이런 식으로 나누어 말했는데요. 거르고 걸러 최상의 글이 뽑히는 전쟁터에서, 중 정도의 글은
예선 통과도 못할 것이 자명합니다. 그런 글이 다른 매체에서 수상했다고 해도
그건 두 대회가 다르다는 것밖에,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못해요.

 

그러나, 어찌 됐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뽑은 거냐…
그건 아니죠. 작은 대회의 심사위원들도 원고들을 다 읽어보고
그 중 그래도 나은 걸 뽑는 거니까요.
내가 일반인들 사이에선 글 좀 쓰는구나,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IP : 223.33.xxx.1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ettq
    '24.3.19 4:38 PM (128.134.xxx.150)

    긴글 감사합니다 ㅜㅜ
    마음이 안좋아서 지웠습니다 그 글은 죄송합니다 ㅠㅠ

  • 2. ^^
    '24.3.19 4:55 PM (223.39.xxx.111)

    와우 댓글ᆢ적었다 원글님이 된 분도 대단하신듯
    참고ᆢ도전하실분들한테 도움될~고급~정보 알려주시네요

    글솜씨로 ᆢ도전한다는것은 참 대단한일

  • 3. 멋져요
    '24.3.19 6:58 PM (223.62.xxx.2)

    82가 이래서 좋아요. 원글님의 마음 씀씀이에 급 로긴했습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좋은 정보 감사드려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2270 서울강변북로 가다보면 한강보이는 정자??? 5 장소 2024/04/08 1,441
1572269 투표가 이틀 남았네요. 2 흐흐 2024/04/08 406
1572268 아 진짜 주식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거 아닌데ㅠ 14 2024/04/08 4,170
1572267 눈물의 여왕 미용실 여자3인 중 단발분요 ㅋ 7 . . 2024/04/08 4,221
1572266 보라색 꽃이 피는 나무인 자카란다 12 .. 2024/04/08 2,250
1572265 꽃구경 행렬에 지쳤던 주말 ㅠㅠㅠㅠ 10 ........ 2024/04/08 3,727
1572264 10년수건~쓴다 or 안쓴다 어떠셔요? 35 드라마보다가.. 2024/04/08 4,897
1572263 일년 텀 생리ㅠㅠ 9 ㅠㅠ 2024/04/08 1,664
1572262 홍어무침 맛있는 곳 알려주세요 7 ㅡㅡ 2024/04/08 1,286
1572261 조국대표 경기 유세현장인데 국민들 센스좀 보세요 25 ........ 2024/04/08 4,079
1572260 2시 최강욱의 인간시대 ㅡ 사잔투표 , 전체 판세 분석 1 같이봅시다 .. 2024/04/08 919
1572259 박민수차관이 변했네요. 천공이 조정하는 게 맞는 듯 9 .. 2024/04/08 3,670
1572258 냉파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 6 보람 2024/04/08 1,616
1572257 정치 과몰입 할 필요 없어요. 54 ... 2024/04/08 2,620
1572256 면접 전에 인데놀? 청심환? 8 면접 2024/04/08 1,363
1572255 경주 벚꽃축제 닭강정 1만5천원 2 ,,,, 2024/04/08 1,594
1572254 의대 정원 조정 총선전 결정 못하면…"대입 일정 파행 .. 11 엉망진창 2024/04/08 1,619
1572253 대전 엑스포타워 근처 1박할 숙소 알려주세요. 2 .. 2024/04/08 634
1572252 수능 끝나고 시험감독ㅜ.ㅜ ㅇㅇ 2024/04/08 1,585
1572251 열혈 국힘 남편과 자주싸웠는데 이번에 9 2024/04/08 2,374
1572250 일 자위대, 식민 정당화 ‘대동아전쟁’ 공식 SNS에 썼다 3 한일전 2024/04/08 539
1572249 프랑스에 와서 보니까요. 54 블랑 2024/04/08 17,929
1572248 예전에 90년대말,2000년대초에 슈슈라고 있었죠 9 ㅇㅇ 2024/04/08 1,089
1572247 자급제폰 해외에서 오는 거 사도 되나요? 7 ㄴㄱㄷ 2024/04/08 896
1572246 삼성전자 3 tka 2024/04/08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