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저께 저녁 갑자기 4년전 떠난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4주년된날이었어요..

조회수 : 2,752
작성일 : 2024-03-07 00:25:15

 

우리 복실이..

제가 20대에 만나서 40 초반까지 키웠어요..

 

15년간 키우면서 정말 얼마나 애지중지 했던지

딸기 먹을 때도 제일 빨간 세모 부분 주고요

닭가슴살.. 삼겹살.. 다 기름기 빼서 줬어요..

 

정확히 15년 7개월 살다 갔는데

제가 2개월째부터 키웠구요.. 사실 복실이 10살 넘고 나서부터는..

그냥 너 편한대로 맘껏 먹어도 된다고 언제가도 언니는 괜찮다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일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사랑해 줬네요. 

 

그 날도 그렇게 행복했어요.

아침에는 엄마가 소고기를 삶아서 먹였구요..

제가 이를 닦고 화장실을 나오니.. 화장실 앞에서 눈 동그랗게 뜨고 꼬리를 흔들어요..

"언니.. 산책가자.."

 

그래서 우리 복실이 데리고 산책 신나게 나갔는데

한 곳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 제가 리드줄을 확 잡아 당겼어요

그랬더니 다리를 살짝 절더라구요.. 정말 살짝이요..

 

너무 놀라 안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샘이 "진통제 주사"를 넣어줬고 3시간 있다가 그렇게 집에서 갔습니다. 

 

많이 후회 했어요. 하필 의사 샘 앞에서는 멀쩡한게 걸어 다녔는데..

진통 주사만 안맞았으면 살았을 것을,,

 

집에 돌아오고 저는 너무 힘들어서 우리 복실이 떠나는지도 모르고.. 제 방에서 음악을 들었어요. 

 

복실이가 헐떡이고 힘들어 하니 차라리 편하게 있으라고 안방에 넣었지요. 

그런데 다시 거실로 나와서.. 저랑 엄마를 빤히 쳐다봐요..

 

그렇게 죽어 가는 지도 모르고.. 거실 쇼파 앞에서.. 복실이를 그냥 한 없이 쓰다듬어줬네요..

큰 숨을 3번 몰아 쉬더니.. 고개를 젖혔어요. 저는 기절한 지 알고 복실이를 안고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지요..

 

주사 쇼크사..

 

복실이와 함께한 제 인생은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어요..

우리 복실이 많이 예뻐해 주던 부모님도 이젠 80 바라보시고 잘 걷지를 못하십니다

 

지난 주 해외 여행도 갔다오고 일도 바쁘고.. 정신이 없었는데 그저께 저녁에 자기전 갑자기  복실이가 생각 났어요. 

까칠했던 털.. 주름 3개 진 이마.. 토실토실 엉덩이... 엷은 쌍꺼풀.. 흰색이지만 갈색빛이 돌았던 한쪽 귀..  무척이나 보고 싶고.. 냄새를 맡고 쓰다듬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조금 전 자려다가 달력을 다시 봤어요.. 

 

그저께가. 우리 복실이 떠난 지 4주년 된 날짜 였답니다. 

맨날 다음 까페에 편지 썼는데..이번에는 안써서 언니를 찾아왔나봅니다. 

 

 

 

 

 

IP : 220.79.xxx.11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게
    '24.3.7 12:28 AM (125.178.xxx.170)

    사랑받은 복실이
    그 곳에서 언냐 보며
    행복을 빌고 있을 겁니다.
    이름도 이쁘네요.

  • 2. ㅇㅇ
    '24.3.7 12:31 AM (116.42.xxx.47)

    슬프네요
    돌팔이 수의사 읽는 제가 다 화가 나네요
    복실이가 강아지 천국에 행복하게 지내다가
    언니보고 싶어 잠시 소풍 다녀갔나보네요
    복실이는 그곳에서 친구들이랑 신나게 잘 지내고 있을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ㅜ

  • 3. 유리병
    '24.3.7 12:31 AM (175.203.xxx.80)

    슬프다..ㅜㅡ

  • 4. ㅇㅇ
    '24.3.7 12:36 AM (92.38.xxx.54)

    아....기억이 나는 듯도 같아요
    강아지가 떠났을 때 글도 올리신 적 있지 않으세요?ㅠ
    그래도 사랑 많이 받다가 갔으니 강아지는 한 평생 행복했을 거예요

  • 5. 원글이
    '24.3.7 12:48 AM (220.79.xxx.115)

    네.. 글 올린적 있어요.. 댓글도 많이 달았구요.. 시간이 이렇게 흐르네요.. ^^

  • 6. ㅠㅠ
    '24.3.7 1:48 AM (211.105.xxx.125)

    우리 강아지.. 떠난 지 4개월 되었어요…
    6살..너무 어린 나이에..사람이면 40대 또래인데ㅠㅠ
    살리지 못해서 너무 너무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해ㅠ
    아프게 해서 미안해ㅠ 정말 미안해 ㅠㅠㅠㅠ

  • 7. ..
    '24.3.7 2:26 AM (121.131.xxx.47)

    복실이 글 기억나요.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언니 마음 속에 그날의 기억이 무겁게 남아있을까봐 찾아왔나봐요. 무지개 다리 건너서 잘 지내고 있다고...

  • 8. ...
    '24.3.7 2:57 AM (116.32.xxx.100)

    복실이 딸강아지도 있었던 것 같은데
    딸강아지는 잘 지내는지 궁금해요
    복실이 ㅠ 사람이든 동물이든 건강하다가 갑작스럽게 가면 남아 있는 사람들 충격이 더 큰 것 같아요
    친척중에 뇌출혈로 갑자기 떠난 분이 계신데
    자식들이 대성통곡하고 그랬어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없었으니까요 ㅠ

  • 9. ..
    '24.3.7 4:58 AM (61.254.xxx.115)

    헐 진통제.쇼크사가 있군요..무서워라. 냄새 좀 더맡음 어때서 하필 줄을....다리를 절게 됐으며 모든것이 자책이 되겠어요 ㅠ

  • 10. 복실아
    '24.3.7 6:30 AM (118.235.xxx.133)

    ㅠㅠㅠㅠㅠㅠㅠ 언니 찾아왔던거니?

  • 11.
    '24.3.7 11:31 AM (180.67.xxx.138)

    복실이 기특하네요~ 원글님 마음 위로해 주고 싶었나봐요

  • 12. ㅜㅜ
    '24.3.7 11:47 AM (112.161.xxx.224)

    복실이가 언니보러
    살짝 다녀갔을까요?ㅜ
    많이 아프지않고 떠났으니
    그걸로 위안 삼으심이...
    저는 19살 노견이 아파서
    매일이 조마조마합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보여서
    그걸로 너무 행복한 아침이라 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2315 공수처, 오는 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 가능성 4 ㅇㅇ 14:15:19 302
1672314 한강진역 전사들 엄청 내림(펌) 1 ... 14:15:00 265
1672313 최대행은 해야 할일 하시오. 2 .. 14:11:56 104
1672312 지하철에서 노인 4분이 지하철노선 3 ..... 14:11:54 417
1672311 제 남편 성격 어떻게 생각하세요? 4 .... 14:09:49 218
1672310 [속보] 국방장관대행 "尹 체포 저지에 군 병력 투입 .. 9 ㅅㅅ 14:08:13 1,184
1672309 국방장관 대행, 체포영장 집행에 군 투입 바람직하지 않아 2 14:06:59 361
1672308 민주 "공수처 尹 체포영장 즉각 재집행해야‥ 자신없으면.. 6 ㄱㄱ 14:06:06 521
1672307 솔직히 요즘 대머리 불태 안경 안 봐서 좋습니다 9 13:59:20 611
1672306 블루투스 이어폰 귓구멍 작은데 추천 좀 해주세요 1 .. 13:55:52 126
1672305 尹측 석동현 "공수처, 무식해서 용감? 이념의 포로?….. 10 개소리작작 13:53:50 846
1672304 대문에 공수처장 글 보니 2 .... 13:51:48 882
1672303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2 ,, 13:50:02 616
1672302 한남동 집회에 극우놈들 일부러 어깨빵ㅜㅜㅜ 한남으로 많이 와주세.. 4 ㅡㅡ 13:48:22 880
1672301 한남동 주민들 24 13:42:09 3,152
1672300 사는 게 힘든 이유... 4 13:35:41 1,446
1672299 무생채할 때 무 썰기 기계/기구는 뭐가 젤 편해요? 4 귀찮니스트 13:31:23 545
1672298 여성노동자 지금 연행된거예요? 2 ........ 13:29:57 1,421
1672297 경호처가 벌이는게 내란이네요. 12 지금 13:23:52 1,253
1672296 성경 속 출애굽기 편을 보면 2 asdgew.. 13:22:42 569
1672295 한강진집회 와주세요!! 경찰이 인원적어 막 대해요 5 시민 13:22:33 1,994
1672294 "하루 한잔 미만도 발암"…美보건당국, 술에 .. 1 ㅇㅁ 13:21:18 1,949
1672293 간헐적 단식하면 위가 줄까요? 2 ㅇㅇ 13:20:23 519
1672292 가난하게먹고 건강좋아졌다는 글좀찾아주세요 8 어제 13:16:28 1,279
1672291 미국 항산화커피(다이어트) 7 ... 13:15:40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