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해고해도 될까요(관세사랑 일해보신 분)

.. 조회수 : 1,742
작성일 : 2024-03-06 17:58:40

저는 작은 회사에서 무역사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10년 정도 이 회사에서 이용하는 관세사(정식 자격증 없음)가 있습니다.

50대 중반? 부산 남성분이고 사투리 심하고 능글맞은 성격입니다.

초반에 얼굴도 제대로 안나온 멀리서 찍은 제 카톡사진 보고 당장 만나러 오고 싶다고 가슴이 떨린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다큰 자식이 있는 분이에요. 

여기는 서울 그쪽은 부산입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고 전화 통화만 합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어려운 일이 생기면 무조건 의논할 정도로 항상 친절하고 사고가 터져도 융통성 있게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점점 업무에 능숙해질수록 실망스러워서 그만 거래하고 싶어요. 

그동안 융통성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모두 본인이 자초했던 사고 해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분의 실수들에 대해 써볼게요. 판단 부탁드립니다.

 

첫번째.

FTA로 한국-아시아-유럽 수입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익숙치않은 규모가 큰 거래였습니다.

수입시 기본이 되는 중요 서류가 있는데 물건이 들어오기 두달 전부터 거래처에서 보내줍니다.

이상없는지 관세사가 초반에 체크해줘야 하고 다른 관세사라면 한번이면 끝나는 수정 요청을

두달에 걸쳐  총 4번을 수정했습니다. 내용 간단하고 한장만 4번이에요. 다른 서류 수정까지 치면...

처음 확인 요청하면 한두시간 후에 문제없다고 바로 답변 옵니다.

시간 일주일 정도로 충분하니 제발 차분하게 봐달라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첫 번째 수정 요청합니다.

실수가 반복되니 관세사가 문제없다고 답변해도 해외 거래처에 바로는 연락 안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정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도 수정 요청했더군요.

3국거래라서 제가 해외 거래처에 요청하면 그 거래처가 또 유럽 거래처에 요청해야 합니다.

나중엔 거래처에서도 제발 수정요청은 한 번에 끝내달라고 사정합니다.

두번째.

정말 급하게 선사에서 서류 발급받아야 돼서 관세사에 당일 발급 가능하냐 문의하자

A서류가 필요하다고 답변 들었습니다. 저는 거래처에 A서류의 '스캔본'을 요청했습니다.

당장 메일로 받으려면 당연히 스캔본이니까요.

A서류 요청하자 거래처에선 그게 왜 필요하냐고?? 반발했지만 사정하고 받아냈습니다.

관세사에 넘기자 A서류 스캔본이 아니라 오리지널 원본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황당해서 원본은 우편으로 발송받아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  당일 발급이라 하지 않았냐, 하니까 한참 있다가 그럼 B서류를 거래처에 요청하라고 하더군요. 받기 쉬운 일반적인 서류였어요.

세번째.

이제 진짜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출고 전날 연락이 왔습니다. 마지막에 수입신고하려고 보니 수출회사의 주소가 식약청에 등록된 주소와 다르다. 당장 서류 수정해서 보내달라고...

또 해외 거래처에 수정 요청.. 

(수출회사 주소는 관련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수출회사 실수 관련해서 관세사에 문의하자 이럴 땐 선사에서 어떤? 처리만 해주면 되니 며칠 기다려야 한답니다. (선사관련 업무는 관세사가 알아서 함. 더군다나 잘 아는 지인이라고.)

그동안 계속해서 진행상황을 물었는데 본인도 모르겠다고 엄청 답답해하더니 한참 지나 결론은 선사에서 처리해야 되는 걸 선사가 몰라서 아무 진척 없이 날짜만 가고 있었다고 이제 본인이 얘기했으니 괜찮다고... 

다섯 번째.

다른 관세사와 다르게 직접 현장에서 일한다고 수수료를 다른 곳보다 더 주고 있습니다.

관세사한테 간단한 부탁을 했습니다. 그동안 종종 해오던 부탁이에요.

세관 검사 전에 창고에 가서 매직으로 10 상자에 중량만 써달라고..

이틀 후 큰일 났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상자에 중량표시가 없어서 세관에 걸렸다고.. 

저는 말문이 막혀서 맘대로 하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중간에 못한다거나 했다면 다른 분께 부탁할수도 있었어요)

나중에 해결됐다고 의기양양 전화 왔습니다.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설득했다고.

세관 직원한테 던지고 왔다는 케이크 비용을 청구하더군요.

여섯 번째.

수입품이 입항하기 전, 문제 없는지 제발 몇 번을 확인해달라고 하고 관세사가 시키는 그대로 일일이 컨펌 받아서 진행하는데 문제가 터집니다.

그럼, 심각한 목소리로 전화가 오고, 나중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다 살았다고 능청스럽게 말합니다. 본인이 시키는 대로 했다가 문제가 생긴 거면 애초에 본인 실수 아닌가요? 그 부분을 지적해봤자 죄송하다고 말로만 억지로... 풀이 죽어 입으로만 사과하니 죄책감들고 말해봤자 바뀌지도 않아서

이제 아예 길게 말을 안합니다. 치매환자랑 얘기하는 기분이라 카톡으로 의사소통 하자고 하니 귀찮아서 카톡 못보겠답니다.

 

위의 말한 문제들은 수입 한 건 진행하는 한두 달 동안 일어난 실수들이고 저것도 추려낸 겁니다. 

자잘한 실수들은 말도 못할 정도입니다. 비과세 품목을 과세로 신고하여 백만원 정도 잘못 납부한 적 있는데 제가 뒤늦게 발견하고 수정요청했고요. 한달 후 환급받았습니다. 말안했으면 몰랐겠죠. 이런 실수는 웃어 넘길 정도예요.

최근에도 물건 들어오고나서 제가 서류상 이상한 점 발견하고 관세사에 문의하니까 그제서야 또 심각하게 큰일이라고, 통관 못한다고 해외 거래처에 서류 요청하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바로 전에 수입할 땐 제가 이 부분을 몰라서 그냥 넘어갔는데 문제 없이 수입이 됐다는 거예요. 납득이 안되는 상황이라서 다른 관세사 동료분들께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는데 물어봤대요. 거래처와 며칠 동안 전쟁을 치른 끝에 알아낸 결론은 굳이 서류 필요없이 전화 한 통이면 해결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식약처나 다른 수입업체 직원 등 문의는 했는데.. 식약처는 원칙대로 서류 준비하라고 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어렵게 다른 관세사에 문의해보니 ~~에 전화 한통이면 해결된다고 서류 필요없다는 답변 들었습니다. 그대로 외워서 전달하자 우리 관세사는 그래요? 하더니 긴 말 안하고 전화 끊었어요.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보고도 없고 저한테 할 말 있으면 카톡으로만 연락합니다.

 

사장이 다혈질이라 심각한 실수만 그때그때 짧게 간추려 보고 했는데 10년 같이 일했는데 굳이 바꿀 필요까진 없지 않냐고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발벗고 나선다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입고시 창고까지 나와서 힘든 일 하고.. 고생했다고 징징거립니다. 저희는 입고시 현지에 있는 60대 사장 지인분께 수고료 주고 도움받고 있는데 그 분이 관세사 없이 일을 어려워하십니다. 

일년에 한두번 FTA수입만 실수가 유난히 많은 편이고 평소엔 이 정도는 아니에요. 

지금까지 관세사 실수들은 모두 기록하고 제 머리속에 새겼기 때문에 같은 실수는 없을 거에요. 좋은 점도 있네요. 단순 무역사무 직원치고는 서류보는 눈이 날카롭고 지식이 꽤 늘었습니다.

저도 웬만하면 변화를 싫어하는 편이라 그동안 참고 참고 참았는데... 

나이 많으신 분께 무례하게 쏘아붙이고 나면 자기혐오 생기고 스트레스 받고 소화 안되고 잠못자고 하다 보니.. 내 정신건강을 위해 사장 설득하고 다른 관세사로 옮겨야 할지, 명상과 기도를 통해 관세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손해는 사장 것.. 하며 정신승리해야 할지 선택을 하려고요.

 

이글 쓰는 도중에도 또 자잘한 실수 한 건 추가네요. 하하... 

5,60대 남성분들과 주로 일하는데 편견이 생기려고 합니다.

정말 가끔 업무 깔끔하고 말할 때 매너 좋은X 지키는O 사람 만나면 호감이 생길 정도예요.

이 정도 쓰고 보니 감정이 차분해지네요.

 

IP : 183.99.xxx.14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3.6 6:03 PM (122.43.xxx.34)

    사장이 아닌데 관세사를 바꿀 수 있나요?
    아니라면 바꿔야되는데요

  • 2. 바람소리2
    '24.3.6 6:17 PM (114.204.xxx.203)

    가능하다면 젊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바꾸세요

  • 3. 호불호
    '24.3.6 6:41 PM (213.225.xxx.105)

    사고도 잘치고 수습도 잘하는 스타일 . 호불호가 갈리죠. 이전과 같이 형님동생영업이 통할때는 몰라도 요즘에는 어림도 없죠.
    일 잘하는 곳이 많긴한데 원글님이 우겨서 바꾼후 혹시라도 사건사고가 생겼을때 사장님과 얼굴붉혀야해요.

  • 4. ..
    '24.3.6 6:42 PM (1.251.xxx.130)

    사장이 가만있잖아요 굳이
    케익사서 무마가 현장사람하고 안면이 있는거
    근데 그분 대체 관세사는 현장을 안뛸수도 있잖아요
    대체자가 일 더못하면 님이 욕막을꺼 같은데요

  • 5. 윤수
    '24.3.6 7:07 PM (183.109.xxx.1)

    저도 관련 일을 했었기 때문에 글을 다 읽어보았는데요.
    먼저 자격증도 없는 관세사를 왜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관세사가 자격증이 있는 업체는 비싸서 이용을 안 하는 건가요? 그렇다 하더라도 나중에 문제되면 어쩌려고 자격증도 없는 사람을 이용하나요? 관세법이 계속 바뀌는데 자격 없는 사람들은 그런 거 공부도 못하고 알아볼 능력도 안 될걸요..
    식품 수입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물품은 법률이 좀더 까다롭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입항해서 문제 시에 한번도 관세사 측에서 직접 인천에 가서 해결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좀 황당하네요.
    그리고 박스 중량은..미리 출고 전에 수출자한테 부탁하고 사진 보내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인데 뭘 자기가 가서 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예시로 든 서류가 뭘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요새 원산지증명서, MSDS 등 오리지널로 발급 받아야 하는 게 있나요?
    암튼 처리 방식이 주먹구구라 저같으면 같이 못 했을 것 같아요.

  • 6. 에휴
    '24.3.6 7:31 PM (121.100.xxx.47)

    위의 두분 댓글처럼 관세사 바꿨다가 제가 책임져야 될까봐 고민되는거예요. 내용에 썼지만 관세사 수고비를 다른데보다 더 드립니다. 다른 관세사사무소도 자격증 있는 한사람이 대표고 밑에서 실무보는 사람들은 자격증 없는 곳이 많았어요. 까다로운 품목이라 관세사 선택지가 많지 않아요. 잠깐 사정이 있어서 다른 관세사 이용했었는데 비교적 젊은 분이고 사무실에서 서류로만 봐주셨지만 합리적이고 납득이 가는 일처리였습니다. 다만 입고작업 도와주시는 60대분이 욕을 엄청하셨어요. 가만히 앉아서만 일한다고 싸가지 없다고ㅎㅎ지금 관세사는 본인 입안의 혀처럼 구니까요. 귀찮은일은 모두 관세사한테 넘기는것 같아요. 사장님이 바꾸지못하는것도 이 지인분 영향이 있겠죠.

  • 7. ..
    '24.3.6 8:07 PM (121.100.xxx.47)

    이틀전 사장님이 관세사에 노발대발했어요. 이번에 수입업체 두군데로 수입했는데 관세사 수고비용을 두회사 앞으로 각각 청구하여 평소의 두배가 된건 그렇다치고 어쩌다 수입신고를 한번에 안하고 나눠서 했는데 그횟수만큼 수고비용을 청구한겁니다. 총금액은 평소의 3배. 전에는 제가 미리 보고 과다청구는 수정해달라고 했는데 이번엔 그냥 결재올렸더니 노발대발. 다음날 다른데로 옮길까요?하니 저보고 감정적으로 일하지 말라네요ㅎ 결국 관세사비용만 수정하고 마무리됐네요.

  • 8. 윤수
    '24.3.6 8:19 PM (183.109.xxx.1)

    동일한 화물 BL 넘버에 수입신고를 나눠서 했다는 말씀이세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어서 잘 이해가 안 가는데..컨테이너로 들어오는 화물도 그렇게 한 적 없어요. 관세사를 웬만한 데로 바꿔도 그 사람보다는 일 잘하고 돈 덜 들 것 같아요. 그리고 FTA 실수 여러번 했다는 데서 아웃이예요. 그건 기본이니까요.

  • 9. ..
    '24.3.6 8:51 PM (121.100.xxx.47)

    한회사에서 수입한 물품중 일부를 먼저 출고해야돼서 일부 먼저 수입신고했습니다. 수입신고번호 2개. 저희는 종종 있는 일이에요. 회사에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주저없이 관세사를 바꿨을것 같은데 이일 말고도 여러가지로 회사에 오만정이 떨어져서 굳이 남의 밥줄 끊을 일 있나 싶습니다. 관세사 실수로 통관 늦어지면 창고비용에서 손해니 그부분을 어필하면 사장 설득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 관세사 없으면 입고작업 도와주는 60대 어르신에게 업무지시해야 돼서 귀찮아지는 단점도 큽니다.역정이 디폴트인 분이라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6607 푸바오 어제 영상 9 ㅇㅇ 2024/04/04 1,421
1576606 사전투표때 대통령부부가 투표할까요 8 파리지엔 2024/04/04 1,037
1576605 바르는 탈모약 3주째 발르는데..어째 머리가 더 많이 빠지나요?.. 3 중단해야하나.. 2024/04/04 1,226
1576604 요즘 푸바오 영상을 많이 봐서 그런가.. 3 ... 2024/04/04 1,205
1576603 발가락 통증 4 ㅇㅁ 2024/04/04 824
1576602 아산병원 교수님들의 영상입니다.. 4 웃어요모두 2024/04/04 1,920
1576601 또 다른 학폭여자 연예인도 기사 올라 오네요 18 M,,m 2024/04/04 7,009
1576600 한동훈 참 재밌네요, 11 윌리 2024/04/04 2,961
1576599 옛날 효자들 무덤 삼년상 치루듯 하라면 하실건가요? 22 2024/04/04 2,371
1576598 설화수 윤조에센스 색이 묽어졌나요? 9 ... 2024/04/04 1,628
1576597 불자님 계시면 약사여래대진언 어느게 맞는지 여쭈어요 3 ..... 2024/04/04 537
1576596 조국대표 현시각 여의도 출근길 인사중 26 2024/04/04 3,178
1576595 간호조무사 교육 중도포기한분 계신가요 4 . . . 2024/04/04 2,472
1576594 국내산 마늘쫑이 언제 나오는건가요? 18 ooo 2024/04/04 1,933
1576593 부모님 사망 후 통장 이체 10 가능할까요?.. 2024/04/04 4,217
1576592 병원 다인실인데 저랑 아이밖에 없어요 14 ... 2024/04/04 3,499
1576591 IRP 증권사에서 드나 은행에서 드나 비슷할까요? 12 PP 2024/04/04 857
1576590 푸바오 커뮤 4 ........ 2024/04/04 1,168
1576589 선거운동 요상하게 하는 한동훈 7 ㅇㅇ 2024/04/04 1,794
1576588 아프다 징징대는 건 죄다 시가쪽 사람들 27 병원 2024/04/04 3,088
1576587 한동훈 ㅋㅋㅋㅋ 23 메이you 2024/04/04 4,299
1576586 경기도 일산에 벚꽃 피었나요? 6 ㅇㅇ 2024/04/04 1,077
1576585 잘생긴 남자 사귀다 못생긴 남자 사귀는 심리 13 밤양갱 2024/04/04 2,690
1576584 음쓰처리기 하나만 콕! 집어주세요 ㅠㅠ 4 음쓰해방 2024/04/04 877
1576583 누가 죽지않은 이상 오열 통곡은 오바맞죠 59 ㅇㅇ 2024/04/04 4,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