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른 시간에 다녀왔어요.
늘 그렇듯 무심히 계산대에 줄 서 있는데
계산대에서 평소보다 조금 큰,
잘 안들리시는 사람에게 말하는 듯한 음성이 들려서 보니
앞에 서신 할아버지? 아저씨...? 가
행사중인 고등어를 사려고 하나 들고 오셨는데
멤버쉽이 없으셨더라구요.
캐셔분이 이거 그냥 사시면 6천 xxx원이에요.
(멤버십 할인하면 3천원 대, 아마 행사가격만 보고 들고 오셨겠지요.)
당황하셔서는 아 그러냐면서 계산을 못하시고.
캐셔분이 그럼 이거 안하시는 거냐~하니
허둥지둥 네네~
캐셔분은 뒷편에 회수 상품들 모은 곳에 고등어를 두러 가시고, 그 분은 급히 나가시려는데
갑자기 오지랍 태평양이 발동...
저기, 제가 멤버십 대신 찍어드려도 될까요?
캐셔분께 여쭤보니 된다시네요.
놓쳤던 고등어를 다시 찾은 듯 다급한 발걸음으로
캐셔분이 둔 고등어를 다시 들고 오셔서는
연신 고맙다시며 꼬깃한 3천원과 몇 백원을 내시고, 고등어를 들고 저에게 여러 번 고개 숙이고 가시네요.
허름하고 남루한 차림에 마트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는 어색하고 허둥거리시는 모습.
어릴 적에는 길에서 마주쳤다면 슬그머니 피했을 것 같은 모습이 왜인지 짠하고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저도 나이먹나봐요.
문득 예전에 누가, 태극기 집회도 뒷쪽(?)에 있는 할배들 보면, 밉다는 생각보다 저러다 쓰러지겠다는 걱정 먼저 들었다는 말이 이해가 되던 순간.
맛있는 한 끼가 되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