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퇴원 수발 하러
병원에 가던 중이었어요.
차선과 인도가 있는
양방향 골목길이었는데
약간 노숙자 느낌이 나는
아저씨 두사람이 횡단을
하더라구요.
지나간거 보고 서행을 했는데
갑자기 텅? 탁?
둔탁한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사이드 미러를 보니 아까 지나간
아저씨 중 한사람이 팔을 만지며
제게 손을 흔드는거예요.
딱 저 아저씨가 일부러 부딪혔구나
싶었어요.
너무 놀래서 다른 차들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정차를 하고
다가가서 왜 일부러 팔을 대냐고
대뜸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저보고
그냥 가라는거예요.
그래서 뭘 그냥 가냐.
내가 그냥 가면 뺑소니로 신고
할거 아니냐.
경찰 부르겠다. 했더니
아니. 그냥 가래도 이러네.
불러요.
그냥 좋게 보내줄랬더니 그냥
누워버릴까. 빨리 불러!
소리를 지르길래 저도 부를거예요!
빽 지르고 112에 걸어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연락처를 주고 문제가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면 뺑소니가
아니래서 알았다고 했어요.
근데 연락처 주기가 너무 께름직
한거예요.
그 아저씨는 제가 전화 하는거 보더니
그냥 가래서 제가 요즘 세상이 너무
무섭다. 아저씨가 그냥 가라고 해놓고
뺑소니로 몰면 어쩌냐.
녹음기 킬테니 확실하게 얘기해라.
하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가라고
녹음을 했어요.
제가 이름도 말씀하셔야죠. 했더니
손을 내두르며 가더라구요.
엄마가 기다리셔서 급히 병원에 가서
일 보고 모셔 왔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힘들어서 우황청심원 먹고
글 올리고 있네요.
제가 112에 신고한 내용도 있고
미흡한 내용이지만 녹음도 있으니까
별 일 없을까요 ...
머리도 지끈지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