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설 토지에서 한 대목이에요

oo 조회수 : 2,905
작성일 : 2024-02-26 13:35:42

우연히 펼쳐든 페이지의 글이 인상 깊어서 옮겨보아요.

물론 어디를 펼쳐도 주옥같은 글이지만요.

 

"인간의 심리를 모른다 그 말이야. 집요한 것은 언제나 가해자다. 보복당하리라는 두려움이 있으니까 상대를 뿌리째 뽑아서 후환을 없이하려는 집념, 너 생각해보아. 도둑놈 경우를 생각해보아. 남몰래 도둑질하다가 들키면은 칼을 들이대는 것이 그들 본능이야.

배은망덕한의 경우도 그래. 은혜 베푼 상대를 모략하고 중상하고 이간질하며 씹고 다니는 것도 자신의 합리화, 배은망덕을 덮으려는 심리 아니겠어?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삭막하고 살아가기가 힘든 거지.

그러나 권선생은 이런 말을 했어. 죄를 짓게 되면 그것을 은폐하기 위하여 또 죄를 짓는다, 그 죄를 또 은폐하기 위해 죄를 계속 짓게 되는데 그게 바로 형벌이라는 거야.

결국 기가 쇠하고 무게 때문에 파멸하면, 후회나 회개가 구원이 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는 거지. 나 그말 듣고 많이 위로받았다. 속수무책이라도 덜 억울하더구나."

 

함께했던 동료들이 잡지 편집인인 권오성을 독립군이라 매도해 옥살이를 시키더니

석방 후에는 또 친일파라며 흉측한 소문을 퍼트리고 살아남기 위해 첩자, 친일파 어쩌면 또 반일분자로 몰아낼지도 모를 일을 두고 한 대사인데.....

작가님의 인간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력은 경이로워요. 이런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 대목에서 그냥 많은 감정이 들더라고요. 같이 느끼고 싶었어요.

 

 

IP : 121.157.xxx.1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2.26 1:46 PM (39.119.xxx.4)

    감동……
    동감…….

  • 2. 요즘
    '24.2.26 1:47 PM (211.234.xxx.226)

    거니&썩열은 더해요

  • 3. ..
    '24.2.26 1:49 PM (119.198.xxx.14)

    공감 가네요. 작가의 통찰.

  • 4. ㅎㅎㅎ
    '24.2.26 2:02 PM (211.223.xxx.123)

    통찰력도 그렇고 사람들이 막연하게 몸으로 느끼는 걸 글로 또렷하게 짚어 표현하는 것도 그렇고. 특히 ~덮으려는 심리 아니겠어?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삭막하고 살아가기가 힘든 거지. 이 부분은 아주 핵심이네요

  • 5. 딴말이지만
    '24.2.26 2:09 PM (58.224.xxx.2)

    박경리 작가가 원주분인데,어떻게 평사리를 알고 대하소설을 썻을까 의문이예요.
    애석하게도 토지를 읽지는 못하고,
    과거 드라마로 나온 토지를 봤는데(박원숙씨가 못된역으로 나오고 연규진?도 나온 예전 드라마)
    그때 토지드라마 시그널로 나온
    평사리 부부송을 하동 여행갔다가 봤거든요.
    드라마 최참판댁 촬영지가 하동에 있는데,평사리마을이 참 이쁘고
    산은 높은데 평사리 악양평야가 넓어서 개방감 좋고,느낌이 좋은 동네더라구요.
    원주분이,어찌 이리 좋은 하동을 알고 소설 배경으로 썼을까 궁금하더라구요.
    검색하면 되지만,이글을 보니 생각나서 쓰네요.

  • 6. 윗님
    '24.2.26 2:13 PM (211.205.xxx.145)

    박경리님 통영이 고향이세요.
    김약국의 딸들도 그 배경이고
    거기서 나고 자라고 결혼하시고 이혼? 하셨나 하다가 말년에 원주로 가서 사셨어요.
    강원도가 고향이 아니라 경남이 고향이십니다.

  • 7. 통영
    '24.2.26 2:15 PM (211.104.xxx.48)

    박작갸는 통영 사람. 원주는 노년에. 경상도 사투리 쓰시잖아요^^

  • 8. 딴말이지만
    '24.2.26 2:16 PM (58.224.xxx.2)

    아 그렇군요.원주에 박경리 문학공원이 있어서 저는 원주분인줄 알았어요.
    통영분이시면 하동이 멀지 않은곳이니
    아는곳일수도 있었겠네요.

  • 9. .....
    '24.2.26 2:36 PM (70.175.xxx.60)

    김약국의 딸들 고등학교때 읽었는데 아직도 생각나요
    탁월한 인물묘사, 인상깊었던 기억~
    요즘은 그런 대문호가 안 나오는 걸까요?

  • 10. 토지도 좋고
    '24.2.26 3:43 PM (219.254.xxx.98)

    다른 작품들도 좋고, 인간의 악의나 인간의 극악무도함과 함께 진짜 인간을 잘 성찰한 작품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소개나 해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혈의 누]를 굉장히 가슴을 졸이며 보면서, 나중에 그 제지소에서 일어난 비극의 면면과 인간들의 사악함, 악의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애석해 했는데요, 2005,6년에 개봉한 작품인데, 아시는 분들은 추가 감상평이나 다른 추천작 소개 해주시고, 이 흐름이 릴레이 되었으면 합니다.

  • 11. ..
    '24.2.26 4:11 PM (119.198.xxx.14)

    소설 쓰기 전에 정보 수집하고 연구 조사해서, 공간 캐릭터 등을 설계하고 시작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9960 연말정산 등기부등본 6 ㅡㅡㅡ 2024/02/26 847
1559959 이스라엘은 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9 ㅠㅠ 2024/02/26 1,140
1559958 멧돼지 도살자 윤석열에게 당한 이재명과 조국, 8 ,,,, 2024/02/26 994
1559957 갱년기 더위 확 올라오는 증상이요. 7 ... 2024/02/26 2,994
1559956 패소 전문 한동훈, 1패 추가-펌 16 한동훈 딸 .. 2024/02/26 1,704
1559955 갤럭시폰 사용하는데, 패드는 아이패드 구입하시나요 1 잘될 2024/02/26 654
1559954 남편이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데.... 제가 뭘할 수 있을까요. 13 인컷 2024/02/26 4,218
1559953 양복도 세탁하고 입으세요? 2 새로산 2024/02/26 1,518
1559952 성시경이 올해 46.... 38 0011 2024/02/26 13,229
1559951 물김치에 사이다 9 급해요 2024/02/26 2,168
1559950 안귀령은 YTN 정규직,계약직도 아니었네요 57 2024/02/26 5,920
1559949 은행원 강도가 그렇게 높나요? 13 ㅇㅇ 2024/02/26 3,912
1559948 지금 아이가 잠깐 쓰러졌는데요 56 abc 2024/02/26 18,890
1559947 네이버 카페에서 아이디 공개저격 6 아이디 2024/02/26 2,416
1559946 삼성식기세척기 설치했는데요. 2 anan 2024/02/26 1,454
1559945 연말 둔촌포레온(둔촌주공) 입주시 송파강동지역 전세 8 전세시세 2024/02/26 2,800
1559944 잠수이별 배우 L씨 누군가요 47 2024/02/26 32,206
1559943 [JTBC] 중도층-충청, 민주당에 차갑게 등 돌렸다! 16 중도층 대거.. 2024/02/26 2,302
1559942 먹찌빠 회식 값 3 ... 2024/02/26 3,172
1559941 영어 번역 좀 전문가 님들 도와주세요. 1 영어로번역 2024/02/26 681
1559940 장봉뵈르 샌드위치가 왜 유행하게 된 거에요? 12 2024/02/26 4,740
1559939 힘펠 휴젠뜨 환풍기 전기세 많이 나오나요? 9 올겨울 2024/02/26 3,259
1559938 노웅래의원이요. 6 .... 2024/02/26 1,479
1559937 성공하고 싶어요... 5 777 2024/02/26 1,927
1559936 이재명 이후에 민주당 대선후보군이 보이지 않네요 25 이재명 2024/02/26 1,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