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먼저 간 반려견이 그리울때

나들목 조회수 : 1,294
작성일 : 2024-02-24 13:22:37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 준단다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 본다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

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

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

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

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

양 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

또 고비사막의 밤을 잊고

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

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

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

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

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

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슬픈 환생 - 이운진

IP : 58.29.xxx.3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얼마전
    '24.2.24 2:00 PM (39.7.xxx.186)

    다시 태어날터니 슬퍼하면 안된다면서도
    흐느껴 울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고
    인간으로 태어나길 빌어주었다 생각하니
    먹먹해지네요

  • 2. ..
    '24.2.24 3:15 PM (121.163.xxx.14)

    나도 그럼…. 꼬리가 있었을까?…

    우리 개의 꼬리는 …
    자르지 않을 거에요
    나도 우리개도 별나라에서만 같이
    뛰어놀 거라서

  • 3. 나들목
    '24.2.24 5:58 PM (58.29.xxx.31)

    맞아요. 사람으로 태어나는게 축복인지…

  • 4. 요즘
    '24.2.24 8:40 PM (114.199.xxx.156)

    요즘 방카르에 빠져 찾아보고 있었는데 이거 읽으니 뭉클하네요.
    귀신도 내쫓는다는 그 눈빛이 자꾸 생각나요.

    근데 방카르는 양떼를 몰진 않고 우직하니 지키는 개래요.
    네.. 저 T에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6980 앵두나무 옆에서 6 채송화 2024/06/01 1,249
1586979 정수기 렌탈 3년짜리와 5년짜리 좀 어느게 더 유리한가요? 4 모르겠어요 .. 2024/06/01 1,655
1586978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답해드려요 3 74 49대51 2024/06/01 7,015
1586977 댓글들 보니까 최가 부인한테 열등감이 많았을까요? 10 .. 2024/06/01 4,823
1586976 고등 썸머스쿨 보내시나요? 6 ㅇㅁ 2024/06/01 1,322
1586975 엘지 두산 경기 너무 재미나네요. 1 엘지만세 2024/06/01 956
1586974 질투 많은 성격은 선천적인건가요? 23 ... 2024/06/01 4,761
1586973 아이 친구가 왜 그러는걸까요 12 f 2024/06/01 2,753
1586972 (정신과약)설마 임신일까 싶어서 먹은약인데.. 4 임신우울증 2024/06/01 1,987
1586971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데 4 ... 2024/06/01 2,537
1586970 한우 채끝 250g 많이 먹은 건가요 6 배불러 2024/06/01 2,115
1586969 조기심실수축인데 어깨무선찜질기사용 3 ㄱㄱㄱ 2024/06/01 645
1586968 갈비뼈가 골절된 듯 한데.. 스트레칭 해도 될까요? 6 .. 2024/06/01 1,352
1586967 드라마 머니게임 강추!!! 6 드라마 2024/06/01 2,390
1586966 나는솔로 최강전 만들었으면 9 ㅇㅇ 2024/06/01 3,255
1586965 게임만 하는 중학생 아들떄문에 미칠것같아요 6 나나 2024/06/01 3,280
1586964 5년을 다녀도 개인적친분 안생기는 모임 9 ... 2024/06/01 5,000
1586963 나탈리 오렌지 쥬스를 혼자 이틀만에 다 먹었다면 절제력 제로 인.. 3 .... 2024/06/01 2,186
1586962 아이친구관계 9 ㅇㅇ 2024/06/01 1,612
1586961 노씨는 학력도 경력도 쟁쟁하던데 60 ㄵㄷㅎ 2024/06/01 20,793
1586960 고3 휴식데이 6 ㅇㅇ 2024/06/01 1,310
1586959 모다모다 샴푸 써보신분 12 머릿발 2024/06/01 3,204
1586958 1일 1라면이네요 ㄷㄷ 6 ㄴㅇ 2024/06/01 2,926
1586957 윤대통령과 술자리가 두려운 사람들,수정방이 어떤 술이길래 18 2024/06/01 6,781
1586956 알고리즘때문에 선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네요 2 선재중독 2024/06/01 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