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좋은 일은 다 자란 우리 애 일이었어요.
우리 애가 큰 돈 받을 일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야 된거예요.
애가 저한테 전화해서 그 돈에서
엄마가 대출받은거 갚는데 보태고 싶다고 해서
제가 엄마 일은 엄마가 다 알아서 하니 걱정말고
대츨도 거의 갚았으니
그 돈은 네 것이고 네가 알아서 쓰라 했어요.
애도 고맙다면서 이젠 엄마 도움 전혀 없이도 되겠다고 해요.
아마도 제가 평생 가장으로 살아오고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기틀 마련해준거에 보답하고 싶었나봐요.
우리 애는 무지 절약하는 애니까
그것도 여태 했던 것처럼 보수적 투자할거예요.
어쨌든 부모로서 우리의 어깨를 덜어주는거라서
남편이랑 저랑 둘이서 쨍하니 와인 마시면서 축하했어요.
남편은 지금 자는데
제 마음 속에 드는 생각이
왜 우리 부모는 이런 생각 자체가 없었을까 하는거예요.
우리 애도 저를 돕고 싶은 치사랑이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나를 대상으로는 내리사랑이 없었을까.
평생 남편 벌이는 용돈 수준이하
저 혼자 고군분투한 시절이 생각하면 더 힘들어서
그냥 다 지난 일이다 하면서 마음 다스려요.
객관적으로 봐서 저는 그냥 중상층.
우리 부모님은 상층.
돈의 단위가 저하고는 달랐어요.
그래도 저 어릴 때 저한테 들어가는 돈은 1원이 아깝고
제가 밥 먹는 것도 아까워하던 분들.
지금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아직도 그게 제 마음 속에서 서러웠나봐요.
왜 나는 평생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했을까.
제 꿈에서도 돌아가신 어머니는 왜 한번도 안 오실까요
오시면 꿈에서라도 꼭 묻고 싶어요.
어머니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던 까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