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태생이고
여전히 고향은 시골이라
가끔 늦겨울이나 초봄에
시골에 가면
어렸을때 마을앞에서 해질때까지 놀고 있으면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 지펴 밥 짓는 냄새.
굴뚝에 하얀 연기가 아지랑이 처럼 피어나고
마른 나무 타는 냄새.
00아~ 밥 먹어라! 하면서 집집마다 엄마들이
부르던 소리.
이런 것들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초봄 저녁에
해가 산머리 아래로 지면서 산 주변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회색빛으로 바뀐 공기와
산과 들을 지나온 나뭇잎냄새 흙냄새가 살짝 섞인
바람 냄새를 맡으면 시골 저녁의 냄새를
여전히 느낄 수 있어요.
그것과 더불어서 저는
얼음 녹는 냄새요.
처마밑 고드름이 녹아 떨어질때나
개울가 혹은 도랑 위에 얼음이
햇살에 녹을때
그때 느낄 수 있는 냄새가 있는데
얼음 녹는 냄새라고 생각 하거든요
햇살이랑 바람이랑 얼음이 섞여있는 냄새같은.
어렸을때
처마 밑에서 고드름 녹아내릴때
도랑가 옆 길을 내달리며 놀때
그때 맡았던 얼음 녹는 냄새가 기억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