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아저씨가 올라와 눈치보듯 짜증을 내며 종량제봉투에 캔같은 거 버리면 쓰레기수거업체에서 안가져간다 그렇게 버리면 어떡하냐고 했어요.
무슨 소리냐니 75리터 봉투 세개나 버렸고 그걸 다 뒤집어 정리하다가 저희집 호수가 적힌 택배봉투가 나왔다고 했어요.
왜 잡아떼냐는 듯이요.
버린적이 없다 내려가보자 해서 봤더니 호수는 맞는데 다른 주소지더라구요.
주택가에서 저희 아파트에 갖다 버린 걸 경비아저씨가 호수만 보고 저희집이라 생각해서 얘기한 거였어요.
계속 쭈그려 앉아 정리하던 저희동 경비아저씨는 미안한 표정이 됐고 그 옆에 계시던 다른동 아저씨가 죄송하다고 하길래 괜찮다 사진찍어 관리사무소에 알리고 주민센터에 신고해라 하고 올라왔는데요.
여기서 이상한 점.
저는 왜 우리동 경비아저씨에게 화가 안났을까요. 왜 화를 안냈을까요.
아침부터 올라와 왜 버렸냐고 짜증냈고 아니라는데도 거짓말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다그치듯 말했었거든요.
왜버렸냐 따지면서도 눈치보듯하는 태도 때문이었을까요.
쭈그리고 앉아 쓰레기를 정리하는 모습 때문이었을까요.
아님 엄마에게 욕먹고 괴롭힘 당하며 자랐던 탓에 이 정도로 당하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걸까요.
그리고 경비아저씨가 증거인 택배봉투라고 보여준 봉투가 있었는데 A4용지 크기였어요. 저는 그런 비닐 택배를 받으면 택배부분은 잘라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비닐은 분리수거 해요.
가끔 안에 뭐가 묻어있거나 하면 그냥 쓰레기봉투에 버린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분리수거를 잘 합니다.
근데 경비아저씨가 호수가 맞다며 제가 버린거라 확신하듯 말하니까 혹시 내가 버렸나 싶어 가만히 있게 되더라구요.
그리고는 75리터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는데 누군가 저를 음해라도 하려고 한 건가 싶다며 마치 제가 그렇게 택배용지가 붙은 비닐을 버리긴 했었다는 듯이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저 왜이러죠. 어디가 모자른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