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는 어떻습니까"
"움직이는 것은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그 안에서 세례를 받아서 종교에 귀의해 마음은 평안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가족들 중 유일하게 천주교 신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봉쇄수도원을 비롯한 많은 신부님·수녀님들로부터 편지로 응원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직접 만드신 된장과 밑반찬은 물론 손수 만드신 십자가를 보내주셨는데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세례를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 4~5년간은
성경 구약 욥기의 욥이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욥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면서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오만함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어려운 결정을 하셨던데요"
"이전까지 저를 돕던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고해성사할 자격은 없지만 2019년 사태(조국사태)를 겪기 전까지는 오만했던 것 같습니다.
개혁에 대해서도 내가 계획을 하고 추진을 하고 성취감을 얻고, 이룰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감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만함이었습니다. 2019년 이후 여러 사태를 거치며 처음에는 분노의 감정이 컸는데 이제 다 놓아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오만했던 과거, 시쳇말로 잘 나가던 시절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가 되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불쏘시개가 되고자 합니다"
"출마 선언을 보고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큰 일을 겪으면 오히려 초연한 삶을 살 것으로 생각했는데, 개혁의 도구가 되겠다고 하시니 지지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많이 내려놓는 체험을 하셨으니 담대하게 걸어가길 기도하겠습니다"
-옥현진 대주교와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