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역사적 탄생은 우연에서 비롯됩니다용.
시어머님께서 LA갈비를 양념해서 잔뜩 주셨어요.
게으름과 똥손 며느리는 기름튀어서 주변을 닦고 기름설거지를 하는게 싫어서 그걸 그냥 물에다 담굽니다.
시작은 갈비찜이었던거죠.
이거나 저거나 다 같은 갈비가 아니냐며 냄비에 물넣고 얘네들을 풍덩 담구고는 싱거울까봐 간장을 성의없이 막 들이부었죠.
끓기 시작할무렵 갑자기 딸아이가 매운게 땡긴다네요. 그래서 얘네들은 매운갈비찜으로 또다시 변신을 시킵니다.
매운 갈비찜이 별거냐. 고추가루 들어가면 그게 매운 갈비찜인거지 라며 고춧가루 투하. 거기에 얼마전에 산 동남아 고춧가루 (입자가 굵고 고추씨까지 들어간 이거 이름이 뭔가요?? 동네 동남아식자재 마트에서 요리똥손 주제에 과감히 사놓고는 이걸 어따 쓰는건가 라며 개봉도 하지 않았죠)
고기도 다 익었고 색도 그럴듯하길래 국물을 떠먹어보니... 이건 뭐 니맛도 내맛도 아니네요. 그래서 간장 더 붓고 다진마늘을 마구 넣어주고 설탕도 막 넣고...
언니들. 진짜 뻥 안치고 대박 맛있어요. 남편은 이걸 니가 만들었을리가 없다. 배달의 민족이 분명하다고.
그래서 오늘 재도전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양념한 LA갈비와 꽝꽝 냉동된 생LA갈비도 주셨거든요. (고기만 생기면 죄다 아들네로 투하하셔서 며느리만 돼지가 되고 있는 중이죠. 어머님은 저보고 한번도 돼지라고 하신적은 없지만 살이 퉁퉁해야 복이 있다고 저보고 항상 넌 복있어보인다고)
생갈비를 물에 담아 핏물빼고 시작했죠. 물에 갈비 넣고 간장 드립다 붓고 고춧가루랑 동남아 그거를 막 뿌리고 마늘 넣고 설탕넣고는 끝. 익은후에 먹어보니 역시나 밍숭맹숭. 하지만 익은후에 간보는건 똥손도 가능하다 이거죠.
다시 간장넣고 어쩌구 저쩌구 했더니...
하~~~ 진짜 요리대회 있음 나가고 싶네요. 남편이 사과했어요.
미안하다. 당신이 바로 숨은 고수라며...
이게 손에 익으려면 자주 여러번 꾸준히 해야겠죠.
여보.. 이제 당신은 지겹도록 매운갈비찜을 먹고 화장실을 ㅋㅋㅋ 각오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