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혼인 30대 딸이 하나 있습니다. 아마 한동안 계획이 없어 보이기도 하네요. 명절이 지나고 보니 여러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같은 배에서 나와도 얘 언니는 자기 잇속도 잘 챙기도 표현도 잘하고 화도 내고 반항도 잘하는 애였는데, 반대로 얘는 타고나길 남을 먼저 생각하더라고요.
특별히 뭘 더 가르치고 다르게 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관찰력이 많아서 아버지 없는 가정에서 나름대로 눈치를 본건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입학때가 생각이 나요. 학교 선생님이 칭찬하면서 해주신 이야기가, 초1이고 갓입학했는데 비가 왔나봐요. 애들이 우산을 제대로 안접고 들어오거나 밖에 그냥 두고 오니까, 얘가 반애들 우산을 입구에서 하나씩 접어주면서 들어오게 도와줬다고 칭찬하시더라고요. 선생님 입장에선 가정 교육을 칭찬하신거같은데 그런거 알려준 적도 없고 집에서 얘만 그러거든요.
그런 애가 20~30대 사회 생활하면서 가끔 얘기를 들어보면 사람들을 너무 잘 믿고 마음을 많이 쏟다가 상처도 많이 받는 거 같더라구요. 앞가림도 잘 못하는 거 같기도 하고~ 지금 일도 그만두고 뭐 준비한다고 하던데 솔직히 갑갑합니다. 똑똑하고 야무진 면도 있는데 너무 무르다고 할까요. "지는게 이기는거다"하고 일을 마루리하는데 그건 가족이나 친구한테나 그렇지 사회생활에선 지는게 지는거다. 말은 못하고 속상하고 짠한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하고 에휴. 저한테 아직도 서운하다고 하는 다큰 딸 보니 화도 납니다..
이런 자녀 둔 분 없으신가요. 제가 도움을 뭔가 주고 싶어도 오히려 얘가 상처 받는 거 같아서 깝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