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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0세에 이 정도면 대단하지 않나요?

.. 조회수 : 12,143
작성일 : 2024-02-12 23:22:35

제 엄마지만 볼때마다 놀라운게 그 나이에 엄청 정정하세요.

혼자 사시는데 명절마다 한결같지만  이번 설에도 혼자서 자식들 며느리들 손주들 손주며느리들 사촌들 오촌들... 다 맞아  명절을 치르셨다는..

설 일주일 전부터 매일 버스 타고 나가서 장을 봐다 날랐대요.

소갈비 10킬로에 닭고기에 각종 찬거리들을 노인네가 혼자 죄다 사다 나르고 그 많은 음식을 혼자 하고 만두를 매번 800개씩 혼자 빚어요.

만두 800개를 혼자서 방망이로 밀가루 반죽 밀어서 속 만들어서 한개한개 만들어요.

 

저는 명절에 저희집에서 손님 치르고 차례 지내야해서 가서 돕지도 못하고요. 

이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자식들 먹이고 싶어서 말도 안듣고요.

본인 음식에 대한 부심이 일단 너무 크고 자식들이 언젠간 못먹을테니 할수 있을때까진 하겠대요.

 

시골에 사시는데 허리 꼿꼿하고 다리 무릎 튼튼하고 눈 귀 짱짱 총기도 아직 좋고 그래서 저나 오빠들이나 엄마가 90 노인네라는걸 잊을때가 많아요. 늙으면 추해보이면 안된다고 매일 파운데이션 바르고 입술도 바르고요.

그래서 어릴때처럼 자연스럽게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와요.

 

엄마 평생 고생담 들어보면 진작에 골병으로 몸이 남아있지 않을것 같은데... 몸도 건강하시지만 마음도 건강하세요. 

엄마 고생담은 정말 책으로 써도 될 정도예요.

 

아버지는 30년전에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도 농사지어서 자식 다섯을 대학을 보내셨으니까 열심히 사셨어요. 그러다보니 엄마 사실 걸 못 남기셨는데 그때 엄마도 이미 환갑이었지만 자식들한테 신세 안진다고 80살까지는 할수 있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쓰셨어요.

저도 엄마 닮아서 조금은 강인한 것 같은데 발끝도 못 따라가는듯..

 

오늘 엄마랑 통화하다가 뭉클하기도 감동하기도 해서 써봅니다 

 

IP : 223.38.xxx.121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택배
    '24.2.12 11:26 PM (175.223.xxx.79)

    물론 직접 고르셔야 하는 타입이겠지만 간장이나 소갈비 10kg같은 거는 택배로 주문해드리는 거 어떨까요....

  • 2.
    '24.2.12 11:27 PM (58.143.xxx.5) - 삭제된댓글

    아무리 그래도
    듣기만 해도 너무 힘들어요.
    조금씩 도우면 좋겠네요.
    60대인데도 나물 두가지 전 한가지하고
    어깨 아파서 며칠째 쉬고 있는데

  • 3. ..
    '24.2.12 11:27 PM (39.118.xxx.131)

    어휴 전 20대에도 못했을거 같아요 대단하시네요

  • 4. 와~~
    '24.2.12 11:30 PM (58.228.xxx.20)

    너무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그 꾸준한 노동이 오히려 건강을 지켜주게 된 거 같아요~ 억지로 마지 못해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셨기 때문인가봐요~

  • 5. .....
    '24.2.12 11:31 PM (180.224.xxx.208)

    저도 지금 하래도 못할 거 같아요.
    강인하고 대단한 어머님이시네요.
    우리 엄마 말씀으론 나이 먹어서는
    힘들어도계속 몸을 움직여야 아픈 데가 없다고...

  • 6. 너무
    '24.2.12 11:32 PM (125.251.xxx.12)

    힘드실 거예요.
    몸살 나셨을지 몰라요.
    전화 통화로는 반가우시니 밝은 목소리 되시는 거죠.
    같이 살면 역시 연세는 못 속인다는 거 항상 느낍니다.
    혼자 하시게 하면 안 돼요.
    노인 동네 사는데 김장 몇 백포기씩 하고 수액 맞으시거나 입원하셔도 자식들에게 숨기는 분들 많아요.
    훌륭하신 어머니시지만 진짜 연세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 7. 엄마가
    '24.2.12 11:32 PM (61.43.xxx.252)

    존경스러우시네요
    근데 정말 저렇게 건강하시면 마냥 건강하신걸로
    생각되는데 90세는 어쩔수없으니
    너무 무리하지않게 하고 항상 관심가지셔야합니다

  • 8. ..
    '24.2.12 11:33 PM (211.208.xxx.199) - 삭제된댓글

    어머님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저희 92세 시어머니도 대단하신데
    님 어머니 정말 대단하세요.

  • 9. ...
    '24.2.12 11:38 PM (223.38.xxx.121)

    정정하시지만 사실 조마조마해요.
    그렇게 무리하면 안되는데 성질이 별나서 말도 안듣고요.
    저는 저대로 일이 산더미라 명절에 못가는데 엄마가 힘든티를 안내니까 오빠들은 엄마 힘든걸 세심하게 느끼지 못하는거 같아요.
    명절이나 집안일 치르고나면 한번씩 아프시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일을 줄이지 못해요.
    오늘도 제가 이젠 하지말라고 했는데 말 안들을듯요 ㅠㅠ

  • 10. ..
    '24.2.12 11:43 PM (223.38.xxx.121)

    저도 50대 중반을 넘었는데 지금도 엄마집에 가면 우리 애기 돈버느라 힘든데 가만히 쉬라고 ㅠㅠㅠ
    설거지 한번도 실갱이를 해요.
    저도 어디가면 무척 으른스럽고 의젓한데 엄마한테만 가면 영락없이 막내딸 ㅠㅠㅠ

  • 11.
    '24.2.12 11:43 PM (59.12.xxx.215)

    훌륭하세요. 다 사랑이네요. 장수하시길...

  • 12. ..
    '24.2.12 11:52 PM (211.243.xxx.94)

    대단하시네요.
    90대신 분 제 주위에 별로 없어서 놀랍네요.
    건강하시길요.

  • 13. 훌륭하신 성품
    '24.2.13 12:18 AM (39.125.xxx.100)

    건강까지 따라주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 14. 진진
    '24.2.13 12:24 AM (121.190.xxx.131)

    제가 62세인데
    집에 있으면 크게 할일이 없어요
    지루하기도 해요
    그래서 일부러 일을 벌리기도 하죠 물김치도 담고
    밑반찬도 만들고 하죠

    90이라도 몸을 움직이실만큼 건강하시면 좋아하시는일 하게 두세요.

    안아플려고 몸아끼고 지루하게 오래살몀 뭐하겠어요.
    재밌게 하고 싶은 일 하다가 아프면 도 할수없이 아픈거고 그러다 갈때되면 가는거죠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요

  • 15. 부럽!
    '24.2.13 12:35 AM (211.244.xxx.3)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건 축복이에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 16. 부럽
    '24.2.13 12:36 AM (222.119.xxx.18)

    습니다..비슷한 나이의 제 시모는
    멀리서 오는 애들있어도 밥솥에 밥도 안해놓으세요.ㅠㅠ

  • 17. blㅁ
    '24.2.13 12:38 AM (112.187.xxx.82) - 삭제된댓글

    정신력 체력 진짜 존경스럽네요
    저는 시판 만두피에 만두 몇 십개만 만들어도 기운 빠지는데 ᆢ
    만수 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 18. 멋지고
    '24.2.13 12:45 AM (121.188.xxx.245)

    감동이예요. 어머님 건강하시길

  • 19. 막내딸래미
    '24.2.13 1:00 AM (116.41.xxx.141)

    90살 엄마의.막내딸이라니
    골골엄마그 아니라 자식손주 순수집밥으로 다 거둬먹이는
    세상에 예전같으면 진짜 기네스감인데 그쥬 ~~
    부러워유 ~~

  • 20. 빠라삐리 뽕스~
    '24.2.13 1:45 AM (67.70.xxx.142)

    여기 올라오는 대부분 그 연세에 요양원에 가니 마니
    자식들간에 간병문제때문에 싸우니뭐니 그런글만 봤는데
    원글님 글을 보니까 갑자기 힘이 나네요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마음으로 ㅎㅎㅎ
    물론 누구나 다 가능한게 아니죠..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봐여 ~~ 할렐루야 홧팅 !!!

  • 21. ...
    '24.2.13 2:02 AM (61.253.xxx.240)

    시골에 사시는데 허리 꼿꼿하고 다리 무릎 튼튼하고
    ㅡㅡ
    혹시 좌식생활 거의 안하시나요? 어떻게 허리다리무릎 다 튼튼하신지 부럽네요..

    저희 할머니는 바닥생활에 무릎 꿇는 자세로 앉으셔서 무릎 많이 안좋으신데 허리도 그렇구 좌식생활이 하체 약하게 만들더라구요 ㅠ

  • 22. ㅇㅇ
    '24.2.13 2:39 AM (133.32.xxx.11)

    글만 읽어도 존경스럽고 뭉클하네요

  • 23. 늘...
    '24.2.13 5:25 AM (58.123.xxx.102)

    건강하게 지내시길요. 존경스럽네요. 그리고 본인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게 훨씬 건강에 좋아요. 울 할머니 99세 돌아가셨는데 80후반에도 겨울에도 냉수마찰 하시고 잘 움직이셨어요.

  • 24. ㅇㅂㅇ
    '24.2.13 7:17 AM (182.215.xxx.32)

    어머니 정말 어마어마한 분이시네요...

  • 25. 엄청
    '24.2.13 9:24 AM (121.190.xxx.95)

    난 분이시고 존경스럽네요

  • 26. ㅡㅡㅡㅡ
    '24.2.13 9:28 A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마인드도 건강도 존경스럽습니다.

  • 27.
    '24.2.13 9:49 AM (175.197.xxx.81)

    원글님 어머니 건강히 오래오래 사세요~

  • 28. 세상에
    '24.2.13 1:06 PM (116.122.xxx.232)

    그런데 저런 분들은 일 못하게 하심 병나시더라구요.
    아마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활발히 활동하시다.
    짧게 앓고 돌아가실거에요. 고생스럽다 해도
    본인의 가치를 끝까지 지키시니 복된 삶이죠^^

  • 29. ...
    '24.2.13 7:57 PM (223.38.xxx.121)

    좋은 말씀 해주신 여러 님들께 감사드려요.
    댓글 읽으면서 뭉클했어요.
    모두들 복 받으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30. ...
    '24.2.13 7:58 PM (223.38.xxx.121)

    아 그리고 위에 질문하신 61. 253님
    저희 어머니 평생 좌식 생활하시고 집에 소파도 침대도 없어요.
    다리는 저보다 더 짱짱해요.

  • 31. 세상에
    '24.2.13 9:47 PM (125.178.xxx.170)

    80대인 친정엄마가 그러셔서 저도 놀라운데
    90대 분도 그러시군요.

    진짜 말을 안 들으니 택배로 열심히 보내드립니다.

    지금도 밭일이며 뭐며 시골서 일당 몇 십만원씩 받아
    손주들 용돈 주고 자식들한테 뭐 사보내는 재미로 사세요.

    저는 골골하기에 세상에 이런 일이었는데
    원글님 어머님은 더 하시네요. ㅎ
    두 분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32. 부럽네요
    '24.2.13 10:00 PM (175.208.xxx.235)

    아직도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드신다니 부럽네요.
    어머니 건강하시길 빕니다.

  • 33.
    '24.2.13 10:23 PM (223.62.xxx.181)

    어머님!만수무강 기원합니다.
    백세 가즈아~~

  • 34. 부럽네요
    '24.2.13 10:26 PM (116.125.xxx.59)

    음식부심있어 손크고 일잘하는분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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