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결혼 전 돌아가셔서
결혼하면서 지금까지 저희 집에서 제사 지내고 있어요.
코로나 맞아 제사에 못 모이니
몇 년 전부터
제사 많이 줄여 (명절 2번 시부모님 2번 전체 조상제사 1번 총 5번)
음식 안 하고 과일과 떡만 사다 놓고
먹을 거 사거나 만들어 지냅니다.
술도 차로 바꾸고
25년 나물에 전에 탕국에
제사상 차리던 거 안 하니 일이 훅 줄었어요.
전엔 제가 일을 하면서 제사를 지내니
평일 제사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2일 전부터 장보고 1일 전에 다듬고 준비하고
당일날 퇴근 후 미친듯이 음식 만들기
그래도 잘했네 못했네
정성이 부족하네 어쩌네
남의 편이 늘 감시하며 닥달해대고
저는 늘 동동거리며 준비하고 제사지내고 손님치르고
준비할 때나 끝나고 나면 꼭 싸움박질.
남편도 제사에 목숨걸다
그 사이 정신 좀 차리긴 했어요.
저희는 설에는 다같이 만두를 빚어
떡만둣국을 만들어요.
그런데 속재료 준비를 다 해놨는데 갑자기 나물을 넣으라나 뭐라나?
원래 나물 넣지도 않았고,
큰시누이가 해 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고
제 음식은 늘 쓰레기인데
시누이가 해주는 만두에도 나물은 들어간 적이 없거든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다가
저랑 애한테 한 소리 듣고 ㅎㅎㅎ
저희애는 우리집 만두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꼭 설날 아니어도 자주 만두 해 먹자고 하는데
남편은 늘 맛없다고 지적질.
그런데 이번에 만두 먹으며
뭔가 달라졌다며 맛있다는 거예요.ㅎㅎ
맨날 똑같이 하는 건데
심지어 피도 달라졌다나?
애가 듣다가
엄마는 맨날 그 피가 제일 좋다고 그것으로만 하는데
뭐가 달라졌나며 피식거리고 ㅎㅎㅎ
물론 예전엔 밀가루로 반죽하고 다 밀대로 밀어서 했었는데
너무 팔이 아파
사서 한 지 거의 10여 년 되었어요.
(tmi 해태 만두피가 최고)
어쨌거나 제가 한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를 한 거예요.
지금껏 한 번도 그런 말 한 적이 없고
늘 음식 타박
근본이 없다는 둥
음식을 모른다는 둥
자기 입맛에 맞는 게 없다는 둥
정성이 부족하다는 둥
음식으로 엄청 스트레스 줬거든요.
그런 사람이
만두가 맛있다는
천지개벽할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진짜 놀랐어요.ㅎㅎ
그리고 요즘엔 손님 치르면
집청소가 제일 문제인 것 같아서
작년부터 야금야금 정리를 시작했어요.
젊어서야 욕을 하면서도 체력이 받쳐주니
청소도 하고 음식도 하고 했지만
이젠 청소만 해도 부담되고 힘들더군요.
그래서 미니멀라이프를 기치로
일단 거실과 주방, 베란다, 화장실에 짐도 확 줄이고
깔끔하고 간결하게 정리를 했거든요.
남편은 하얀 색이 꼭 병원같다고 사람들 앞에서 또 비난을 시전 ㅎㅎㅎ
물론 남편 방은 물건도 많고 여전히 마음에 안 들지만,
거긴 간섭 않고 신경 안 써요.
애들방도 마찬가지.
제 영역만큼은 확실하게 정리를 했죠.
그것만 해도 보통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명절을 맞아 청소했지만
거실 주방 화장실 베란다의 치울거리를 미리 줄여 놓으니
크게 힘이 안 들었어요.
그리고 한번 깨끗이 청소해 놓으니
지금도 깔끔하고 좋습니다.
어질러도 금세 치울 수 있으니 그것도 좋고요.
그래도 아직 미련이 많아 못 버린 짐들도 천지인데
올해에는
시원하게 더 정리해 봐야겠어요.
미니멀라이프 만세!
이상 올 설날 지낸 이야기였습니다.
+우리 아들 최애 김치만두 레시피 ㅎㅎㅎ
1.피-해태 냉동 만두피(한 팩에 20-21장)-5개
2.속-물기가 있으면 안 됨
-김치(아주 잘게 다져서 물기 완전제거)-2-3포기 정도
-두부(완전 물기 제거)-3-4모
-다진 돼지 고기-한 근
-다진 마늘-3-4스푼(넉넉히)
-고춧가루-3-4스푼(매운 걸 즐기면 넉넉히)
-소금-0.5스푼(너무 싱거우면 맛 없고 너무 짜도 맛 없고-하나 만들어 먹어 보고 가감하세요)
-계란-3-4개 정도(속끼리 엉겨붙도록)
-후추-1스푼
늘 대충 만들어서 정확히 양을 적어드릴 순 없지만
그야말로 대충해도
담백하고 맛있는 김치만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