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테라스형 아파트 1층에서 거주해요
동네 냥이들 밥을 제 테라스에 담아놓으면 단골냥이들이 먹어요(중성화 수술 시켜줬어요 ㅡ 길냥이 혐오자들 워워)
그런데 아침마다 나가보면 그 수북한 밥이 한톨도 남겨있지 않는 일이 다반사
이상하다.. 고양이들 습성을 알고 있는 저는 이건 분명 뭔가 있다 싶었어요
결국 범인을 잡았는데 ㅎㅎㅎㅎ
범인이 너무 예뻐서 혼을 못내고 그녀석 먹거리까지 준비하고 기다리는 나.
범인은 리드줄없이 산책을 하는 동네 리트리버 대형견이었어요
웃긴건 주인이 멀찌감치 먼저 가면 너 알아서 따라오라는 식으로 산책.. 개가 안따라오면 피리를 불어서 오게 함 (아 놔..)
이 산책 방식은 제가 봤을때 분명 잘못된 방법이지만 애가 너무 순하네요
테라스 나무벽 틈으로 머리를 쏘옥 들이밀고 고양이 사료를허겁지겁 먹는 그녀석과 눈이 마주치니 놀래서 줄행랑지던 그 금빛 뒤태가 너무 귀여웠어요 순진하고 맹한 눈빛이며 컬이 살짝 들어간 헤어스타일까지 녀석은 완전 내스타일
아니 근데 왜 괭이 밥을 탐내나? 정녕 리트리버들은 식탐이 주체 안되나 싶어서 그녀석 사료도 같이 놓았는데 기특한것은 고양이들이 개사료는 쳐다도 안보네요 아 똑띠들!
리트리버 견주 만나면 산책시 꼭 리드줄을 부탁한다고 얘기하고 싶지만 견주의 존재는 멀리서 들리는 피리 소리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