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가 하는 말이에요.
사람이 뭘 모르고 그냥 착하기만 해서 그렇다...
저희 학교 다닐때 시골에 사는 작은엄마 작은아빠가 서울 우리집에 엄청 자주 왔었어요. 작은아빠 지병으로 병원 다니느라 그랬는데 병이 있는건 안됐지만 말 그대로 그냥 신세만 지고 밥값 아끼려고 쫄쫄 굶고 우리집에 와서 몇끼니 한번에 해결하고 늦으면 자는건 당연한데 애들도 많고 좁은집에 꾸역꾸역 자고 울집이 목욕탕도 아닌데 올때마다 부부가 욕실에 몇시간씩 들어가 앉아 목욕을 그렇게 해대요.
그런데 그냥 늘 빈손 늘 바보같은 웃음만 갖고 와요.
어린 제가 보기에도 열번 오면 한번은 빈손이 아닐수도 있는데. 저희 엄마는 사람들이 그냥 착해서 그렇대요.
저희 사촌 언니요.
다큰 자식이 둘이나 있고 사회생활도 해볼만큼 해 본 환갑이 지난 사람이에요. 그 언니 환갑이라고 울엄마가 조카 환갑 챙긴다고 노인네가 일부러 만나자고 해 밥도 사주고 돈 봉투도 두둑히 했는데 엄마 허리수술 하고 회복중에 집에 문안인사차 오면서 빈손으로 왔대요. 같이온 이모 즉 사촌언니의 엄마가 뭐라 하니까 엄마가 오만원만 꿔줘 하더니 봉투랄것도 없이 날돈 오만원을 주고 가더라네요.
뭔 애들 과자값 주듯 예의와 상식은 어디로 간건지.
그런데 역시 저희 엄마는 애가 그냥 착해서 그렇다네요.
위 두 사례의 인물들이 어딜 봐서 어디로 봐서 착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