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차남인데다가
가족사가 있어 큰집과는 제 결혼 얼마 후 절연했습니다
제사도 없고, 차례도 없고
시가 멀지 않은 곳으로 성묘나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가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편이 시아버지 제사와 차례를 지내겠다해서
오케이했습니다.
평소에도 남편의 살림 지분이 큰 편이라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저는 그러라고 한 것 뿐입니다
추석에 첫 차례에는
남편이 차례상을 주문해서
아침에 음식을 데워 상을 차리는 정도의 수고를
시어머니, 우리 부부와 아이, 미혼시누가 나눠했습니다.
이번 설에도 남편이 차례를 지내겠다고
진작 차례상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저는 직장일이 바빠 이번 설에 안가니
알아서 잘 지내라고 해줬습니다.
기제사 때는 시장에서 음식을 사서 한 번
지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해뒀습니다.
저도 도와야 하겠지만 별 부담이 없습니다.
알아서 잘하는 남자를 만난 건 아닙니다.
결혼 전에는 시누이들이 밥 해주고, 빨래 해주고,
모든 귀찮은 심부름을 다해주는 환경에서 자라
집안일에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는 남자였습니다.
결혼 초기에 이혼불사로 바로 잡아
지금은 사람 구실합니다.
몇년은 정말 속을 끓였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자리잡는 초기에는
시누이 남편에게도 설거지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명절이든 김장이든
모인 사람들이 할 수 있는만큼
일을 나눠서 하니 갈등이 없습니다.
명절에 시누이들이 와도
시어머니를 도와 밥 차려 놓으면
치우는 건 시누랑 시누남편이 하니
부담이 없어요. (물론 모이면 외식도 자주 합니다.)
이번 명절이 댁 내 집안일 안하는 남자들의
갱생의 기회가 되길 빌며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