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깁니다.
요약: 횡단보도에서 자동차에 부딪친 보행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6시 경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는 중이었어요.
그 횡단보도는 3거리에 있고, 제가 건너는 쪽 오른쪽은 차선이 없는 도로, 왼쪽은 차선이 있는 2차선 도로에요.
제가 횡단보도 절반 쯤 걸어서 진입했을 때 차선이 없는 오른쪽 도로에서 승용차가 횡단보도 쪽으로 느린 속도로 오기에,
그 차가 멈출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걸었는데, 멈추지를 않고 계속 진입을 했어요.
깜짝 놀라서 멈추라고 표시를 했는데도 안 멈추고 저는 횡단보도를 벗어나서 건너다가 결국 횡단보도 75-80% 쯤 되는 지점에서 그 차 번호판 정도 지점과 부딪쳤어요. 그 차는 횡단보도를 지나쳐서 멈췄구요.
(여기에서 왜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고 건넜냐는 비난은 사절할게요. 급한 일이 있어서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횡단보도에서는 당연히 보행자 우선이니 멈출 거라고 생각했어요. 왼쪽 도로에서 차가 진입하면 위험하기도 하구요)
살짝 부딪쳤기에 그냥 갈까 하다가, 도대체 어떤 운전자가 이런 식으로 운전을 하는가 싶어서
조수석 쪽에서 그 차에 창문을 내리라는 신호를 보냈더니 창문을 내리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 나는 당신을 못봤다, 하다가
갑자기 어딘가 전화를 걸더니 저에게 받아 보라 하더라구요. 자기 아빠래요.
성인이 자기가 낸 사고 수습도 못하고 아빠한테 전화를 하는 것도 웃기지만, 저한테 아빠랑 통화를 하라는 게 너무 화가 나서 통화 거부하고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10분 쯤 후 경찰이 도착해서 사고 현장 사진 찍고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양쪽 신분을 확인했습니다.
웃기는 게, 피해자이자 보행자인 저와 가해자가 동시에 말을 하니 경찰은 저를 제지시키고 가해자 말부터 듣더군요... 어쨌든, 각자 입장에서 상황 설명하고(가해자는 저를 못 봤다고 하대요. 두 눈 뜨고 운전하는 사람이 횡단보도 중간을 건너고 있는 보행자를 못 봤다는 게 이해가 안 되더군요.)
경찰이 제 신분을 가해자 보험사에 알려줘도 되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제 더 할 거 없으니 가던 길 가라고해서 저는 그 자리를 떴고, 7시 쯤 경찰서 조사계에서 한 번 더 전화가 와서 주변 CCTV 등 확인해서 조사하고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가해자인 운전자는 사과의 말도, 괜찮냐는 말도 없었고 그게 더욱 괘씸합니다. 경찰 앞에서 마지막에 그 말을 운전자에게 했더니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못 들었어요?" 하더라구요. 어이가 없고 속상하고 열받고... 아오.... 이래서 녹취를 해야 하나 봐요. 몸 아픈 것보다 훨씬 더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시쳇말로 '빡친다'는 표현이 절절히 필요한 순간이었어요.
이런 사고를 당한 것이 처음인지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 바쁘기도 했고, 주말인데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돼서 병원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일 병원에 가 보아야 할까요?
제 사고가 보험사에 접수되었는지도 모르겠는데, 경찰에 신고가 되었으니 보험사 연락이 없어도 바로 병원에 가서 교통사고로 접수를 하면 되는지요?
제가 피해자로서 앞으로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