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뒷집 개가 아닌 개를 뒷집에 넣어줬어요.

.... 조회수 : 4,921
작성일 : 2024-02-03 11:27:09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고 1년 정도 후에 원래 키우던 개가 하늘로 떠났어요. 

그 때 이웃들이 많이 위로해 주고, 저희 집에 일부러 개를 데리고 와서 간식 먹이고 그러면서 동네 개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그래서 저희 집은 개들에게는 인플루언서 집이에요. 저희 집 앞 마당에 마킹하고 그러면 다른 개들이 와서 또 하고 또 하고. 좋아요 수를 배변으로 표시하면 실버 어워즈는 받을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키우는 개는 저먼 셰퍼드 인데 이 녀석은 모두를 웰컴하는 녀석이어서 다른 집 개들이 저희 집 마당에서 같이 잘 놀아요.가출한 개들도 저희 집 계단이나 뒷 마당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많고, 그러면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서 또 친구되고. 

 

뒷집에는 스카이와 에이스라는 개들이 살아요. 스카이는 흰색 잉글리쉬 랩, 에이스는 초코렛 랩. 

스카이가 뒷 펜스 사이로 구멍을 파서 저희 집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뒷 집 아저씨와는 아저씨 부재시 스카이를 그 집 머드 룸에 넣어주기로 했어요. 어제는 2월 1일, 한 달 동안의 금주 기간을 마치고, 남편과 살짝 취해서 집에 오는데, 초코랫 랩이 저희 뒷마당에 웅크리고 있었어요. 웬일로 에이스가 집을 나왔네 하면서 다가가니 녀석이 넘넘 행복해 했어요. 밤이어서 그런가 살짝 더 색이 진해 보이기는 했는데, 남편에게 편안하게 안기는 것을 보니 뭐 당연히 에이스라고 생각했죠. 아저씨가 전화 안받아서 뒷집 머드 룸에  넣어놓고 집으로 와서 저희도 자려고 하는데, 멀리서 소리가 들려요. 

 

크라켓, 크라켓!!!! 크라켓~~~~~!!!!

 

엄마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남편과 눈이 마주쳐서 혹시 에이 설마 그래도 혹시 하고

뒷집 머드 룸을 열어보니 개가 고개를 갸우뚱 한채로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어요. 크라켓 하고 부르니

초고속으로 꼬리를 흔드는데 앗 이 아이는 크라켓이네요. 

얼른 크라켓을 안아서 거리로 달려나가 주인에게 돌려주고 왔어요. 

 

세상에 

왜 어제 밤은 달도 안 뜨고, 우리는 왜 취했을까. 초코렛 랩들은 왜 이리 비슷하게 생겼을까

오늘 아침에 뒷집 아저씨에게 이러저러 했다. 본의 아니게 남의 집 개를 잠시 넣어 놓았다 사과 하고 아저씨는 껄껄 웃고. 모두가 제 집을 찾아서 다행이었어요. 

IP : 108.20.xxx.18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람소리2
    '24.2.3 11:31 AM (114.204.xxx.203)

    ㅎㅎ 해피엔딩이네요

  • 2. ㅋㅋㅋㅋ
    '24.2.3 11:32 AM (223.39.xxx.67)

    아 저는 글을 읽으면 그 상황이 그려지는 병이 있는데
    왜이렇게 훈훈하면서 웃기죠 ㅋㅋ 원글님 정말 유쾌하고
    따뜻한 분 같아요 크라켓!!!!! 했을 때 두분 엇 하고 마주봤을 때 표정이 머리에 그려져요 ㅋㅋㅋㅋ

  • 3. ...
    '24.2.3 11:34 AM (108.20.xxx.186)

    한 20초 정도 였을 것 같아요.
    둘이 표정이 오 마이 ... 크라이스트...
    저희가 크라켓과도 정말 좋은 친구였는데...
    세상에 크라켓 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에.

    바람소리 님 말씀처럼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었어요.

  • 4. ...
    '24.2.3 11:35 AM (183.102.xxx.152)

    동화 같아요.

  • 5. 푸하핫
    '24.2.3 11:39 AM (121.133.xxx.137)

    원글님 글 넘 재밌게 쓰시네요 ㅎㅎ
    크라켓둥절~~ㅎㅎ
    개들로 하나된 정 넘치는 마을이군요!

  • 6. ㅇㅇㅇ
    '24.2.3 11:39 AM (180.70.xxx.131)

    사시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 7. ㅎㅎ
    '24.2.3 11:43 AM (175.116.xxx.96)

    글 보니 외국이신가 보네요. 개들도 사람도 이렇게 살수 있는 곳이 부럽습니다 ㅎㅎ
    원글님 글 참 재미있게 쓰십니다. 해피엔딩이라 좋네요 ^^

  • 8. ...
    '24.2.3 11:45 AM (108.20.xxx.186)

    하하하하 크라켓 둥절이 딱 맞는 표현 같아요. 크라켓 갸우뚱 ㅎㅎㅎ
    아 미안해라.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 9. 글 읽으니
    '24.2.3 11:47 AM (121.133.xxx.137)

    막 보고 싶어지네요
    언제 한가하실때 줌인안아웃에
    한봔 올려주세요~
    사진 올렸다고 꼭 자게에 알려주시구욤ㅋㅋ
    저 작년 이맘때 노견 보내고 얼마전까지도
    강쥐들 제대로 못 쳐다보고 다녔는데
    이젠 그나마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게 됐거든요^^;;

  • 10. 어~
    '24.2.3 12:05 PM (180.68.xxx.158)

    진짜 해피해피~
    랩아그들도 참 착해요^^

  • 11. 바람소리2
    '24.2.3 12:06 PM (114.204.xxx.203)

    쵸코랩은 어찌 생겼나 궁금해요

  • 12. 저도
    '24.2.3 12:32 PM (223.39.xxx.41)

    궁금해요
    셰퍼드 크라켓 스카이 에이스 너무 보고 싶어요 ㅋㅋㅋ

  • 13. ...
    '24.2.3 12:37 PM (115.138.xxx.180)

    동화 잘 읽었어요
    행복한 느낌

  • 14. ...
    '24.2.3 1:05 PM (108.20.xxx.186) - 삭제된댓글

    저 121 님 마음 정말 잘 알아요. 그래서 지금 전화기에 있는 사진 몇 장 올려요. 새펴드는 저희 아이에요.
    흰 개와 토끼는 뒷집 스카이고요
    흰개 와 예쁜 아이는 저희 조카에요.
    둘 다 잉글리쉬 랩이에요.

    아쉽게도 지그 전화기에 초코렛랩이 없어요. 다음에 닼이 놀 때 찍어볼께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7&num=3775023&page=1

  • 15. 시트콤느낌ㅎㅎ
    '24.2.3 1:12 PM (221.165.xxx.65)

    잘 읽었어요 유쾌하고 재밌는 일상이네요.
    그래서
    크라켓은 뉘집 개인 건가요? 궁금~

  • 16. ...
    '24.2.3 1:30 PM (108.20.xxx.186)

    크라켓은 한 블록 뒤에 사는 친구에요. 성격이 정말 좋아서 모든 개들을 품어주는 녀석인데, 동네 착한 큰 형이에요. 저희 집에서도 몇 번 놀았는데.. 세상에 당연히 뒷 집 개라고 생각해서 크라켓일 줄 상상도 못했어요. 착한 녀석. 남의 집에 넣어 놓고 왔는데도 울지도 않고. 흑. 갑자기 더 미안하네요.

  • 17. 부러워요
    '24.2.3 2:20 PM (175.223.xxx.33)

    좋은 동네에 사시는군요~~

  • 18. ㅋㅋㅋㅋㅋㅋ
    '24.2.3 2:33 PM (118.235.xxx.1) - 삭제된댓글

    크러켓은 엄마한테
    나 군만두 30년 먹을뻔했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65592 자동차 비교해주실래요 13 ㅇㅇ 2024/03/26 2,008
1565591 발레 운동강도 최고네요 15 ㅇㅇ 2024/03/26 5,971
1565590 이종섭 규탄 윤석열 탄핵 시드니 집회 동포들 100여 명 참석 4 light7.. 2024/03/26 1,117
1565589 대구한복 대여점 추천부탁드려요 2 희망으로 2024/03/26 546
1565588 시어머님이 저희 아이 빠르다고 하셔서요 24 어머님 2024/03/25 6,467
1565587 조국이 한동훈 특검법 국짐도 윤통도 거부권 안쓸거라 했는데 9 .... 2024/03/25 2,114
1565586 시댁문화에서 시어머니도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17 ........ 2024/03/25 4,377
1565585 루이비통 매출이 떨어졌다네요 61 111 2024/03/25 22,718
1565584 이렇게 외교를 한번 더 말아먹네요. 7 ㅇㅇ 2024/03/25 3,263
1565583 기왕에 하는 김에 기름값도 900원대 2 Ksksk 2024/03/25 708
1565582 한동훈, 여의도에선 반응 ‘냉랭’ 8 거품 2024/03/25 3,786
1565581 넷플에 리플리 강추요 6 넘잼나요 2024/03/25 3,802
1565580 다 벗고 주무시는 분 계세요? 28 .... 2024/03/25 5,165
1565579 55세에 할머니냄새 원인이 뭘까요? 27 ........ 2024/03/25 16,653
1565578 반도체 학회에서 나서야 할듯한데... 1 윌리 2024/03/25 1,756
1565577 오늘 대파 3000 11 man 2024/03/25 2,605
1565576 남편 기분나빠요 20 2024/03/25 4,509
1565575 4050세대 조롱, 막나가는 조선일보 16 ㅇㅇ 2024/03/25 4,813
1565574 힘들 때 도움이 됐던 말이 13 2024/03/25 3,830
1565573 한량세력입니다, 4 ........ 2024/03/25 836
1565572 초딩친구 톡방 현명하게 탈퇴하는법..좀 있을까요? 6 현명하게 2024/03/25 1,752
1565571 대파 한단에 진짜 875원에 판답니다 29 2024/03/25 5,822
1565570 코로나인 줄도 모르고 엄청 아팠네요.. 12 윤수 2024/03/25 4,841
1565569 요즘 정말 좋은 이유 하나씩 들어보세요. 5 굽신 2024/03/25 2,974
1565568 임차인이 월세를 5 ㅡㅡ 2024/03/25 2,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