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둘러쌓인 시골 태생이라
중학교 1학년 그때까지 산에서 나무해다가
아궁이에 불때고 살았어요.
초등 저학년때는 아궁이에 불때서 난방만 하고 산게 아니고
그 아궁이 부엌에서 엄마가 음식했고요
불땐 그을음으로 부엌 천장은 시커멓게 그을렀으나
가마솥은 틈나는 대로 닦아서 언제나 반질반질 했고
안방을 마주보는 위치에 큰 가마솥 그옆에 작은 가마솥이 나란히.
옆으로는 부엌이랑 연결된 쪽문 아래 양은솥이 걸린 아궁이가 있었어요.
겨울이면 그 추운날 새벽부터
엄마는 부엌으로 나가 큰 가마솥 아궁이에 불이 지펴
식구들 씻을 물 데워 놓으시고
작은 가마솥엔 밥을.
그리고는 부엌 찬장 옆에 놓인 곤로에서는 반찬을 만드시곤 하셨어요.
한겨울 시린 공기가 가득했던 부엌에서
엄마가 뚝딱뚝딱 만들어낸 아침을 양은 밥상에 담아
부엌이랑 연결된 작은 방문으로 넣어주시면
받아들고 작은 부엌이나 안방으로 가져가서
다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곤 했어요.
밥상을 받아 들려고
부엌 방문을 열면
부엌 안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아궁이 속 불 때문인지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 오르던게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