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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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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궁이가 있던 부엌에 대한 추억

겨울냄새 조회수 : 1,476
작성일 : 2024-01-29 16:06:49

산으로 둘러쌓인 시골 태생이라

중학교 1학년 그때까지 산에서 나무해다가 

아궁이에 불때고 살았어요.

 

초등 저학년때는  아궁이에 불때서 난방만 하고 산게 아니고

그 아궁이 부엌에서 엄마가 음식했고요

 

불땐 그을음으로 부엌 천장은 시커멓게 그을렀으나

가마솥은 틈나는 대로 닦아서 언제나 반질반질 했고

안방을  마주보는 위치에 큰 가마솥 그옆에 작은 가마솥이 나란히.

옆으로는  부엌이랑 연결된 쪽문 아래  양은솥이 걸린 아궁이가 있었어요.

 

겨울이면 그 추운날 새벽부터

엄마는 부엌으로 나가  큰 가마솥 아궁이에 불이 지펴

식구들 씻을 물 데워 놓으시고

작은 가마솥엔 밥을.

그리고는 부엌 찬장 옆에 놓인 곤로에서는  반찬을 만드시곤 하셨어요.

 

한겨울 시린 공기가 가득했던 부엌에서

엄마가 뚝딱뚝딱 만들어낸 아침을  양은 밥상에 담아

부엌이랑 연결된 작은 방문으로  넣어주시면

받아들고  작은 부엌이나  안방으로 가져가서

다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곤 했어요.

 

밥상을 받아 들려고  

부엌 방문을 열면

부엌 안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아궁이 속 불 때문인지

하얀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 오르던게 생각나요.

 

IP : 125.130.xxx.12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1.29 4:11 PM (119.194.xxx.243)

    저는 어렸을때 마당에서 곤로? 에 꽁치 구워 살 발라주던 기억이 가끔 나요ㅎ

  • 2. .....
    '24.1.29 4:15 PM (218.159.xxx.150)

    아 추억돋네요.
    저희도 시골이라..
    큰 가마솥에 밥도 하고 국수도 끓여 먹었죠.
    그 가마솥에 술빵도 쪄주고 이것저것 간식도 해주셨고...
    뒷산에 올라가 떨어진 솔잎 주워다가 불피우고....
    추억돋네요.

  • 3. ..
    '24.1.29 4:17 PM (175.212.xxx.96) - 삭제된댓글

    저희집에서 키우던 개가 강아지 8마리 낳았는데
    그놈들 겨울에 불때면 꼭 부른것도 아닌데 그앞에 앉아 놀다가
    잘때는 또 엄마품으로 가서 자고
    한여름에도 비오는 날은 꼭불을땠어요
    한여름 마당엔 비는 오고 연기는 모락모락 엄마는 호박 고추로 부침개를 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가난한 시골형편은나아지지 않고
    개도 다 팔고 ㅠㅠ 집도 팔고 서러운 도시 문간방 생활이 시작되었죠
    지금제가 먹고 살만해서그집 사려고 알아보니아파트촌이
    아름디

  • 4. 원글
    '24.1.29 4:19 PM (125.130.xxx.125)

    .....님 맞아요.
    큰 가마솥에 밥도 하시기도 했지만
    술빵. 요거 많이 쪄주셨어요.ㅎㅎ

    늦가을부터 산에 나무하러 다니는게 일이었어서..
    큰 쌀자루 가지고 가서 그 안에 솔잎 갈퀴로 긁어 담아
    이고 왔어요.

  • 5. 아궁이
    '24.1.29 4:23 PM (175.208.xxx.164)

    우풍이 심한 방 공기는 차갑고 방바닥은 뜨거웠고..아궁이쪽 방바닥은 까맣게 변해 있었죠. 따뜻하게 하루 종일 이불을 깔아 두었는데 그 이불속에 들어가 누우면 엉덩이는 뜨겁고 얼굴은 시렸어요. 엄마는 밥을 해서 스텐레스 그릇에 담아 뚜껑을 덮어 그 이불밑에 넣어 두셨어요. 겨울밤 퇴근하고 오신 아버지는 따뜻한 밥을 드실수 있었구요. 어떨때는 이불밑에 메주가 놓여 있기도 했구요. 70년대 추억입니다.

  • 6. 원글
    '24.1.29 4:27 PM (125.130.xxx.125)

    맞아요.
    아랫묵은 뜨거워서 장판이 검게 타기도 하고요.
    겨울에는 이불속에 밥 그릇을 뭍어두고 따뜻하게 했고요.
    아궁이에 불 땔때면 다른 곳들은 공기가 차가운데
    아궁이 앞에서 불때느라 얼굴만 발갛게 달아 오르기도 했고...

    옛날에는 더 추웠던거 같은데
    근데 생각해보면 그때가 참 행복했어요. 저는..

  • 7. 외갓집 생각나요
    '24.1.29 4:33 PM (104.234.xxx.150)

    부엌과 연결된 작은 창을 열면 모락모락 김이 찬 부엌이 있고 거기서 할머니가 창너머 이것저것 넘겨주시던 생각이…
    그리고 그쪽은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 상을 받아들면 상만 놓고 뜨거운거 싫어하는 저는 방의 제일 덜 뜨거운 구석을 찾아 거기 혼자 앉아 밥 먹었다는 ㅎㅎ
    외할머니는 그야말로 고향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정감있는 어르신이라는 존재 그 자체셨는데…
    제가 가면 언제나 앞치마 두른 치마폭에 어린 저를 품어주시고 턱 넘어 부엌에 가면 반들반들 솥뚜껑 열어서 갓 찐 감자나 옥수수 꺼내주시고 하시고 마당의 대추나무에 대추 열리면 톰보이 스타일이었던 저는 나무 타고 올라가 대추 우수수 떨구고 줍고 까르르 웃고 한 추억이 있어요
    비오는날 외갓집 마루에 달린 쪽문을 열면 반대편 뒷마당의 낮은 싸래 담장이 있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흙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좋아서 쪽문 너머 쪽마루에 걸터앉아 빗물이 흙을 파내고 작은 구멍을 만들어 빗물 소리가 점점 커지는걸 지켜보고 좋아했죠
    담장 옆 키작은 들꽃들도 참 예뻐서 머리 속에 한폭의 그림으로 새겨져 있어요

  • 8. 생각난다
    '24.1.29 9:05 PM (115.41.xxx.13)

    할머니가 아궁이에 구워주신 갈치구이는
    바삭바삭해서 뼈까지 먹을수 있었죠
    공부는 지지리 못했던 큰 오빠 .. 동생들 자는 머리맡에서
    호로록 거리며 아침밥은 꼬박꼬박 먹고 다녔는데 ㅎㅎ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서 한솥 가득 끓여 먹던 라면
    바가지에 담아 왔던 하드 ㅎㅎㅎㅎ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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