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랑을 못받고 큰건 분명 아닌것 같은데…

so… 조회수 : 3,098
작성일 : 2024-01-28 08:23:32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문득문득 잘못하면 손바닥 종아리 회초리로 맞았던 기억은 있지만 전혀 한이 맞히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다만, 부모님이 가끔 큰소리로 다투셨고 그때마다 불안에 떨던 기억은 살짝 있어요. 그치만 이것도 그냥 평범한 가정집의 풍경일 뿐 폭력이 있다거나 뭘 깨부수거나 그런건 전혀 아니에요.

아무튼 어린시절, 그러니깐...청소년기 이전까지 기억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분위기랄까...? 

그런데 이후 왜 어디에서부터 잘못된건지...우울이 저를 삼켜버린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남편 만나서 안정적으로 지내니 많이 나아졌는데 이따금씩 가슴이 뻥 뚫려버린듯 휑하니 쓸쓸하고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것만 같은 절망감이 듭니다.

지금 돌아보면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았던건지... 언제부턴가 입에 담기 힘든 상스러운 욕을 저한테 배설하듯 질러대고...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듯 괜찮아지고... 저는 그저 이 장단 저 장단 맞춰가며 착한딸로 지내려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밖에서도 이사람 저사람 비위 맞춰주고, 부탁 다 들어주는 호구로 살게됐던거 같아요. 

지금은 어머니가 많이 나아지셔서 안그러려 노력중으지만... 그때의 트라우마인지 다정하게 다가오셔도 불안하고 어색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안그런척 다정하게 맞장구 치지만요..

호구같은 제가 싫어서 인간관계도 거의 다 끊고 그럭저럭 지내고요.

좋은 남편 만나려고 그런 힘든 시절 지냈나보다 싶게 지금의 생활은 안정적이고 좋은데...............

이따금씩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공허함과 아픔 슬픔이 밀려올때면 생각하게 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한 부모님 밑에서 좀 더 사랑받고 자랐다면..... 좀 더 잘 살고있지 않을까 하구요. 

마흔이 넘었는데도 부모님 탓을 하나 싶기도 하구요...

뭔가 정서적으로 영구 손상을 입은거 같아요.

 

IP : 91.11.xxx.14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28 8:34 AM (73.148.xxx.169)

    기질적으로 물려받은 성향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심하지 않다면 운동이나 몰입으로 우울한 기분에 잠식되지 않게 하시거나
    약 처방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해요.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없으니 흘러가게 두고 사실 다시 태어난다해도
    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인생을 다시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나마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안정을 얻은 것이 최고의 보람이다 싶습니다.

  • 2. so…
    '24.1.28 8:58 AM (91.11.xxx.141)

    기질을 물려받았을것 샅기도 해요.
    운동도 몰입도 해봤지만 항상 제자리 도돌이표 같아요.
    약 처방을 받고 싶은데 사실… 용기가 없었네요.
    그렇다고 이렇게 계속 살아가는 것도 답은 아닌거 같아요.
    용기를 내서 상담 받고 약 먹어보는거 생각해봐야겠어요..
    답글 감사합니다.

  • 3. 그게아마
    '24.1.28 9:00 AM (70.106.xxx.95)

    지금 님 나이대에 나오는 우울유전자일지도요
    모든게 결국 유전이에요

  • 4. so…
    '24.1.28 9:02 AM (91.11.xxx.141)

    넘 무섭고 죄스러운게…
    저의 자녀도 이렇게 살아가려나요…?ㅠㅠ

  • 5. 아니어요
    '24.1.28 9:06 AM (106.73.xxx.193)

    님 기질은 님에서 끝날 수 있어요.
    남편분을 닮았을 수도 있으니요.
    전 아예 맞고 자랐고 부모님 두분이서 지금도 싸우는데 우울감이 전혀 없어요.
    저도 기질이 가장 큰 원인 같아요.

  • 6. .....
    '24.1.28 9:10 AM (112.166.xxx.103)

    정신적인 기질의 유전이 진짜 무섭더군요.
    잘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환경이든 뭐든 상황이 맞는 순간이 오면

    그런 유전적 기질이 딱 나와요
    누구나 겪을 만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공황장애 우울증이 생기잖아요.

    님 정도면 평범한 가정 환경인데..
    마흔되서 그런다면 그건 유전적 소인이 크죠.

  • 7. so…
    '24.1.28 9:12 AM (91.11.xxx.141)

    꼭 남편기질 닮아 안정적으로 밝게 잘 살아갔음 좋겠네요ㅠㅠ
    많이 힘드셨을거 같은데 우울감이 전혀 없으시다니…
    정말 기질 차이가 큰 원인 같으면서 상상이 잘 안되어요.
    답변 넘 감사드려요.

  • 8. so…
    '24.1.28 9:17 AM (91.11.xxx.141)

    전에 2년 정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하필 그때 집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심한말들도 동시에
    듣고 멘탈이 완전 나갔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유전적 기질이 발현이 된건가 싶군요…
    무섭네요.
    제 자녀는 트리거가 되는 상황을 최대한 마주하지 않고
    평탄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수 밖에 없겠어요 ㅠㅠ

  • 9. 잘될
    '24.1.28 9:49 AM (211.234.xxx.60)

    "언제부턴가 입에 담기 힘든 상스러운 욕을 저한테 배설하듯 질러대고...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듯 괜찮아지고"
    이게 몇살때 일인가요?

    그래도 님은 좋은 남편 만나셨네요
    저는 남편도 정서적으로 소통안되는 남자라..
    혼자 극복하느라 힘드네요

  • 10. ㄱㄱ
    '24.1.28 9:54 AM (211.234.xxx.60)

    "아예 맞고 자랐고 부모님 두분이서 지금도 싸우는데 우울감이 전혀 없어요"
    정말요?
    때리셨지만, 님에게 사랑표현도 하시지 않았을까요
    어머니가 우울감이 있지는 않으셨을꺼같은데요

    엄마의 우울감이 자녀에게 유전되는거 같아요

    아무리 안때리고 겉으로 잘해줘도
    안에 우울감이 내재된 부모라면
    잘해주는게 무용지물이 되고
    우울감이 다운되는거 같아요 ㅜ

  • 11. ..
    '24.1.28 10:46 AM (182.220.xxx.5)

    심리치료 받으시는게 어떠실까요?
    저도 마음 속에 폭풍이 부는 것 같았는데
    심리치료 십년 가까이 받고 좋아졌어요.

  • 12. ..
    '24.1.28 2:08 PM (61.43.xxx.10)

    그때당시에 버텨서 그렇지
    충격을 받긴 했고
    그게 뒤늦게 터지는거 아닐까요ㅠ
    저도 막상 버틸땐 스스로 괜찮다 버티자하자가
    문제해결되고 안정되고 긴장을 풀어도 되는 때가되서
    마구 터졌었어요
    전 가정불화 15년 참은거
    나중에 우울터지고 낫는데도 딱 15년 걸렸어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9318 쑥갓전 어떨까요? 4 oo 2024/01/29 778
1549317 미혼친구가 서운해하는데 13 ias 2024/01/29 4,499
1549316 명절에 밥 한끼만 먹고 헤어지는 집들도 있나요? 20 홀시모 2024/01/29 5,169
1549315 EMS 국제소포 내용물 1 소포 2024/01/29 774
1549314 사랑니 빼고 이틀 지났는데요 6 치과 2024/01/29 1,214
1549313 냉동실 정리하는 용기 쓰시는분 어떠세요? 11 ㅇㅇ 2024/01/29 3,543
1549312 버터, 이제 안녕 37 거참 2024/01/29 21,867
1549311 고등 졸업한 아들 8 ㄴㄴ 2024/01/29 3,472
1549310 쌈장을 살리는 방법 있나요 10 2024/01/29 1,609
1549309 단체 식중독 12 할말하않 2024/01/29 2,556
1549308 너무 가볍고 말 많은 남편 고쳐질까요? 10 가볍기가 2024/01/29 3,016
1549307 거의 매일 면 or 분식 먹는집도 있나요? 7 .. 2024/01/29 2,698
1549306 보이저 1호와 2호 - 태양계 너머 우주를 항해… 1 ../.. 2024/01/29 815
1549305 갤럭시S24울트라 3일째 사용기 ( 전화 통역 위주) 11 2024/01/29 4,955
1549304 녹용들어간한약 아기먹여도되나요? 28 ㅡㅡ 2024/01/29 2,551
1549303 셀카봉 추천(걸으면서 배경으로...) 3 유튜버 2024/01/29 1,119
1549302 3칸 냉장고 사려는데 머리 아프네요. 3 미나리 2024/01/29 1,703
1549301 이제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는 안 나오겠죠? 5 ㅇㅇ 2024/01/29 1,573
1549300 피부과 시술 좀 해보신 분~ ㅇㅇ 2024/01/29 911
1549299 깨우지 않음 쑥쑥 커요 6 뒹굴뒹굴 2024/01/29 3,592
1549298 네이버 페이 줍줍 (총 52원) 9 zzz 2024/01/29 2,379
1549297 외롭고 우울해요 10 .. 2024/01/29 4,053
1549296 구찌 머플러 1 방999 2024/01/29 2,529
1549295 점심을 1시에 먹었는데 지금까지 배가 안고프고 ..... 2024/01/29 810
1549294 진로가 안 정해진 아이 11 ㄱㄴ 2024/01/28 2,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