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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빠이 이상,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 조회수 : 1,986
작성일 : 2024-01-23 04:36:04

김연수 작품 중에 '굳빠이 이상'을 가장 좋아해요. 

 

고등학교 까지의 정규교육을 받은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이름을 알고 있고 

그 이름 앞에 '천재' 라는 수식어를 붙이지만, 왜 천재인가를 말하라 하면

어어.. 음.. 하고 망설이게 되는 이상. 김해경.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고 말한

것처럼 그의 죽음과 그가 남긴 유작에 대한 미스테리를 다룬 이 소설을 보면 

어디까지가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순간 멈칫하게 되요.

추리 소설적 요소와 함께 남미 소설같은 마법적 순간이 어우러져 

술술 익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고

읽을 때 마다 새로워요. 그리고 그 모든 등장인물들이 우리 현대사에 영향이 있는

인물들이기에 잊었던 인물들을 다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백석, 흰 바람 벽이 있어 중에서-

 

결벽증이 심한 멋쟁이 시인, 백석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지만 부유하지 않아서

그의 첫 시집'사슴' 은 100부 한정판으로 찍어냈다고 합니다. 

윤동주는 이 시집을 구할 수 없어서, 도서관에서 보고 적어 다녔다고 해요. 

 

고향이 북에 있기에, 해방 후 그저 북에 남았는데 

순진했고, 돌이킬 수 없는 이 결정 때문에 

시를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었던 

백석은, 찬양시를 쓰기도 했지만, 결코 '쓸 수' 없었던 그는

삼수갑산의 그 삼수로 추방되어 

양치기로 생을 마감합니다. 

 

김연수는 희망이 없는 곳에서 삶은 어떻게 지속되는가 라는 화두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끝까지 삶을 살아낸 백석 그 자체가 

희망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김연수의 이 인터뷰도 좋았어요

https://ch.yes24.com/Article/View/42415

 

일곱 해의 마지막 소설 초기에 나오는 상허는 '조선의 모파상' 이라 

불렸던 이태준인데, 몽양 여운형 선생이 신문사 사장으로 있을 때, 

이상을 강력 추천하며 그의 시 오감도를 신문에 실을 수 있게 한 사람입니다. 

 

 

IP : 108.20.xxx.18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3 6:01 AM (1.238.xxx.15)

    일곱해의 마지막 읽었는데 굳빠이 이상도 읽어봐야 겠네요.

  • 2. ...
    '24.1.23 6:49 AM (108.20.xxx.186)

    굳빠이 이상은 뭐랄까 음.. 작가가 정말 공을 들여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에는 잘 쓰여진 좋은 책 이에요.

    미국문학에 헤밍웨이, 피츠제랄드, 포크너 같은 로스트 제너레이션 작가들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이상, 김기림, 백석, 이태준 같은 모던 보이들이 있었는데...안타깝다는 말로는 담을 수 없는 아픔이에요.

  • 3. ㅇㅇ
    '24.1.23 7:29 AM (14.48.xxx.117)

    오늘 아침
    82에서 읽은 첫 글이
    이글이어서 참 좋습니다
    저도 굳빠이 이상 가지고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 4. ...
    '24.1.23 7:45 AM (119.207.xxx.17)

    오늘 아침
    82에서 읽은 첫 글이
    이글이어서 참 좋습니다 2222

    도서주문목록에 이 두권의 책을 추가합니다^^

  • 5. ...
    '24.1.23 7:47 AM (108.20.xxx.186)

    따뜻한 댓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You made my day. 이 표현에 딱 들어맞는 기분을 주셨어요.

  • 6. Dionysus
    '24.1.23 8:41 AM (182.209.xxx.195)

    저도 좋아하는 책이예요.
    지난 달에는 예당에서 연극으로도 올라왔던데 기간이 너무 짧아서 시간이 안맞아 못봤어요.
    처음 섹션 읽을때만 해도 이상처럼 김연수도 글이 어렵구나 했었는데
    뒤로 갈수록 잘 읽히게 되기도 하지만, 첫 섹션에 나온 일련의 일들이랑 사람들이 전부 정교하고 개연성있게 얽혀져 있어서 잘 짜여진 어떤 말판 속 여기저기를 들여다보는 그런 짜릿한 감동을 느꼈었어요.
    이상 시인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었는데 왜 천재라 일컬어지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었고...이상이 아닌 김해경에 대해서도 그리고 김해경을 둘러쌌던 인물관계&시대배경에 대해서도 알수 있게 해준, 전혀 친절하지 않아 보이지만 친절한 책이었어요.
    방대한 조사를 했을거로 보이는 노력에 다시 한번 놀라기도 했구요.

    지금 김연수 작가의 또다른 작품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던 중이었어서 이 글이 더 반갑네요 :)

  • 7. ...
    '24.1.23 9:08 AM (108.20.xxx.186)

    잘 짜여진 어떤 말판 속 여기저기를 들여다보는 그런 짜릿한 감동을 느꼈었어요.

    저도 말씀하신 그런 느낌 많이 받았어요. 저 역시 반갑습니다!
    작중 서씨가 이상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저는 또 그를 보면서 작품과의 경계가 허물어져서 어디엔가 그의 데드 마스크나 유작이 있을 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했어요.

  • 8. 건~행^^
    '24.1.23 9:14 AM (223.39.xxx.192)

    글 잘써주셨어요 감사
    메모해놨다 ᆢ읽어보기 해야겠어요

  • 9. ㅇㄹㅇㄹ
    '24.1.23 9:46 AM (211.184.xxx.199)

    원글님 감사합니다.
    도서관 검색하러 갑니다.

  • 10. 감사
    '24.1.23 9:50 AM (182.228.xxx.67)

    이런글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 11. 벌써
    '24.1.23 9:57 AM (42.21.xxx.149)

    얼마전 경주 여행중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옛비석들을
    찾아보는 외국아가씨들이 있어
    호기심에 말을 걸어봤더니
    프랑스에서 서울대로
    이상을 공부하러온 유학생이라해서
    놀랐어요

  • 12. ...
    '24.1.23 10:03 AM (108.20.xxx.186) - 삭제된댓글

    댓글 쓰다가 굳빵이 이상과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한 김연수의 다른 소설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라는 작품도 기억났아요. 이 책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문장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 나가요. 역시 어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 13. ...
    '24.1.23 10:15 AM (108.20.xxx.186) - 삭제된댓글

    얼마전 경주 여행중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옛비석들을
    찾아보는 외국아가씨들이 있어
    호기심에 말을 걸어봤더니
    프랑스에서 서울대로
    이상을 공부하러온 유학생이라해서
    놀랐어요

    42님의 댓글 안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이어서 들떠요.
    경주, 옛 비석, 이상, 학생

    저는 오늘은 하루 좋일 82을 하면서 우리 말로 대화해야지 하고
    여기저기 청소하다가 또 82 들여다보고 댓글 하나하나 살펴보고
    다른 글에도 기웃거리며 그렇게 보냈어요.
    제가 있는 곳은 이제 오후 8시가 넘었는데,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찬 댓글을 보니 행복해요.

  • 14. ...
    '24.1.23 10:22 AM (108.20.xxx.186)

    댓글 쓰다가 굳빠이 이상과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한 김연수의 다른 소설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라는 작품도 기억났아요. 이 책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문장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 나가요. 역시 어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 15. ...
    '24.1.23 10:29 AM (108.20.xxx.186)

    얼마전 경주 여행중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옛비석들을
    찾아보는 외국아가씨들이 있어
    호기심에 말을 걸어봤더니
    프랑스에서 서울대로
    이상을 공부하러온 유학생이라해서
    놀랐어요

    42님의 댓글 안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이어서 들떠요.
    경주, 옛 비석, 이상, 학생

    저는 오늘은 하루 종일 82을 하면서 우리 말로 대화해야지 하고
    여기저기 청소하다가 또 82 들여다보고 댓글 하나하나 살펴보고
    다른 글에도 기웃거리며 그렇게 보냈어요.
    제가 있는 곳은 이제 오후 8시가 넘었는데,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찬 댓글을 보니 또 문득
    백석의 고향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 생각납니다.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16. 레이나
    '24.1.23 11:43 AM (110.12.xxx.40)

    어제 지인과 구보씨의 일일에 대해 얘기한 후 묘한 감정에
    젖어있었는데 오늘 또 이런 글을 읽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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