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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최근 간병인 두분께 간병을 받아봤어요.

골절러 조회수 : 5,441
작성일 : 2024-01-17 10:02:39

살면서 골절을 겪어보신 적 있는지 글 올렸던 회원입니다.

대학병원(한국인 70대초반)에서 골절접합수술을 받으면서 2주, 

재활병원(우리나라 영주권 있고, 10년 넘게 거주한 연변출신중국교포)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두달, 이렇게 간병인을 썼어요. 

 

두분 모두 일당 12만원이었고, 휴가 안가는 대신 2주에 한번 12만원 더 드렸어요.

나름 요즘 시세치곤 괜찮은 가격이었던 것 같아요.

아 한국인간병인분께는 저에게 나온 식사의 반정도 아예 안먹는 반찬은 다 드렸고요,

가끔 빵 사드리고요.

(수술 직후라 제가 먹을 정신과 의지가 없었어요)

재활병원에선 보호자식사 아예 따로 주문해서 챙겨드렸어요.

 

친정엄마의 오랜 병투병때문에 조선족간병인을 10년정도 썼기에

간병인 쓸 일에 머리가 아팠지만, 가족 고생시키는 건 더 싫어서 그냥 불렀는데,

두분 다 너무 좋았어요.   

 

대학병원에서 같이 계셨던 분은, 그 병원 정형외과만 하는 조건이었고, 거기에서 10년 하신 분이라서 그런지,

수술직후 아프고 정신 없을 때 모든 걸 착착착 다 알아서 해주시니

신경 쓸 게 하나도 없고 너무너무 편했어요.

병원 모든 분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인싸이시고,

병원 구조 샅샅이 잘 알아서 검사 다닐 때 편하고, 정형외과환자를 보살피는 메뉴얼을 워낙 잘 숙지하고 있어서 알아서 착착. 프로간병러였어요.

너무 아파서 씻는 거에 관심도 없었는데, 알아서 착착.  환자에게 필요한 물건도, 제가 돈 안드려도 어디에서 또 잘 얻어오시고.(간병인들끼리 물품도 서로 나눠 쓰고, 간식도 서로 나눠 드시고, 환자인 저도 잘 챙겨주셨어요.  밤도 다 까서 먹기 좋게 해주시고)

가정이 화목해서 저녁엔 꼭 한시간씩 남편분이 병원 로비에 면회겸 냉동밥을 주시러 오셔서

두분이 차 마시고 뜸 뜨시고 그런 시간도 보내셨는데,  그런 점도 저는 좋더라고요.

 

재활병원에 옮기면서는 업체에 젊은 분을 요청했더니,

57세 조선족이 오셨는데,  아이는 다 키워서 독립시켰고 남편분도 한국기업에서 일하시고

역시 안정적인 가정(연변에도 재산이 좀 있으신 듯)의 분이라 그런지, 

3주에 한번 남편분이 의류교체로 면회 와서 같이 식사 한끼 하고 들어오는 것도 전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마다 남편분이 전복이랑 가재를 쪄다 주셔서(그쪽 일을 하시는 듯) 저도 보양 잘 하고,

저 또한 간식 잘 사드리고, 재활 진행하면서 우울한 기간에 간병인이 의지가 많이 됐네요.

 

요즘 뉴스에서 이상한 간병인이 많이 보여서 볼 때마다 저도 손이 떨리는데

좋은 간병인분들도 분명 계시긴 해요.  

간병덕분에 저는 별 이슈 없이 재활을 해나가고 있어요.  집에 오니, 주부로서 역시..재활하기는좀 힘들지만,  한달후엔 목발 없이 걸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리상태가 또 많이 좋아지면 글 올릴게요.  

 

IP : 49.174.xxx.251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7 10:05 AM (1.232.xxx.61)

    어서 쾌차하세요.
    좋은 간병인 만나셔서 빨리 잘 나으실 것 같네요.

  • 2. 원글이
    '24.1.17 10:06 AM (49.174.xxx.251)

    감사합니다 ㅜㅜ 아직도 통증은 심하지만, 어서 빨리 두다리로 걷고 싶어요.

  • 3. ㅇㅇ
    '24.1.17 10:06 AM (118.235.xxx.174) - 삭제된댓글

    지역이 어디세요
    경기 인근이니
    지역은 너무 너무 사납고 무서워요
    오죽하면 환자가 그냥 수술 안하고 퇴원한다 할까요
    진짜 간병인 패악에 치료 포기하고 퇴원했고요

  • 4. ㅇㅇ
    '24.1.17 10:07 AM (14.7.xxx.98)

    이상적인 간병인들을 만나셨네요.
    빨리 쾌차하시길 빌께요.

  • 5. ㅇㅇㅇ
    '24.1.17 10:07 AM (118.235.xxx.240) - 삭제된댓글

    지역이 어디세요
    경기 인근이나
    지역은 너무 너무 사납고 무서워요

    오죽하면 환자가 그냥 수술 안하고 퇴원한다 할까요
    진짜 간병인 패악에 치료 포기하고 퇴원했고요

  • 6. 원글이
    '24.1.17 10:08 AM (49.174.xxx.251)

    118.235님 ㅜ 도데체 어떤 간병인이길래 ㅜㅜ
    저는 서울 중심부 병원들에 있었어요..

  • 7. ㅇㅇㅇ
    '24.1.17 10:08 AM (118.235.xxx.174) - 삭제된댓글

    지역이 어디세요
    경기 인근이나
    지역은 너무 너무 사납고 무서워요

    오죽하면 환자가 그냥 수술 안하고 퇴원한다 할까요
    진짜 간병인 패악에 치료 포기하고 퇴원했고요
    조선족이었고요 간병인 모두

  • 8. 원글이
    '24.1.17 10:08 AM (49.174.xxx.251)

    14.7님도 감사합니다.

  • 9. 오는정 가는정이
    '24.1.17 10:12 AM (218.39.xxx.130)

    서로 잘 맞아서 일겁니다..편안하셨다니 보기도 좋네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좋아요.
    주는 정이 더 넉넉하셨을 것 같아 오는 정도 그 만큼 왔을거라 보여요.^^

    덜 주고 더 받으려 하니 불협화음이 생긴다 보여서 넉넉하게 베풀고 싶네요.

  • 10. 간병인들
    '24.1.17 10:13 AM (211.60.xxx.195)

    환자에따라 다르게행동해요
    원글님처럼 젊은분께는 잘하죠
    연세많고 전달제대로 못하는 환자들한테는
    기본만하고 쉬거나 놀아요
    보호자오면 잘하는척 싹싹하게 굴고요
    제가 병원 자주입원했어서
    옆에서 지켜본후기예요

  • 11. 원글이
    '24.1.17 10:15 AM (49.174.xxx.251)

    218.39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대가 없었는데, 워낙 잘 해주시니 저도 뭐라도 사드리고 싶었어요.

  • 12. 원글이
    '24.1.17 10:17 AM (49.174.xxx.251)

    211.60님, 제가 사지골절 환자분들 커뮤니티에서도 글 보고 있는데,
    못된 간병인들은 젊거나 나이 많거나 가리지 않고 못되게 굴더라고요 ㅜ
    아픈데 서럽게스리 ㅜㅜ

  • 13. 한달에
    '24.1.17 10:17 AM (118.235.xxx.253)

    간병비포함 천 사오백 내는 고급 요양병원인데도
    저희 간병인 분이 친해지니까 말해줘요.
    노인들이나 말못하는 환자들을 꼬집고 툭툭치는 나쁜 간병인들 있다구요.
    거기 간호사들이 그리 감시하지만 환자랑 둘이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니 참 그래요.
    보호자 오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척 하는지
    제일 사악한 존재가 인간이에요.

  • 14. 와우
    '24.1.17 10:21 AM (110.70.xxx.207)

    운이 좋으시네요

  • 15. 원글이
    '24.1.17 10:21 AM (49.174.xxx.251)

    118.235님 저도 친정엄마 간병인때문에 그런 분들도 계시다는 거 알게 됐죠 ㅜ
    약한 사람에게 악하게 하는 ㅜㅜ

  • 16. ...
    '24.1.17 10:22 AM (222.236.xxx.135) - 삭제된댓글

    면회오는 자식들앞에서만 싹싹한척해요.
    자식들은 잘 부탁한다고 따로 용돈도 챙겨주거든요.
    저도 옆에서 지켜보고 놀랐어요.
    업체에서는 간병인나이도 속이고 게으르고 무성의한 간병인 겪고 있는중입니다. 통합병실이라 병원에 얘기하니 바로 고쳐지는게 눈에 보이네요. 항의 많이 들어오는 간병인이라고 들었어요.
    바로 짤릴수도 있으니 금방 긴장해요.
    어르신들께도 잘 물어보시고 보호자들이 잘 대처해줘야 합니다.

  • 17. 환자분들
    '24.1.17 10:33 AM (180.65.xxx.19)

    침상 머리맡에 cctv 달려 있게 법안 만들어야겠네요 가족들 휴대폰에 앱 깔아서 시켜서 수시로 확인 가능 하게 해야 못된짓꺼리 안하겠죠

  • 18. ===
    '24.1.17 10:42 AM (121.153.xxx.97)

    어제 날짜에 요양보호사 개인간병환자 머리끄댕이 잡고 학대하는거 났더라구요
    그건 정말 천벌받을짓이고,,이런 사람들땜에 전체간병인 욕먹어요
    좀 딴얘기지만 몇달전 기사에 남자환자 성기에 기저귀하며 비닐씌우는거 난리났었죠
    직접현장에서 케어해보면 그게 젤 최선이에요
    비닐 안씌우면 소변 새서 바지며 침상시트며 다 흘러요 피부도 짓무르고요
    비닐에 직접 피부 안닿게 속기저귀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고요
    그거 땜에 보호자가 성적수치심이니 하며 난리치던데,,,그게 기사로 났고
    간병인도 천하에 나쁜인간으로 묘사되는거 보고
    참 현실과 자극적인 뉴스기사 쪼가리가 이렇게 다르구나 싶었죠

  • 19. ...
    '24.1.17 10:44 AM (1.235.xxx.154)

    저도 아들이 골절당해 수술받고 두번 입원해서 정형외과병동있었는데 여기 전문간병인이 있더라구요
    시간맞춰 재활가고 중간에 환자운동시키고 3일있는 동안 잘하시더라구요
    저는 아버지때문에 10명 넘게 간병인 불렀는데 최악 최고 케이스 다 있었어요
    근데 10일 이상 견디기 힘들었던거 같아요
    환자가 차도가 있는것도 아니어서

  • 20. 운이라기 보다는
    '24.1.17 10:53 AM (220.121.xxx.71)

    원글님은 아직 젊고 힘이 있눈 상태라 간병인도 함부로 못하는 상태인거죠.

  • 21. 환자분들
    '24.1.17 11:04 AM (180.65.xxx.19)

    목욕하는날에도 가족이 시간 가능한 분들은 오셔서 같이 돕고 볼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 안계시거나 올 수 없는 분들은 사회적 안전망 경찰 퇴직 하셨거나 119 퇴직 하신 분들이 오셔서 지켜 볼수 있게 해야 할듯 싶어요 사회적 비용이 더 올라가더라도 인권은 죽을때까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22. ...
    '24.1.17 11:26 AM (61.253.xxx.240)

    목욕하는날에도 가족이 시간 가능한 분들은 오셔서 같이 돕고 볼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 안계시거나 올 수 없는 분들은 사회적 안전망 경찰 퇴직 하셨거나 119 퇴직 하신 분들이 오셔서 지켜 볼수 있게 해야 할듯 싶어요 사회적 비용이 더 올라가더라도 인권은 죽을때까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2222222
    ㅠㅠ

  • 23. 잘 읽었어요
    '24.1.17 1:55 PM (106.101.xxx.141)

    전문 간병인은 아니지만, 중국에 있을때 도움받은
    분들 생각에 잠시 상념에 잠겼네요.
    나쁜분들도 있지만, 운좋게도 선량한 분들 만나서
    정말 의지 많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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